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찬 골프존 사장, '생존·지속성장·나눔' CEO역할 강조
KAIST 학생들 반응…현실적 이야기, 미래 진로 결정 도움

"벤처기업은 이세상에 전혀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인류의 평화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창조 모험 도전하는 3가지 정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벤처기업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생존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과 나눔·배려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벤처와 CEO의 역할'을 주제로 KAIST 학생들에게 두시간동안 숨돌릴 틈도 없이 열정적인 강의를 진행한 김영찬 골프존 대표.

골프존의 경영사례와 자신의 경영철학 실천과정 등 현장감있는 강의 진행으로 강의실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고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강의 진행자로 김 대표가 나선 것도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1000억 매출 달성 이후 처음으로 회사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 하기 위해 강단에 섰다.

◆골프존의 '업'은…골프로 세계를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

골프존은 스크린골프 전문업체다. 2000년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2001년 11월 라운딩용 골프 시뮬레이터 제품을 완성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을 사업 1단계로 계획을 수립했다.

이때의 성장 엔진은 R&D를 바탕으로 한 제조업. 그가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많은 벤처들이 설립됐다가 소멸되던 때로 벤처기업의 거품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만큼 조심스러웠던 시기다. 김 대표가 골프관련 사업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 건강을 자신했고 골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 또 대기업 근무 경험과 KAIST 산학협력단에서 창업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도와왔기에 가능했다.

그는 회사 설립부터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회사의 '업'을 정확히 정하고 전력투구하며 CEO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했다. 그가 말하는 '업'은 무엇일까?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창업관련 정보가 무척 많습니다.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사람과 똑같이 시작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골프존만의 기업핵심을 세우고 전력투구 했습니다. 골프존의 업은 골프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입니다." 골프존이 개발한 제품은 라운딩용 골프 시뮬레이터. 기존 연습용 제품과 달리 체감성과 현장감이 탁월하다. 실내에서 경기를 해도 뛰어난 그랙픽과 3D게임 소프트웨어로 직접 골프장에서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든다.

골프존은 이를 위해 전국의 골프장을 항공촬영하고 설계도면을 그래픽화 했다. 그린의 굴곡, 나뭇가지 움직임, 풀, 아스팔트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사실감을 더했다. 이 회사가 등록한 골프 특허권만 해도 17건, 출원한 특허는 26건(해외 5건), 상표출원은 90건(해외 7건)이 넘는다. 또 단독 시스템이 아닌 1만여 전국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실시간 네트워크 서비스로 이벤트나 경기가 가능하다.

또 자신이 친 드라이버 거리, 평균퍼팅수 등 미국 PGA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의 연습용 시스템과 차별화 했다. 김 대표는 '즐거움과 유익함을 창출하는 회사'를 모토로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소규모 영업자들을 위해 철저하고 신속한 A/S로 경기불황 중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해 왔다.

◆골프존이 추구하는 새로운 콘텐츠 '문화기업'

▲김영찬 골프존 대표. ⓒ2009 HelloDD.com

골프존의 2002년 첫해 매출이 12억, 이듬해 20억 등 매년 수직성장하면서 2006년 120억, 2007년 314억, 2008년에는 매출액이 1000억을 넘어섰다. 지난 6일 대전시로부터 1000억불 매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한 골프존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렇게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김 대표가 골프존의 '업'을 정확히 알고 기업을 경영하며 CEO로서 지켜야할 덕목을 정확히 실천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골프존 사업이 확장되면서 대기업에서 진출하기 시작한 것. 김 대표는 제조업을 성장엔진으로 하는데 한계를 느꼈다.

그가 새롭게 추구한 성장엔진은 '문화기업'.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 매니저를 공부한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2005년 고비가 있었습니다. 그만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CEO의 책임감과 끝까지 해내고야마는 오기가 다시 일으켰습니다.

기업의 CEO는 기업생존에 무한한 책임을 지고 지속성장과 나눔 배려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엔진을 '문화기업'으로 정하고 또 다시 전력을 다했습니다." 김 대표는 서울 중심지 한복판에 최고의 인테리어 전문가를 동원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뮬레이터 공간을 만들었다. 대전에도 1층에는 이벤트 홀과 전시장, 고급잔디로 가꿔진 골프시설을 갖추고 지역 CEO들에게 제공했다. 전시장은 지역 예술인들의 전시공간이 됐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문화기업 추구는 골프존의 1000억달성의 초석이 됐다. 그는 CEO는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은 카네기, 록펠러, 빌게이츠 등 유명기업인의 나눔 실천이 자연스럽다. 우리나라도 이런 시대가 됐다는 것. 그는 신규 창업자들을 후원하고 골프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지역 공예명장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다시한번 회사의 '업'에 대해 언급했다. 골프존의 기술력으로 다양한 시뮬레이터 사업이 가능하지만 절대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 골프존의 업인 '골프를 통해 세상을 하나로 묶고 즐거움과 유익함을 추구한다'는 그의 처음 의지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골프존은 국내를 넘어 일본, 대만, 스칸디나비아에 시뮬레이터 시스템이 진출해 있고 중국진출을 위한 발판은 마련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 중동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KAIST 기계과에 재학중인 정한별, 한재준 학생은 "기업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들어왔던 강의와 다르게 경쟁력 있는 기업의 전략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미래 진로 결정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영찬 골프존 대표는 2시간동안 숨돌릴틈도 없이 열띤 강의를 진행했다. ⓒ2009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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