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플레이트 양식 전문 둔산동 요리연구소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근처에 위치한 어느 음식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화덕과 널찍한 주방이 배고픈 우리 일행을 반겼다. 플라스크, 시약 담는 용기, 현미경 등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들도 눈에 띈다. '키친랩'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풍경이다.

 

"식당이야, 연구소야?"

 

'키친랩'은 맛있는 요리를 연구하는 곳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요리연구소' 컨셉에 맞게 연구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 곳곳에 많다. 계량컵에 피클을 담고, 광구병에 음료를 따르며, 알코올램프 위에서 피자를 데우는 식이다. 

 

우리 일행은 목살스테이크 샐러드와 알리오 올리오, 고르곤졸라와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2주년 기념 행사인 스페셜 런치 세트를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파스타와 피자를 즐길 수 있다. 스페셜 런치는 샐러드, 파스타, 화덕피자와 음료 한 잔, 디저트로 구성돼 있다. 

 

유자청 드레싱을 사용한 기본샐러드는 달달하면서도 새콤했다. 샐러드에 사용된 야채들에서 다소 쓴 맛이 난다는 게 약간의 아쉬움이었지만 입맛을 돋우기엔 충분했다.

 

목살 스테이크 샐러드. 먹음직스러운 빛깔이 입맛을 돋운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목살 스테이크 샐러드. 먹음직스러운 빛깔이 입맛을 돋운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본격적인 식사의 막을 올린 것은 목살스테이크샐러드. 먹음직스러운 빛깔의 갈색, 초록색, 흰색, 노란색, 빨간색이 한 데 어우러져 시각적 효과를 십분 발휘했다. 

 

목살스테이크를 칼로 작게 한 점 썰어 입에 넣었다. 적당히 구워진 목살과 직접 만든 소스의 맛이 잘 어울렸다. 고기만의 식감을 충분히 느낀 후 젓가락을 샐러드와 달걀 프라이로 향했다. 신선한 샐러드, 부드럽고 고소한 달걀 프라이, 그리고 육즙이 풍부한 목살 스테이크가 함께 모여 시너지를 냈다.

 

고르곤졸라와 모짜렐라 피자. 쭉 늘어진 치즈가 인상적이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고르곤졸라와 모짜렐라 피자. 쭉 늘어진 치즈가 인상적이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목살스테이크를 한 입씩 맛보고 나니 알코올램프 위에 고르곤졸라와 모짜렐라 피자가 올려졌다. 피자주걱으로 한 조각 들어올리자 치즈가 쭉 늘어진다. 군침이 돈다.

 

재빨리 각자 한 조각씩 집어들어 길게 반을 접고는 그 끝에 꿀을 묻혔다. 달콤한 꿀과 고소한 모짜렐라치즈가 혀끝에 녹아들었다. 

 

피자가 적당히 데워진 후에 불을 끄려고 알코올램프를 빼냈다. 오래 전 초등학교 때 '알코올램프 불을 끌 땐 뚜껑을 45도로 기울여 덮고, 한 번 더 열었다 다시 덮어준다'라고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한복판에서 재현되는 실험실 풍경이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오일로 볶은 알리오 올리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오일로 볶은 알리오 올리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다음은 알리오 올리오의 순서. 곱게 말린 파스타 면, 토마토와 까만 올리브로 완성된 담백한 데코레이션이 시선을 모았다. 기름에 볶인 면에 윤기가 흘렀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었다. 다른 음식점의 알리오 올리오보다 살짝 단 맛이 느껴졌다. 직접 요리한 사장님의 설명으로는 방울토마토의 단 맛이 흘러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단다.

 

정체 모를 디저트. 입가심하기 좋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정체 모를 디저트. 입가심하기 좋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마지막으로는 동그란 모양을 한 디저트가 등장했다. 아이스크림이라고도, 빙수라고도 하기 어려운 이것은 잘 얼린 밀크티 얼음 알갱이들의 모임 같다. 적당히 달고, 시원하고, 깔끔한 이 정체 모를 디저트. 느끼한 음식 섭취 후 입가심을 위한 훌륭한 별미다.

 

키친랩의 색다른 매력 포인트로 '친절한 사장님'을 빼 놓으면 섭하다. 음식을 다 먹어갈 때쯤 직접 테이블로 찾아와 서글서글한 웃음과 함께 음식 맛을 묻는다. 손님들의 질문에도 친절히 대답해준다. 요리 연구가의 정성스런 손길이 잔뜩 묻어나는 곳이다.

 

과학실험과 요리, 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연결해내는 '키친랩'. 이 컨셉의 레스토랑이 대전 내부로 퍼져나가 이 지역에 특성화된 음식산업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도구들로 가득찬 키친랩 내부.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도구들로 가득찬 키친랩 내부.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메뉴: 목살스테이크 샐러드(2~3인분) 1만9800원/등갈비스테이크 샐러드(2~3인분) 1만9800원/봉골레 파스타(2~3인분) 1만9800원/해산물 필라프(2~3인분) 1만9800원/감베리 크림 화덕 파스타 1만2900원/레드불 토마토 파스타 1만900원/고르곤졸라 1만2900원/콰트로 포르마지 1만6900원
 

 

상호 키친랩
전화번호 042-487-0554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휴무 없음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1016 해운빌딩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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