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ETRI 연구원, '정보통신과 생명의 만남' 주제 강연

"제가 당뇨도 있고 무릎관절이 안 좋은데 그것도 알 수 있습니까?" "우리 아이 키 얼마나 크는지도 정말 확인 가능합니까?" 정보통신 기술로 가까운 미래에는 언제 어디에서나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진다.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하던 과학자는 결국 정체(?)를 고백하고 만다.

▲김승환 ETRI 연구원 ⓒ2007 HelloDD.com
"여러분 저는 의사는 아니랍니다." 당연한 고백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대전 '금요일에 과학터치'가 1일 저녁 대전역에서 세 번째 강연을 마쳤다. 이 날 대중들 앞에서 식은땀을 흘린 과학자는 ETRI(전자통신연구원·원장 최문기) IT융합부품연구소의 김승환 박사. 김 박사는 '정보통신과 생명의 만남'을 주제로 정보통신기술과 의료기술을 결합해 언제 어디서나 건강과 질병을 관리해 주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에 대해 강연했다. "철저하게 대중들의 눈에 맞춰 강의를 준비했다"는 김 박사는 사진·그림으로 채워진 강연 자료와 제품 시연을 통해 유비쿼터스 헬스케어의 활용과 관련제품들을 소개했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는 일반인의 건강·운동·비만 관리와 소방관·경찰·군인 등 위험직종 종사자의 위험상황 관리, 심장질환자·노인 등 고위험군 환자의 건강상태 관리에 활용하는 질병의 예방·진단·사후 관리 서비스. 인구 고령화와 전문 의료진의 부족, 의료비용의 증가로 인한 미래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이다. 가정용 의료기기를 이용해 집에서 생체정보를 수집, 서비스센터로 전송하는 방법도 있고 의복형태로 착용해서 생체신호를 측정,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시스템도 있다. 의자·핸드폰·반지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린 아직 건강 걱정할 나이는 아니에요." 강연이 어려운 듯 집중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 ⓒ2007 HelloDD.com
김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독거노인의 건강관리 등 고령화로 인한 미래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정보통신 응용분야의 신산업을 창출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연 후 ETRI에서 개발 중인 바이오셔츠 시연이 이어졌다. ETRI 연구원이 심전도 체크를 위해 바이오셔츠를 입은 채로 제자리 뛰기를 하자 김 박사는 "우리 ETRI 연구원들은 정말 땀 흘려 연구한다"며 농담을 했다. "여기가 대전역이야 병원이야?"…건강관련 질문 봇물 질의·응답시간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손이 번쩍 올라간다. 초등학생들 위주로 진행되던 1·2회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어른들의 손도 많이 눈에 띈다. 역시 건강에 대해서는 어른들도 관심이 많은 모양.

▲김승환 박사를 긴장하게 한 초등학생 ⓒ2007 HelloDD.com
유비쿼터스 헬스케어가 적용되는 질병에 관한 세세한 문의를 하는 어른들 사이로 한 초등학생의 질문이 어른들을 놀라게 한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관련 제품이 일본에서는 이미 판매가 되고 있다는데 우리는 언제부터 가능한가요?" 바로 이어지는 다른 아이의 질문.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데 바이오셔츠는 없나요?" 참석자들은 마냥 즐거워했지만 김 박사는 "초등학생들의 수준은 예측불허"라며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다시 한 번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질의·응답시간에는 초등학생부터 75세 할아버지, 중앙과학관 연구원에서 강연을 촬영하는 카메라맨까지 남녀노소·직업을 불문하고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졌다. 3회 과학터치는 160여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김우식 부총리도 대전역을 방문해 질의·응답 시간을 지켜봤다. 여전히 과학계인사들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수치이지만 과기부 관계자는 "연구원들의 많은 참여가 대전만의 문화일수도 있다"며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과학터치에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온 학부형은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인데도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어려워 한다"며 "그래도 경험상 계속 데리고 다니다 보면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게 되더라"며 꾸준한 참석의사를 밝혔다. 행사를 주관하는 과학재단 관계자도 "샘머리 초등학교 학생 10여명과 대전시 서구 용문동 사시는 75세 되신 할아버지 한분이 1회부터 계속 참석하는 등 고정참여자가 늘고 있다"며 대전역 과학터치의 활성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음주 과학터치는 8일 오후 7시 대전역에서 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엔지니어링연구본부 김병헌 박사가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기술 개발'을 주제로 강연한다.

▲매주 참석, 앞자리에서 열강하는 샘머리초등학교 4인방. ⓒ2007 HelloDD.com

▲참석자들의 박수에 인사를 하는 김우식 부총리 ⓒ2007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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