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빌' 공사는 계속 진행중…특구 종사자들 강한 '불만 표시'

"대덕인들 마음의 안식처를 이렇게 파헤쳐놓다니...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이런 무지막지한 일을 허락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최근 대전시 유성구 '우성이산'에 조성 중인 동호인주택 사업의 인·허가 편법 문제가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대덕연구개발특구인들은 우성이산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자체에 대해 크게 상심하고 있다. 많은 연구원들과 특구 내 종사자들은 '몇몇 소수의 욕심으로 인해 특구인들 마음의 안식처가 파괴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연구원은 "동호인 주택사업의 조합원들을 모두 밝히고, 이를 인·허가해준 관계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성이산 현장 가보니…공사는 진행중…등산객은 반 토막난 산에 '안타까움'
"뚝딱뚝딱… 쿠르르릉…" 고요한 산의 적막을 깨는 굴삭기 소리. 우성이산 정상에서는 이제 산새소리나 바람에 사각거리는 나뭇잎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이언스빌 공사현장에서 들려오는 기계들의 굉음뿐.

산 정상에서도 짙푸른 나무들이 펼쳐진 모습 대신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들만 보일 뿐이다. 유성구 전민동 화봉산에서 도룡동 우성이산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중심으로 좌·우측의 색깔이 다르다. 울타리 주변의 나무들은 이미 잿빛으로 변해 반대편의 푸른 나무들과 대조를 이룬다.

정상 바로 아래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현장을 바라보며 산행을 하던 등산객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매일 꾸준히 산을 오르고 있다는 윤 모 노인은 "나무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 기분이 상당히 나쁘다. 이렇게 좋은 산을 파괴하도록 허락한 것이 누구냐"며 "다른 곳도 많은데 왜 하필 여기에 주택을 짓느냐.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산에 오른지 4년째되고 있다는 이 모씨는 "나라를 위해 외국에서 데려온 유명한 과학자들이 살 수 있는 주거지를 조성하는 국책사업인줄 알았다"며 "개인들이 모여서 하는 사업에 허가를 내준 것은 말이 않된다. 녹지대가 파괴되고 있어 다들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황 모 연구원도 "말도 안된다. 사업을 추진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찾아내서 곤장을 쳐야한다"고 분노했다.

장 모 기업인은 "녹지대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이미 깎아버렸으니 이제 소용없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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