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담긴 소소한 별미…밥·국·반찬은 셀프

두 대학 사이에 끼여 있어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어은동. 이곳에 위치한 음식점 '옹기종기'를 찾았다.

 

들어서는 순간 밥집 특유의 따뜻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앉아 식사시간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뭔가 색다르다. 뷔페는 분명 아닌데 반찬도 셀프, 국도 셀프, 밥마저 셀프다. 이쯤 되면 여기가 내 집 부엌인지 음식점인지 헷갈릴 정도다. 

 

심지어 집밥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별미까지 갖추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리훈제와 너비아니. 상상만으로 군침이 돌아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주문을 넣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미리 가져다 놓은 밥과 반찬에서 '새우깡의 매력'이 흘렀다. 자꾸만 젓가락으로 향하는 손을 참다 못해 두부 한 점을 입에 넣자마자 눈앞에 오리훈제가 나타난다. 

 

오리훈제와 찰밥.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오리훈제와 찰밥.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불판에 익힌 오리훈제구이의 모습.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불판에 익힌 오리훈제구이의 모습.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오리훈제와 찰밥이 함께 나온다. 입에서 밥이 녹는다. 찰밥과 오리훈제를 함께 먹다 보면 쌀밥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으니 너무 많이 가져오지 않는 것이 좋다. 굽기 전엔 살살 녹고 불판에 올리면 바삭한 식감을 전하는 찰밥 매력이 일품이다.

 

오리훈제의 쫄깃한 맛에 취해 있을 무렵 너비아니가 등장했다. 또 뭔가 이상하다. 떡갈비마냥 육덕진 직육면체 몸매를 자랑하던 시장표 너비아니가 아니다. 바람에 흔들릴듯 얇디 얇은 두께와 다 익은 샤브샤브같은 외형. "이게 정말 너비아니라고?"

 

주인 아주머니 왈, 이 모습이 전통적인 너비아니가 맞단다. 본디 너비아니라는 이름도 고기를 너붓너붓 썰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것. '너붓'은 '엷은 천이나 종이 따위가 자꾸 나부끼어 흔들리는 형태'를 뜻한다고 한다. 설명을 듣고 보니 살면서 먹어 왔던 수많은 너비아니들에게 배신감이 든다.

 

불판에 올려진 너비아니의 모습.<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불판에 올려진 너비아니의 모습.<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이제 설명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시식 타임! 전통 한식조리법을 이용한 '진짜' 너비아니 한 점이 입 속에 가득 담겼다. 소고기의 부드러운 감촉 뒤에 느껴지는 그 감칠맛이 남다르다.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된 특제 양념의 비법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대답은 역시나 '일급 비밀'. 비법이 궁금한 사람들은 직접 찾아가서 장금이에 빙의해 보는 것이 좋겠다. 딱 하나 건진 것이 있다면 '배'가 들어갔다는 것. 어쩐지 상당히 달았다.

 

너비아니에 야채샐러드를 싸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너비아니에 야채샐러드를 싸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고기가 달다고 느낀다면 야채 샐러드와 쌈 싸먹는 게 인지상정! 단 맛을 중화시키고 더욱 풍부한 맛과 식감을 자랑한다.

 

몸보신 음식을 대체할 만한 영양가, 집밥같은 소소함, 정성이 담긴 감칠맛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이곳,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올 사람은 없다!"

 

▲메뉴: 훈제오리구이(2인 이상) 1만원/너비아니구이 9000원/옹기종기밥상(2인 이상) 7000원/닭찜(2인 이상) 8000원/만두전골(2인 이상) 7000원/촌돼지찌개 6000원/닭칼국수 6000원
 

상호 옹기종기
전화번호 042-861-7262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휴무 명절, 일요일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로48번길 10-5 (목양교회 앞) 2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