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글 : 과학향기 편집부

"삐삐~" 북극 상공에 산타 발견! 산타 발견! 현재 북극에서 대한민국으로 이동 중이다. 너무 깜깜해서 눈으로 관측하기 어려우니 인공위성은 루돌프의 빨간코에서 나오는 열을 추적하여 산타 위치를 파악하라! 어린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이지만 금년 크리스마스에는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에서 이러한 소리가 울려 퍼질 것 같다.

지구 위에 떠 있는 모든 인공위성을 추적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북미우주방공사령부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2월 24일 오후 4시부터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쯤 우리 동네에 올 지 알려주는 위치 정보 안내 서비스를 NORAD 홈페이지(www.noradsanta.org)에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NORAD에서는 산타 할아버지가 출발하는 북극에서부터 이동 예상 경로에 최신 레이더를 설치하고 지상과는 별도로 지구 밖에 있는 최첨단 인공위성에서도 산타 할아버지를 입체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깜깜한 밤에 이동하는 산타 할아버지를 육안으로 관측하기 어려우므로 루돌프 사슴의 빨간 코에서 발산되는 열을 감지할 수 있는 적외선 탐지 장치를 통해 산타 할아버지의 이동경로를 웹사이트에 서비스 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베일에 쌓인 산타 할아버지의 비밀스러운 이동경로가 루돌프의 빨간 코로 인해 이번에는 확실하게 드러날 것 같다. 그런데 산타 할아버지의 영원한 친구이자 어린이의 귀염둥이 빨간코 사슴 루돌프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선 즐거운 마음으로 캐롤 한 곡 신나게 부르고 난 다음 시작해 보자~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내가 만일 봤다면 불 붙는다 했겠지~ 다른 모든 사슴들 놀려대며 웃었네~ 가엾은 저 루돌프 외톨이가 되었네~ 안개 낀 성탄절 날 산타 말하길 루돌프 코가 밝으니 썰매를 끌어주렴 그 후론 사슴들이 그를 매우 사랑했네 루돌프 사슴코는 길이 길이 기억되리~ 루돌프의 정체는 사슴일까? 아니면 순록일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산타 할아버지의 애(愛)썰매를 끌 수 있는 동물은 사슴보단 순록이 적당하다.

순록은 사슴에 비해 온 몸이 털로 덮혀 있어 추위에 잘 견딜 수 있으며 털이 없는 사슴의 발굽에 비해 순록은 발굽까지 털로 덮혀 있어 미끄러운 눈 위에서도 썰매를 아주 잘 끌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슴은 수줍음이 많아 주로 선녀님들이 목욕하시는 산속에서 발견될 만큼 사람을 피해 꼭꼭 숨어 사는 반면 순록은 그 성질이 온순해 사람들과 같이 지내기에 적당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마 산타 할아버지도 사슴보단 순록을 선호하시지 않을까 싶다.

썰매를 한참 끌고 가다가 산속으로 가면 곤란하지 않은가? 그럼 루돌프 순록의 코는 왜 빨갈까? 루돌프의 코가 빨간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여러 가지 추측을 하곤 한다. 날이 추워서 코가 빨갛다라는 둥, 음주를 너무 즐겨 빨갛다라는 둥,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코에 마찰열이 생겨 빨갛다라는 둥 말이 많지만, 순록의 코가 빨간 진짜 이유는 바로 코가 아파서다. 순록은 추운 지방에서 살기 때문에 호흡을 할 때 체온과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순록의 코는 외부로 방출되는 열을 막기 위해 털로 덮혀 있으며, 코의 구조는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 이를 따뜻하게 데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순록의 코는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이러한 조건은 기생충들이 살기에는 딱 좋은 조건이 된다. 따라서 순록은 약 20여종의 기생충에 감염돼 코가 빨갛다고 한다. 루돌프가 동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게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루돌프가 끌 수 있는 능력은 얼마나 될까? 보통 순록의 달리기 속도는 시속 20Km, 그리고 순록 1마리가 끌 수 있는 무게는 80~160Kg 정도 된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산타 할아버지와 관련된 자료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산타 할아버지는 1억 6천만 가구에 4억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줘야 하며 아이들 한명 당 1kg상당의 선물을 줄 경우 그 무게는 자그마치 1억 6천만kg 이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무게가 된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이브가 진행되는 30여 시간동안 온 지구를 돌아다니며 선물을 줘야 하기 때문에 썰매의 속도는 시속 5,162,832Km, 소리 기준으로는 마하4218이 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 루돌프가 끌 썰매의 무게는 1억6천만kg만은 아니다. 1억6천만kg 상당의 선물과 약 140kg의 산타 할아버지 몸무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속 5,162,832km의 속도로 달렸다 섰다를 반복해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튼튼한 썰매의 무게(1톤 트럭을 기준으로 했을 때), 2억 4천만kg을 더하면 루돌프가 최종적으로 끌 무게는 약 4억kg으로 톤으로 따지면 40만 톤 정도가 된다.

도대체 몇 마리의 순록이 끌어야 이 썰매가 끌릴까? 순록 한 마리가 끌 수 있는 최대 무게를 120kg으로 봤을 때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끌 루돌프는 총 약 3백3십여 만 마리가 되어야 한다. 루돌프가 이열 종대로 늘어서면 약 1,980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5배 정도의 길이가 된다.

이 정도 거리면 산타 할아버지가 12월 24일 밤 12시 정각에 출발하기 위해 가장 앞에 있는 루돌프에게 "루돌프야 이제 출발하자꾸나~ 달려라~" 라고 외치면 가장 앞에 있는 루돌프는 약 1시간 30분 후인 25일 1시 30분쯤 "네~ 산타 할아버지~" 하고 달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어떤 방식으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 주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매우 힘든 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의 꿈과 사랑을 위해 애쓰시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해마다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서양 명절을 우리나라에서 뭐 그리 떠들썩하게 지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1년 가운데 두 번 없는 환상의 하루일 수도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때에는 아이와 함께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 이야기를 하며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

* Kisti의 과학향기에서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따라서 Kisti의 동의 없이 과학향기 콘텐츠의 무단 전재 및 배포등을 금합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