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케익같은 부드러움이 녹아있는 '손칼국수'…두부두루치기와의 조화도 일품

월평동에 자리하고 있는 '동원칼국수'. 12시 10분전, 조금만 늦었으면 한참을 기다려서 먹어야 했을정도였다.
월평동에 자리하고 있는 '동원칼국수'. 12시 10분전, 조금만 늦었으면 한참을 기다려서 먹어야 했을정도였다.

사내에 구내식당이 없는 직장인들에겐 오전 11시 언저리쯤 매우 중요하고도 심오한 고민이 시작된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함이 담긴 점심을 먹고 싶다는 고민 말이다. 

 

오늘의 고민은 "부담없는 칼국수 어때?"라는 동료의 제안으로 해결됐다.

 

'부담없다' 라는 말에 칼국수만큼 잘 어울리는 음식이 또 있을까? 어느 면 요리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편안하며 가격면에서도 서민음식을 대변할 만큼 부담없음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겠다. 우리는 이와 잘 어울리는 곳을 찾았다. 대전 월평동에 자리한 '동원칼국수'다. 

 

이슬람 사원의 대문을 연상케 하는 문을 지나니 정갈한 디자인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20년 가깝게 가게를 운영해온 동원칼국수는 최근 내부 인테리어를 새롭게 고치면서 모던함을 더했다. 분명 맛도 맛이겠지만 시각적인 효과도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다.  

 

모던한 인테리어가 사람의 입맛까지 좋게한다.
모던한 인테리어가 사람의 입맛까지 좋게한다.

 

3명이서 시킨 요리는 맛도 좋고 가격이 적당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손칼국수, 비빔칼국수, 두부두루치기. 

 

가장 먼저 맛본 요리는 두부두루치기다. 큼지막한 두부에 애호박을 곁들이고 매콤한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 놓은 침샘을 마구 자극하는 비쥬얼을 가졌다. 

 

요즘 같은 무더위를 싹 잊어버릴 듯한 매운맛이 혀를 마구 자극한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동료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연신 닦아내면서도 계속 먹을정도였다. 애호박에 두부 한입 먹으니 밥에 비벼먹으면 더욱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나올 칼국수를 위해 꾹 참아냈다. 사실 칼국수를 따로 시키지 않고 두부두루치기 하나에 2000원짜리 칼국수 사리 하나를 더해 먹으면 두명이서 먹기 좋을 정도의 양도 만족스럽다.

  

두부두루치기는 이마에 맺힌 땀을 연신 닦아내면서도 계속 먹게 된다.
두부두루치기는 이마에 맺힌 땀을 연신 닦아내면서도 계속 먹게 된다.

곧, 매운 맛에 심취해 있을 혀를 달래줄 손칼국수가 나왔다. 바지락으로 우려낸 하얀 국물에 쑥갓이 더불어진 모양새는 마치 생크림에 녹차 가루를 얹은 케익같다. 면 한 젓가락을 입에 넣고 후루룩 국물을 마시니 부드러운 점성과 쑥향이 혀와 코를 동시에 작극했다.  

 

더욱이 칼국수 면발과 호박사이에서 유유히 유영하고 있는 바지락을 찾아먹는 재미도 여간 쏠쏠하다.

 

혹 두루치기로 매콤한 맛이 부족했다거나 매운 맛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비빔칼국수를 시키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통통한 면발과 구미를 당기는 새콤한 양념이 잘 버무러져 비빔면과 쫄면 등과 닮은 듯 안닮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순하고 연한 손칼국수와 매콤한 맛이 일품인 비빔칼국수
순하고 연한 손칼국수와 매콤한 맛이 일품인 비빔칼국수

사실 칼국수처럼 육수내고 밀가루 반죽해 누구나 끓이기 쉬운 메뉴지만, 평범한 음식일 수록 맛내기 어려운 법이다. 식재료만 가지곤 심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지만 직접 담군 아삭아삭 생김치와 곁들여 먹는 맛은 여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 충분했다.

 

▲메뉴: 칼국수 6000원, 비빔칼국수 6000원, 콩국수 7000원, 두부두루치기 1만원, 오징어 두부두루치기 1만 8000원, 보쌈수육(大 : 2만 8000원, 小 :2만 2000원), 만두 3000원

 

상호 동원칼국수
전화번호 042-484-9075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무 명절연휴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 230(청사서로54번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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