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마당]기계硏 웹진 시사/기고

'웰빙'이라는 단어는 아마 최근 생활전반에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유행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 웰빙(well-being)의 사전적 설명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잠시라도 쉬고 있으 면 도저히 마음이 안 놓이고 뒤쳐진다는 불안감이 드는 '일중독'의 직장인들이 부쩍 늘어났다.

또 벤처붐이 일면서 성공하기 위해 다른 모든 생활을 포기하고 일에만 매달리다 심신이 피로해지고 가족관계가 붕괴될 위험에 빠지는 '벤처 증후군'도 있다. 그 외 성장과정에서는 일에만 빠져 살더라도 많은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지만 막상 큰 성공 후에는 극단적인 허무감과 상실감에 시달리는 '성공 후 우울증'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에는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달려가는 삶보다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삶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웰빙족들이 늘고 있다. 웰빙 식품×건강×의류×여행×주택 등 각종 상품에 이어 잡지까지 등장하고, 많은 웰빙 관련 동호회들도 생기게 되었다.

최근 매스컴을 보면 앞으로는 이러한 '웰빙'을 넘어 '로하스(LOHAS)'가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 하고 있다. 웰빙이 개인적인 차원의 행복추구라면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lity)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지구환경과 주위 사람들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특정 소비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단어는 2000년 무렵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들에 의해 처음 개념으로 정립됐다. 이러한 로하스의 등장은 더 이상 개인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지구환경과 사회 전체의 안정과 불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는 자각에서 기인하고 있다. 로하스 소비자들의 특징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의 가치에 부합되는 제품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고, 제품을 선택할 때 가격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지,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지 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기농 농산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제품, 태양열 전력, 대체의약품,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한다. 미국에서는 로하스족을 겨냥한 관련산업의 규모가 이미 2004년 기준 약 2,200억 달러를 상회했고, 전체 소비자의 27%에 달하는 5,500만 명 정도가 로하스족의 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도 이러한 로하스족은 30%에 달하고, 전세계적으로 로하스 소비집단이 성장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기업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값싼 제품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성을 고려하는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고, 로하스에 대한 인식이 국내 기업 경영인 사이에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지속가능경영'을 표방하고 실천해 오고 있다.

산업혁명 이래 기업들의 경쟁적인 대량생산으로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을 수 모르지만 지구환경이 파괴되고 빈부의 격차가 더욱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러한 기업들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적극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더 큰 이익과 기회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질수록 그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 사회공헌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따지게 되기 때문에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의 가치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속한 직원들은 뚜렷한 목표의식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고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기업 내부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연구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기관의 연구원으로서,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연구비를 위한 연구, 폐쇄적인 연구분위기, 우물안 개구리들의 밥그릇 챙기기, 단기적인 성과 중시 등 좁은 시야와 단기적 관점에서 벗어나 개방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지구환경과 사회 전체에 기여하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이러한 연구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수립과 지원 및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출 처/미래기술연구부, 작성자/김영민> ※ 이 콘텐츠는 '한국기계연구원'이 저작권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본지의 허가 없이 이 내용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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