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동 '홍굴부추 칼국수 보쌈'…뜨끈한 해물 칼국수 한그릇이면 추위 싹
점심시간 발 디딜틈 없어…10년 성업 비결은 맛!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분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지만, 찬바람 맞고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감정의 변화는 여전히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가 없다.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서늘한 기운따라 기분도 파고를 넘다보면 어느새 속까지 헛헛해진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것은 몸의 섭리가 아닐까. 국물 음식이 발달한 우리나라인지라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하지만 선택의 폭을 좁혀가보자. 시원한 국물과 궁합이 맞는 것은 해산물, 거기다 추워지기 전 보양을 위한 건강한 식재료도 있었으면 한다. 또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면이라면 금상첨화. 여기까지 생각이 났다면 결론은 나왔다. 칼국수. 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전민동에 위치한 '홍굴칼국수보쌈'집이 유독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홍굴칼국수보쌈'은 상호에 음식이 모두 나와 있다. 홍합과 굴이 들어간 칼국수. 그리고 보쌈이 주된 메뉴다. 10년 전에 칼국수 메뉴로만 시작했다가 손님들의 성화에 보쌈 메뉴도 추가했다.

싱싱한 홍합과 굴로 맛을 낸 육수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시원한 맛을 낸다. <사진=이해곤 기자>
싱싱한 홍합과 굴로 맛을 낸 육수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시원한 맛을 낸다. <사진=이해곤 기자>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점심시간에 가게에 들어서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10년 성업의 비결은 물어 무엇하리. 바로 맛이다.

칼국수를 주문하자 전골 냄비에 가득 담긴 칼국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초록빛깔 면 위에는 더욱 짙은 색의 부추가 한가득, 홍합과 굴, 그리고 오징어까지 해산물도 한가득이다.

국물 내기에 으뜸인 홍합에 굴까지 들어갔으니 시원한 국물맛은 일단 보장된다. 점심 햇살이 아직 따뜻하다 하지만 찬바람에 시달린 몸을 녹여주기엔 그만이다.

차가운 몸을 보양해주는 부추가 냄비 가득 들어 있다. <사진=이해곤 기자>
차가운 몸을 보양해주는 부추가 냄비 가득 들어 있다. <사진=이해곤 기자>

해산물은 익혀 나오니 면이 익을 동한 한 점씩 집어 먹으며 기다리면 된다. 굴은 탱글탱글 속이 꽉 찼고 부드럽다. 홍합은 바다향을 가득 안고 있다.

이제 면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초록색이니 채소나 야채가 들어갔음이 분명하다. 주인에게 물으니 부추와 채소가 들어갔다고만 귀띔해준다. 그 비율은 맛집이라면 응당 비밀일테다.

부추로 말할 것 같으면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해독 작용, 피를 맑게 해주는 대표 음식이다. 이시진(李時珍)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온신고정(溫腎固精)'의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몸을 덥게 하는 보온효과가 있어 몸이 찬 사람에게 좋고 감기도 예방할 수 있다.

잘박한 육수에 김치와 양념을 더한 볶음밥은 마지막 한 숟갈까지 고소하다. <사진=이해곤 기자>
잘박한 육수에 김치와 양념을 더한 볶음밥은 마지막 한 숟갈까지 고소하다. <사진=이해곤 기자>

냄비 가득 부추가 있으니 올 겨울 감기는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하지만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니 바로 면발이다. 일반 밀가루 면에 비해 더욱 쫄깃하고 쉽사리 불지 않아 면발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면을 모두 건져 먹을 때까지 면발이 유지 됐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칼국수다보니 밑받찬은 딱 한가지. 바로 김치다. 김치는 아삭하고 씹으면 싱싱함이 느껴진다. 갓 김장을 담근 김치를 맛보는 기분이다. 적당한 매콤함이 자칫 밋밋하고 심심할수도 있는 칼국수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아삭하고 싱싱한 김치. 다른 밑반찬이 더 필요없다. <사진=이해곤 기자>
아삭하고 싱싱한 김치. 다른 밑반찬이 더 필요없다. <사진=이해곤 기자>

어느새 면과 국물이 바닥을 보인다. 이제 어느덧 공식처럼 돼버린 볶음밥을 먹을 차례다. 잘박한 해물 육수 국물에 김치와 김으로 양념된 밥이 자글자글 볶아진다. 볶음밥은 살짝 눌러붙어야 제맛. 약불에 조금 더 볶다보면 냄비 밑에 붙은 밥을 긁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칼국수와 함께 부추와 해물이 가득한 '해물부추파전'도 주문했다. 점심에 보쌈은 부담스럽고 같이 먹을 사이드메뉴가 필요한 때 이보다 절묘할 수 없다. 부추 가득한 반죽에 식감 좋은 오징어도 푸짐하게 들었다. 알맞게 구워져 바삭거리는 파전도 한 조각 두 조각 먹다보니 순식간에 없어져 버렸다.

칼국수와 볶음밥, 그리고 파전까지 순식간에 뚝딱 해치우고 나자 배는 남산만해지고 몸에서 열이 나는 듯하다. 찬바람 맞고 오르내리던 기분도 뜨끈한 포만감에 밀려 사라진다.

부추와 오징어, 해산물로 가득한 해물부추파전. <사진=이해곤 기자>
부추와 오징어, 해산물로 가득한 해물부추파전. <사진=이해곤 기자>

음식맛의 비결은 산지에서 배송해 오는 싱싱한 재료다. 선순환이라고 해야 할까. 매일 매일 재료가 동이 나니 새로운 재료를 매일 받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 한가지 더 있다면 바로 주인장의 태도다. 10년 전 먹는 것을 좋아하고 면을 좋아해 결국 식당 문을 열었던만큼 음식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놀란 몸을 진정시키고, 찬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기분도 붙잡고 싶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메뉴 : 홍굴부추칼국수 6000원 / 해물부추전 7000원 / 물만두 3000원 / 쭈꾸미볶음(2인) 1만4000원 / 볶음밥 2000원 / 보쌈 2만9000원 / 수육 1만9000원
 

상호 홍굴부추칼국수보쌈
전화번호 042-863-7999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휴무 연중무휴
주소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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