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빵 굽는 브런치 카페…둔산동 'chaud1186'

"오래 기다려야 하나요?"

"잠시만요…."

지금 시각 낮 12시. 조금이라도 늦으면 웨이팅 시간만 '기본 30분'이라는 둔산동 맛집 'chaud1186'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우리 일행도 도착하자마자 손님들로 가득찬 식당 내부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다행히 금방 손님이 일어난 자리를 확인하고 안도했다.

프랑스어인 'chaud'는 우리말로 '따뜻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뒤에 붙은 1186은 이곳의 번지수.

치아바타와 아메리카노. 브런치 식사를 할 경우 아메리카노가 1000원(아이스 +500원)에 제공된다.<사진=조은정 기자>
치아바타와 아메리카노. 브런치 식사를 할 경우 아메리카노가 1000원(아이스 +500원)에 제공된다.<사진=조은정 기자>
갈색병에 꽂힌 말린 꽃들..작은 액자로 가득찬 창가까지…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식당 문을 열면 빈티지하면서도 북유럽 감성 물씬 풍기는, 따뜻하고 포근한 인테리어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이곳은 매일 아침 직접 빵을 굽는다. 직접 구운 치아바타가 제법 맛이 좋다는 지인의 추천에 우리 일행은 치아바타, 구운버섯라이스, 베이컨 소시지 플레이트, 우에보스 란체로스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치아바타는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통밀가루, 맥아, 물, 소금 등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담백한 맛의 이탈리아 빵이다. 겉은 파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빵위에 햄이나 치즈 등을 올려 먹는 것도 맛있지만, 한 입 크기의 치아바타를 발사믹 소스에 찍어 담백하게 먹는 것도 좋은 듯 하다.

한 가지 더. 이곳에서 식사를 할 경우, 아메리카노가 1000원에 제공된다.(아이스 아메리카노는 500원을 추가해야 한다.) 담백한 치아바타와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 본격적 식사를 앞두고, 최고의 에피타이저를 즐겨보자.

우에보스 란체로스. 익살스러운 표정의 달걀 소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사진=조은정 기자>
우에보스 란체로스. 익살스러운 표정의 달걀 소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사진=조은정 기자>

치아바타가 한, 두조각 남았을 무렵 멕시코 음식인 우에보스 란체로스가 등장했다. 이 요리는 밀가루 또띠아 위에 맵게 익힌 토마토와 달걀을 올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음식인데, 새하얀 피부에 토마토 소스 코, 노란색 눈동자를 가진 달걀 소년의 얼굴이 참 인상적이다. 파슬리 주근깨는 옵션인가보다. 나이프로 적당히 한 입 크기로 썰어 돌돌 말아 먹는다. 적당히 바삭한 또띠아와 입안에 퍼지는 토마토 소스의 맛이 훌륭하다. 먹기좋게 썰려 나온 오렌지와 토마토도 감칠맛을 더한다.

구운 버섯 라이스. 여타 브런치 카페와 차별성을 느낄 수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구운 버섯 라이스. 여타 브런치 카페와 차별성을 느낄 수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이윽고 나온 구운 버섯 라이스. 이곳의 대표메뉴로 손꼽힌다. 앗, 브런치 카페에서 밥을 보게 될 줄이야.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일단 "나를 먹으면 건강해질거야"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나무 식기 바로 위로 고슬고슬 양념된 밥이 깔려있다. 그리고 스크램블 에그와 구운 버섯이 밥 위에 살포시 올라져 있다. 마지막으로 그 옆을 장식하듯 뿌려진 각종 야채들. 사실 상추가 대부분이지만.

스크램블 에그를 살짝 치우자 그 밑으로 구운 버섯이 숨어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스크램블 에그를 살짝 치우자 그 밑으로 구운 버섯이 숨어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설명을 뒤로하고 일단 슥슥 비벼 한 숟가락 떠먹는다. 역시 건강한 느낌의 나무 숟가락에 밥 조금, 그리고 말랑말랑한 버섯. 반전이다. 구운 버섯 라이스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버섯이 아니었다.

한 술 더 떠봤다. 아, 감이 온다. 이 요리의 핵심은 바로 '마늘간장 소스'라는 것을. 살짝 짠 맛이 느껴지지만, 담백한 버섯과 싱싱한 야채들이 '아삭아삭' 씹히며 그 맛을 중화해 준다. 맛있다. 사진만 봐서는 상상이 안 될 맛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또 이런 문장 식상해서 살짝 꺼려지지만,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요리다.

또 이곳은 특이하게 장아찌가 함께 제공된다. 브런치와 장아찌? '어울릴까?' 싶어 고개를 갸우뚱하며 포크로 살짝 찍어 먹는다. 웬걸. 맛있다. 주인에게는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이 장아찌로 밥 한그릇도 뚝딱 할 수 있을거같다.


▲메뉴: 쉬림프 샐러드 만500원/ 니스와즈 샐러드 만500원/ 빠네 수프볼 8000원/ 우에보스 란체로스 만2500원/ 구운 버섯 라이스/ 8500원
 

상호 chaud1186
전화번호 042-487-1186
영업시간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휴무 월요일
주소 대전 서구 둔산동 1186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