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대전시 주말대학…'열정으로 스스로에 동기부여 하라'

"경영혁신을 돕는 21세기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일사랑·인간존중·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등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컨설팅사로부터 '회생불능'이라는 사망선고를 받았던 한국전기초자를 3년만에 순이익 1천 700억의 일류기업으로 뒤바꾼 신화를 이룬 서두칠 동원시스템즈 부회장. 16일 대전광역시 주말대학은 서 부회장으로부터 '열정으로 스스로에 동기부여 하라'란 주제로 초청강연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청 대강당의 자리를 가득 메운 300여 공무원 및 관계자들은 서 부회장으로부터 경영혁신 비법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특히 박성효 대전시장은 강연이 진행된 2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며 서 부회장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서 부회장은 강연에 들어가면서 "'경영'을 하기위해서는 '사람'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의 '끼'에 주목하며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과의 비교를 시작했다. "중국인은 절대 서두르지 않고 유태계는 '너 죽고 나살자'는 스타일이다. 일본인은 규정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끼가 있고 신명이 나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한국사람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일을 하기 때문에 끼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경영이 필요하고 신념을 만들어주면 기적적인 일도 거둬낸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같은 한국사람이라도 지역마다 그 성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문화를 파악하고 조직과 경영에 활용해야 '21세기 지속 가능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부회장은 "이제 공무원들 스스로도 감시자·지휘자·통제자의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대의 필요한 리더십은 바로 정보의 공유, 비전의 제시와 공유, 솔선수범으로 열린 경영를 실행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革新, '가죽을 벗기는 고통'…"기득권을 기꺼이 반납하라"
서 부회장은 "21세기는 혁신해야 살아남는다. 아무리 미세한 칼로 세심하게 벗긴다고 해도 가죽을 벗기는 고통은 크다"며 "지금까지 가졌던 기득권을 기꺼이 반납해야한다. 행정이 지시·통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는 열정으로 해야한다. 열정에는 헌신과 몰입이 포함된다. 바로 '내 자신을 버리는 것'이다. 서 부회장은 "가는 회사마다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듣는다"며 "일을 하는 재미에 빠져 열정을 가진 한사람이 그렇지 않은 열사람보다 중요하다. 그런 사람을 만들라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열정을 가진 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정'을 해야 한다. 20세기 경영은 보너스나 성과급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했지만 21세기는 더 이상 '먹고 살기'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한 동기부여를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서 부회장은 한국전기초자를 살린 일화를 들려줬다.

사장으로 취임하고 나서의 첫 행보는 과장급 이상 간부 120여명으로부터 왜 회사가 어렵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하루종일 듣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전기초자는 지나친 투자, 과다한 기술료 지출, 3D 업무, 파업 등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직원들은 회사가 사양산업으로 치닫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서 부회장은 "사양산업은 없다. 다만 기업이 쇠퇴해 경쟁력을 잃었을 뿐이다"며 "문제라고 지적한 부분들은 오히려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기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나친 투자로 인한 시세확장은 세계화의 발판이 될 수 있고, 기술료 지출은 원천기술에 대한 도전을 부추기고 3D 업종이라도 일자리가 있다는 것, 파업은 인정을 해주지 않는 문화가 원인이었다. 그때부터 3년반동안 서 부회장은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침에도 6시 이후에 출근한 적이 없었다. 고도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모든 것은 투명하게 공개하는 '열린 경영'을 시작했다. 하루에 세차례씩 전 직원들에게 회사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시켰고 경영의 모든 부분을 열었다.

초기에는 반감을 갖던 직원들도 차츰 '사장이 함께 하려고 하고 인정을 해주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게됐다. 서 부회장은 "동기부여를 주고 함께 하는 리더가 되야한다"고 말했다.
 

모든 정보는 시민과 공유하라
서 부회장은 "공무원 사회도 시민들에게 모든 정보를 열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언제까지 중앙정부에 메달릴 것인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화를 발굴하고 모든 공직자들이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조직과 시스템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기초자를 맡고 있을 당시 노조위원장이 어느날 고용보장 각서에 사인을 요구했다. 서 부회장은 그에게 "사장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우리 물건을 사주고 그것으로 우리가 먹고 산다. 고용보장은 고객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빗대 "시의 모든 예산을 어디에서 나오는가. 시민에서 나온다. 여러분의 고용보장도 시민들이 해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이 세금을 흔쾌히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조직경쟁력을 망치는 '권위주의자'란 굴레에서 벗어나라." 조직의 정보를 모든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면 '아, 그렇구나'라고 하면서 위기의식을 갖게된다. 현실에 안주하는 자만심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이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비전 제시하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혁신은 스스로 자기희생을 해야하고 헌신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위기의식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하지만 대안없는 위기의식 강조는 금물. '우리 회사는 이정도면 됐어'라는 현실 안주는 변화를 거부하게 만들고 회사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만다. 리더 스스로 앞장서 지속적인 교육을 갖고 효율적인 위기감을 조직원들과 공유해야한다.

서 부회장은 "열린 경영이란 전제 하에서 위기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구체적 단계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햇다. 그는 히딩크와 코엘류 감독의 예를 들었다. 히딩크는 초기 '5대0 감독'이란 멍에를 썼지만 결국 4강 신화를 이뤄냈다. 그 뒤에는 '한국축구, 이대로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반면 코엘류는 '우리는 잘한다'는 현실안주의 시기에 감독을 맡아 실패를 겪게 됐다. 비전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한국을 성공적으로 산업사회로 진입시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추상적 비전을 제시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내세웠지만 이를 위해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몰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제2건국'을 제시했지만 사람들은 어떤 것이 제1이고 제2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서 부회장은 "대전시는 비전이 뭔가? 2010년에 무엇을 하겠다고 내세우는 것은 임기 안에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지금, 이번주에 무엇을 할지 세세하게 정하고 공유하는 것이 비전 제시다"라고 주장했다.

경영혁신을 돕는 21세기 기업문화
서 부회장은 "공부하는 문화, 일을 사랑하는 문화, 인간을 존중하는 문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21세기 경영혁신을 돕는다"고 말했다. 공부하는 문화를 위해서는 많이 듣고, 폭넓게 읽고, 자주 토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독서는 취미가 아닌 생활이 돼야하고 매순간 지식은 사람들 주위를 흐르고 있다. 서 부회장은 "좋은 책은 임원들에게 돌렸고 소감문을 받았다. 처음에는 귀찮아 하던 사람들도 3년이 지나자 거꾸로 내게 추천을 해주고 한번에 90페이지 이상을 읽게됐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일을 사랑하는 문화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칼힐티는 '행복론'이란 책에서 '행복하고 싶으면 무엇보다 먼저 일하라'라고 강조하고 있다. 불경에도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 제프리 프레퍼는 '인간존중'이란 책에서 '몰입과 헌신이 고성과를 거둔다'라고 밝히고 있다. 인간을 존중하는 문화를 위해서 유비의 리더십이 좋은 참고가 된다. 유비는 인간 존중 경영을 통해 전략을 가진 제갈공명, 전투기술을 가진 관우, 장비 등과 돈독한 인간관계를 통해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다.

서 부회장은 "최고의 전략과 기술만으로는 으뜸 기업이 될 수 없다. 전략과 기술을 행사하는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변화에 앞서고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어야한다"며 "청년기에는 젊음과 열정으로, 장년기에는 노련함과 포용력으로 새로운 일을 기피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도전 정신은 언제나 공부하는 습관으로 자신을 키워가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 부회장은 '열린 경영을 위한 CEO의 리더십'에 대해 설명했다. "경영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영 혁신 방안, 임직원 모두에게 경영자와 똑같은 정보를 제공,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때만이 모두가 함께 대처방안을 생각, 기업 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조직원 모두가 이뤄야 성공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다."

한편 10월 주말대학은 이상구 박사의 초청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서두칠 부회장의 '열린 경영을 위한 팁'
· 투명경영이 건강체질의 기업을 만든다. · 공개자료와 시기, 대상이 제한적이어서는 실효가 없다. · 생산현장의 종업원에게도 사장 수준의 정보를 제공한다.
· 토양에 맞지 않는 혁신이론은 무용지물이다.
· 心, 情, 氣 를 힘(Power)로 이끌어야 한다.
· 주고 받는 것은 노동력과 급여만이 아니다.
· 동기부여는 스스로 하게 하여야 한다.
· 명확한 비전의 제시와 공유가 함께 해야 한다.
· 혁신 활동을 일상화 하도록 해야 한다.
· 솔선수범(Let’s go)과 일관성 있는 행동이 감명을 준다.
· 나부터 솔선하고 수범해야 한다.
· 일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 일에 대한 보상보다는 재미가 더 중요하다.
· 남보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
· 구조조정은 인원 감축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니다.
· CEO는 지나칠 정도의 책임감, 도전정신, 결과 지향적이라야 한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