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숭숭’ 썰어 넣어 담백...여름 맞이 음식으로 ‘딱’

“맛의 비결 만은 절대 밝힐 수 없어요. 미안하지만 돌아가 주세요.”

맛집 취재를 하다 보면 이런 소리를 간혹 듣는다. 
음식 맛이 뛰어난 맛집 일수록 가끔씩 이런 '배짱 장사'의 변을 듣곤한다. .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더이상 외부로 소개되기를 꺼리는 탓이다. 

오늘 소개할 중구 대흥동 구 중구청 앞 골목의 '정식당' 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집은 닭도리탕으로 20년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맛이 훌륭하고 서비스도 괜찮지만 주인장의 ‘노 코멘트’ 전략으로 취재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맛있는 집임을 반증해주는 만큼 닭도리탕 최고의 맛집으로 여러분을 안내할까 한다.

이 집은 옛 중구청 자리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좁은 골목 사이에 숨어 있기 때문에 고개를 빼고 보아야 간판이 눈에 들어 올 정도로 찾기가 만만치 않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의외로 공간이 크다.

한 곳에 우두커니 20년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이다. 옆 건물이 쓰러진 자리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나고, 중구청까지도 새로운 집을 찾아 떠났지만 이 집 만큼은 변함없다.

이 집의 자랑거리는 닭도리탕. 이 집 닭도리탕은 무엇보다 주 재료인 닭의 신선함과 양념에서 타 식당과 확실한 차별을 보인다. 닭을 먹을 때 맛을 잘 모르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퍽퍽한 가슴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큰 닭일수록 퍽퍽함은 그 강도가 세기 마련인데 정식당의 닭은 크기가 제법 큰데도 가슴살까지 퍽퍽하지 않고 연하다. 

또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 맛이 일품이다. 닭도리탕에 들어가는 감자는 부드럽게 으깨져 밥을 비벼먹기에도 좋고 구수하게 술안주로도 좋다. 

제대로 맛을 내기 때문인지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나이 지긋해 보이는 노인에서부터 이제 갓 스물을 넘었을 것 같은 젊은 손님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0년째 이 집을 찾는 단골인 송기헌(28)씨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항상 이 집에서 갖는다고 한다. 이 집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닭도리탕 맛’이 일품이라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10년동안 이 집에서 닭도리탕을 즐긴 노하우를 전수하는 의미에서 그는 "닭도리탕을 끓일 때 불을 약하게 줄여 육수와 양념 맛이 은근히 스며들게 해 먹으면 좋다"고 귀띔한다.

다 먹은 후에는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주는데 따로 들어가는 양념은 없지만 그 자체로 훌륭한 볶음밥이 된다. 손님중에는 닭도리탕보다 볶음밥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밑반찬으로는 백김치, 오이김치, 파김치, 깍두기, 미나리무침, 어묵볶음 등이 나온다. 맛을 보는 순간 조미료를 많이 쓴 반찬들과는 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 제 각각의 맛을 살렸다. 닭도리탕이 매콤한 탓에 백김치는 입안을 달래는 시원한 국물로 몇 접시를 더 주문해야 할 것이다.

도심속에서 느끼는 시골 분위기 일단 들어가면 ‘도심 한복판에 이런 집이 다 있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름하다. 대문까지 있어 식당이 아니라 마치 시골 고향집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허름하긴 하지만 방이 ‘ㄷ’자형으로 배치되어 있어 아늑한 분위기다. 

20년은 족히 돌아갔을 탈탈 소리를 내고 있는 낡은 선풍기, 개업 때부터 걸려있는 메뉴판이며 예전 우리네 살림살이가 고스란히 놓여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방안에 옹기종기 놓인 앉은뱅이 테이블에 앉아 닭고기에서 볶은 밥까지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메뉴 : 닭도리탕 대3만5천원 중3만원 소2만3천원

상호 정식당
전화번호 042-257-5055
영업시간 정오부터 저녁 10시까지
휴무 매주 일요일
주소 대전시 중구 대흥동 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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