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취재윤리 '논란'..."과학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공동연구에 참여했던 새튼 美 피츠버그大 교수가 '윤리문제'를 거론하며 결별한 이후 수많은 논쟁들이 끊이지 않고 국내 과학계를 강타하고 있다. 여기에 '배아줄기 세포 가짜 의혹'을 제기한 문화방송(MBC) PD수첩 제작진이 '취재윤리'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며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자 과학계는 한층 술렁이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던 과학계 원로들은 이 논란이 국내 과학계 위상 추락과 신뢰 상실, 사기 저하 등 적잖은 후유증을 야기할 것으로 보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이번 일을 통해 이제는 과학계 스스로 과학 이슈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에 대한 오해와 진실, "황 교수가 직접 풀어야"

어쩌면 MBC PD수첩의 사건도 그 출발점은 황 교수팀 여성 연구원의 난자기증 사실 은폐에서 출발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가 명확한 답변을 했다면 MBC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에서 경쟁적으로 취재 경쟁이 붙지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로들은 "황 교수가 직접 문제의 핵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게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AIST(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인 최순달 박사는 PD수첩의 취재윤리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진실이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와 관련해 수많은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언론계와 과학계가 무리지어 싸우는 모습은 국익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든 의문점의 정점에 있는 황 교수가 정정당당하게 나와서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태 전 연구단지관리본부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풀기 위해서는 황 교수가 성과로 답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불거진 사안에 대한 검증을 다시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처음 접근 방법부터 잘못이다. 내부고발에 의해 검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가 이뤄지고 강압적 분위기에서 취재를 했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기능이 필요 하지만 비판을 할 때도 냉정을 찾아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황 교수 사건은 과학계의 '큰 교훈'..."과학 본연의 양심을 키워라"

최근의 사태를 지켜본 과학계 원로들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명확한 책임 추궁과 함께 과학계 내부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즉 이번 기회를 통해 과학계와 언론계, 정계가 분명한 진리를 가지고 단계별로 접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명희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이 사태의 가장 중요한 요지는 실험자 본인의 양심이라고 본다"며 "과학의 결과는 과학계에서 인정을 해야 하는 문제이며 과학자의 양심을 증명할 수 있는 것도 과학계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문제점은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황 교수팀이 얼버무려 혼선을 줬기 때문"이라며 "혼선을 야기한 과학자들이 이 사태를 증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재익 전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처음 생명 존엄성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로 출발한 황 교수의 논란이 차츰 연구에 대한 진위를 가리는 쪽으로 변질됐다"며 "앞으로 황 교수가 명확한 답을 준다면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년 전 원자력연구소장은 "과학자 스스로가 자신의 연구성과에 대한 거품과 자만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기초 과학 인프라가 열악한 우리나라의 과학환경에서는 아직 세계 제일의 기술이 그렇게 많이 나올 수 없다"며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과학자는 사실만을 말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대덕넷 취재팀 = joesmy@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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