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신성동 위치한 개인화로구이 전문점 '보통날'
신선한 소고기와 꼬치를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어 인기

유성구 신성동에 위치한 보통날.
유성구 신성동에 위치한 보통날.

은밀한 곳을 찾았다. 그런데 맛있기까지 하다니, 제대로 찾았다 싶었다.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유성구 신성동 개인화로구이 전문점 '보통날' 이야기다.

매일 매일 지나가던 길, 어느 날 보니 이자까야(선술집) 분위기 물씬 풍기는 집이 들어서 있었다. 평소 궁금하던 차에, 알고 지내던 지인이 귀뜸을 해줬다. 거기 분위기 괜찮고, 맛도 있다고.

가보고 싶었던 마음과 맛집 발굴에 대한 사명감을 안고 찾아간 그 곳. 총 5개 테이블이 오밀조밀 들어차 있는 그 곳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이었다. 때마침 일어나는 손님들을 포착하고, 치우지도 않은 테이블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앉아버렸다.

보통날 내부 모습.
보통날 내부 모습.

이 집은 1인 손님을 위한 고기집을 표방하고 있다. 회전초밥집처럼 레일을 따라 고기가 돌아가면 원하는 부위를 골라서 1인 화로에서 구워 먹는 시스템이다. 혼자서 오는 손님에게 눈치따위 주지 않는다. 그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보통날은 주로 2인~3인 정도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레일을 따라 고기가 돌아가는 것은 지금은 멈춰 있는 상태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고기의 신선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현재는 일반 고기집 방식을 따르고 있다. 손님이 주문하면 그에 맞는 부위를 잘라주는 식이다. 업진살, 치마살, 안창살, 채끝살, 부채살, 등심, 갈비, 아롱사태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들이 준비돼 있다.

세트 메뉴를 준비하면 그날 준비된 특수부위로 엄선해 나온다. 찾아간 날의 특수부위는 안심과 제비추리였다. 고기의 신선함을 말해주는 핏기가 선명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통날세트, 아스파라거스베이컨, 치즈또띠아, 게사베이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통날세트, 아스파라거스베이컨, 치즈또띠아, 게사베이컨.

이 집은 꼬치구이도 유명하다. 다양한 꼬치들이 준비돼 있는데, 그 수만도 18개에 이른다. 은행·마늘, 참소라, 아스파라거스베이컨, 치즈떡베이컨, 꽈리고추베이컨, 팽이버섯베이컨, 밤베이컨, 게살베이컨, 새우말이베이컨, 파인애플, 메론, 양송이 버섯, 소세지, 치즈또띠아, 문어, 관자, 타이거새우, 갑오징어 등이다. 저렴한 가격에 꼬치를 즐길 수 있다.

보통날 세트를 주문했다. 다른 세트와 달리 고기와 꼬치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다른 세트에는 술이 포함돼 있다. 보통날 세트를 주문하면 그날의 특수부위와 꼬치 4개가 나온다. 그리고 돼지와 소의 사골로 만든다는 나가사키 짬뽕탕을 주문했다.

개인 화로 위에 먹을만큼만 올려 구워먹으면 된다.
개인 화로 위에 먹을만큼만 올려 구워먹으면 된다.

이 집의 특징은 개인화로로 고기를 구워먹는다는 것. 앙증맞은 화로가 테이블 위에 안착한다. 화로 안 가득 불이 오른 숯들이 채워져 있다. 그 위에 입맛대로 고기나 꼬치를 올려 조금씩 구워먹는다. 이 집이 대화하기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몇 십 점씩 고기를 올려 구워먹게 되면 먹는데에만 정신이 팔려 서로와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집은 먹는 즐거움과 함께 소통하는 즐거움을 준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서로의 진심을 터놓게 만든다. 그게 이 집의 마력이 아닐까.

이쯤에서 자그마한 정보 하나. 소고기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갖고 있고, 비타민B가 풍부해서 빈혈예방에 좋다.피부미용, 피로회복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미네랄, 단백질이 풍부하고, 함황아미노산과 성장에 필요한 라이신이 있어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식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개인화로와 보통날세트.
개인화로와 보통날세트.

안심과 제비추리를 올렸다. 소고기는 한면을 익힐때 육즙이 나가지 않도록 빠르게 구워줘야 한다. 열을 받아서 그런지 육즙이 스물 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쪽을 먼저 익히면서 고기의 윗면에 빨간육즙이 올라오고 서서히 주위가 익어갈쯤에 뒤집어서 살짝 더 굽고, 밑에 구워지고 있는 면에 살짝 핏물이 보이면 그때 먹으면 된다. 이때 먹는 소고기가 가장 부드러우면서 육즙이 풍부하다. 혹시가 역시나로 바뀌는 순간.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소금을 약간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행복감 물씬~.

꼬치도 올렸다.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게살 베이컨, 꽈리고추베이컨, 치즈또띠아를 차례로 올려 소스와 함께 즐기면 된다. 베이컨과 안의 재료가 잘 어우러져 풍부한 식감을 준다. 치즈또띠아는 가장 마지막에 먹으면 좋다.

뽀얀 국물이 일품인 나가사키짬뽕.
뽀얀 국물이 일품인 나가사키짬뽕.

곧이어 나온 나가사키 짬뽕. 이 집의 짬뽕 국물은 돼지 뼈 육수로 만들어진다. 뽀얀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고 얼큰하면서도 담백하다. 해물과 야채도 잘 어우러진다. 홀짝 홀짝 국물을 계속 떠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이 드러나버렸다.

보통날을 나오며, 같이 간 지인과 나눈 대화.
"여기, 그냥 간직하고 싶다.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간직하고 싶은 '보통날', 은밀하고 위대하고 맛있었다.

▲메뉴 : 세트(사케세트 66000원, 아사히세트 35000원, 보통날세트 30000원, 화로구이세트 35000원)
꼬치구이(2500원), 나가사키짬뽕 6500원, 진짜 소고기 라면 5000원 등
 

상호 보통날
전화번호 오후 5시∼12시(점심 특선 준비 중)
영업시간 오후 5시∼12시(점심 특선 준비 중)
휴무 유동적
주소 대전 유성구 신성로 77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