에코원 선양의 기업철학 '에코힐링'
"보드카는 기초과학, 소주는 응용과학"

아프리카 천혜의 관광국, 115개의 섬으로 구성된 작은 나라 세이셸 공화국. 이 나라의 제임스 알릭스 미셸 대통령이 14~15일 대덕특구를 방문했다.

미셸 대통령은 자국의 참치 어장을 지키기 위한 인공위성 발사를 위해 한국우주항공연구원과 인력기술 교류협약을 맺고 대전시와는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대전시는 아프리카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세이셸과 과학기술, 관광 등의 교류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럼 우리와는 생소한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가 어떻게 한국을 알고 방문했을까.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민간 외교의 역할이 작용했다. 대전의 기업 선양이 마라톤 운영을 주관하면서 관광자원국 세이셸과 인연을 맺었고, 이번에 세이셸 대통령을 초청하기에 이르렀던 것. 묵묵히 지역발전을 위한 활동을 펼쳐오며 국보급 외교의 가교역할을 한 에코원 선양에 대해 알아보았다.

◆보드카는 기초과학, 소주는 응용과학

"보드카는 무색 무미 무취로 기초과학 같고, 소주는 맛이 가미된 응용과학 같습니다. 실제 품질이나 맛은 소주가 뛰어나다고 평가되고 있지만 세계시장에서 보드카보다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소주를 국제화 반열에 올려 놓는 일은 주류 업계 종사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에코원 선양 김광식 대표. 주류회사 근무경력만 30년이 넘는 이분야 베테랑이다. 평소 음주량이 조금 많은 편이지만 마라톤으로 꾸준히 관리해 건강을 자신한다. 그는 주말 아침마다 10km씩 뛴다. 뛰고 나면 몸이 가벼워진다고. 수시로 하프마라톤에 참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회갑기념으로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김광식 대표. ⓒ2009 HelloDD.com
"선양은 소주의 고급화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산소를 소주에 녹여 넣어 품질을 높이고 한시간 먼저 깰 수 있는 산소 용존 소주를 개발했습니다.

선양의 소주에는 산소가 35ppm이나 녹아있습니다." 산소용존이란 물 속에 산소가 녹아있는 것. 깨끗한 자연수의 산소 용존량은 8ppm정도다. 물고기가 살수 있는 산소 용존량은 6ppm. 그 이하로 떨어지면 물고기가 살수 없다. 저수지 물의 산소 용존량은 7ppm정도이고 빗물에 산소가 가장 많이 녹아있다. 물고기들이 빗물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산소 담은 소주의 탄생은 우리가 쉽게 지나치기 쉬운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산이나 바다에서 술을 마시면 맛이 좋고 다음날 일찍 깼던 경험이 있을겁니다. 이는 도시보다 산이나 바다의 산소 분포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착안해 산소 소주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선양의 산소 용존 소주는 다른 소주에 비해 1시간 먼저 깰 수 있는데 이는 산소가 다량 녹아있기 때문이다. 일반 소주는 6시간이 지나야 알콜이 분해되는데 산소용존 소주는 5시간만에 깰 수 있다는 것. 이는 한 대학의 연구결과 이미 입증됐다. 소주의 분자식은 C2H5OH로 이를 분해 하기위해서는 촉매제가 필요한데 이때 산소가 사용된다. 간에서 알콜 분해시에도 다량의 산소가 투입된다.

술이 깰때 몸 컨디션이 안좋은 이유 중 하나도 산소가 한꺼번에 간으로 이동하기때문이다. 그러나 산소를 인위적으로 소주에 녹여넣는 일은 쉽지 않은 일. "공기의 성분은 질소가 78%, 산소가 20.93%, 알곤등 1%, 이산화탄소가 0.03%입니다. 애써 산소를 녹여 넣었는데 기화되어버리기 일쑤여서 수십번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했습니다.

현재 중국, 일본, 한국에서 특허인증을 받았습니다." 산소 용존 소주의 또 다른 특징은 지하98m 천연암반수를 사용한다는 것. 공장을 대둔산 자락으로 옮겨오면서 98m(표고층(흙) 4m, 나머지 94m 암반층)지하에서 천연 암반수를 추출해 주 재료로 사용한다.

선양의 소주가 일반 소주와 다른점이 또 있다. 증류 원액을 산소용존 소주에 첨가한다는 것. 깊고 부드러운 맛을 더했다. 선양 공장에는 일반 주조회사에서 볼수 없는 증류식 소주 생산 시설이 갖춰있다.

일반 소주는 희석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비해 전통술은 증류식으로 제조돼 깊은맛이 있다. 선양은 12년전부터 설치된 증류시설에서 채취한 원액을 오크통에 보관해 숙성시키고 있다.
 

▲산소 용존 소주는 천연 암반수, 증류액, 산소 용존 과정 등 일반 소주와는 주조과정부터 다르다. ⓒ2009 HelloDD.com

김 대표는 "선양은 현재 중국, 일본, 미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 세이셸 공화국과 수출계약을 마친상태로 올해 12월 말쯤이면 그동안 선양의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에코힐링 실천위해 사계절 테마 마라톤 대회 개최

대전시 서구 오동에 위치한 선양소주 생산 공장. 10만9090m²가 넘는 대지에 선양의 생산시설이 3개동으로 나뉘어 있다. 주 생산동과 증류동, 연구동이다. 또 각종 유실수와 황톳길이 마련된 자그만한 동산이 있다.

동산 안에는 소주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폐수를 정화해 만든 개울이 있고 그 안에 희고 붉은 잉어들이 무리지어 다닌다. 공장 견학을 온 고객들을 위한 건강공원이다. 선양의 기업철학은 에코힐링. 이는 자연을 통한 건강증진 치유란 뜻이다.

선양은 기업철학에 걸맞게 다양한 건강문화사업을 진행한다. 지역의 문화와 스포츠 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선양배고교초청야구대회를 마련해 지역 고교야구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다.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최고수준의 연주자 5명으로 구성된 퓨전공연단을 운영해 지역내 행사 및 축제현장에서 요청시 무료로 공연을 펼친다. 매월둘째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는 계족산에서 4km맨발 걷기와 퓨전 음악회가 열린다.

선양의 대표 이미지로 자리한 마라톤. 선양은 사계절내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마라톤 마니아인 조웅래 회장의 제안으로 직원들부터 시작된 마라톤이 지금은 고객에게 봉사하자는 취지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마라톤대회로까지 확산됐다.

기존 지방자치단체와 언론사가 주최하는데 마라톤 대회는 있었으나 기업이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는 선양이 처음이다.
 

▲계족산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황톳길을 달리고 있다. ⓒ2009 HelloDD.com

봄에는 계족산에서 세계 최초 맨발 마사이 마라톤을 개최한다. 매년 5월에 열리며 온가족이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손잡고 걷고 달릴 수 있다. 선양은 마라톤대회 참가비 전액을 참가자 명의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한다.

여름에는 기름 유출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서해안의 완전복원을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 '태안 샌드비스타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 청포대에서 몽산포까지 양탄자같은 갯벌감촉을 느낄 수 있는 해변 마라톤이 열린다. 11월에는 가을문화축제와 더불어 피톤치드 마라톤대회. 단풍 숲길과 황톳길, 푸른하늘과 대청호를 바라보며 42.195km를 달린다.

겨울에는 아프리카 세이셸공화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달리는 해외 마라톤이 준비돼 있다. 김 대표는 "시민건강을 위한 활동으로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해 시민 누구나 수시로 즐길 수 있도록 황토를 구입하고 지속적으로 보충하고 있다"면서 맨발 걷기를 추천했다.

이외에도 선양은 지역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주병 상표지에 지역 대학, 연구원 등을 소개하는 문구를 실어 홍보해 주고 있으며 인력채용시에도 지역 출신 인재를 선발해 지역발전을 도모합니다. 또 지역 고등학교의 요청으로 수능이 끝난뒤 학생들을 위한 올바른 음주문화를 주제로 무료강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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