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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대덕테크노밸리 유감

"어이구, 저럴 돈이 있으면 보상금이나 많이 쳐주지." "분양가가 괜히 높은게 아니구만, 쯧쯧."

13일 열린 국내 최대의 벤처단지 대덕테크노밸리 기공식에 참가한 한 마을 주민과 벤처기업인들의 '기공식'유감입니다. 기공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화려한 기공식 행사에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우선 기공식장의 거창함에 놀랐습니다. 1천여평이 넘는 행사장은 모두 휜천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덕분에 행사장에는 여느 기공식장에서 볼수 있는 흙먼지 한점 일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연단과 현장에 설치된 초대형 멀티비전에는 현장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전후좌우에 배치된 카메라가 현장의 이미지를 놓치지 않고 관람객들에게 전달해 주었지요. 특히 한화그룹의 김승연회장을 비롯한 '귀빈'들이 입장하는 순간이 초대형 멀티비전 영상으로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도 상세하게 소개됐습니다. 마치 호텔 연회장을 그대로 야외에 옮겨놓은 듯했습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발파식이었습니다. 거대한 단상이 요란한 폭죽소리와 불꽃에 휩싸인채 양쪽으로 갈라지더니 엄청난 굉음과 함께 오색 폭죽이 맑은 하늘을 뒤덥더군요. 주변은 순식간에 화려한 폭죽으로 물들었고 하늘에는 대덕테크노밸리의 기공식을 알리는 현수막과 비행선이 총 천역색으로 관평동 일대가 장관을 이뤘습니다. 한국 최대 규모의 벤처단지인 '대덕테크노밸리'는 이렇게 막을 올렸습니다.

참가한 주민들 사이 '얼마나 (비용이)들었을까' 하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 쯤 입니다. 행사에 참가한 한 기업인은 "저 정도 행사를 치르려면 최소한 수천만원에서 억대는 들어가야 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이런 식의 호화판 기공식은 난생 처음 본다"고 밝혔습니다.

한 주민은 "대전시가 일부 출자한 회사가 기공식을 주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돈을 물쓰듯이 써도 되는 거냐"라고 항의하듯 말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세금이 일부 출자된 회사가 이런 식으로 겉치장에 치중된 행사를 벌여야만 하느냐는 지탄의 소리입니다.

대덕테크노밸리의 자본금 5백억원 가운데 20%인 1백억원은 국민의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시의 자금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런 목소리는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대덕테크노밸리는 '공적'법인으로 특정회사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이 정서입니다. 대덕테크노밸리는 한화그룹이 주도하고 있지만 대전시민들의 뜻을 받아서 개발하는 주체의 일부이지 주인은 아니라는 뜻일 것입니다.

대덕테크노밸리는 지난 4월에도 한차례 대덕밸리 벤처인들을 실망시킨 적이 있습니다. 붉은 카페트를 사이에 두고 수십명의 검정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도열해 한 사람을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한 전력이지요. 이번에는 조금 더 심했다는 평입니다. 갈수록 외양에 치중한다는 비판입니다.

이날 기공식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대덕테크노밸리가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자리잡기를 염원했습니다.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이 아니라 대덕밸리 벤처기업과 대전시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곳으로 건설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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