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초밥은 기본, 예쁜 인테리어에 봄소식 전하는 식물감상까지
지난 겨울 노은서 수통골로 이전 '단골들로 문전성시'
창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볼을 스치는 바람이 이제 완연한 봄이라고 말해준다.
우연하게도 최근 몇몇 지인이 일본에 다녀왔다. 누구는 출장으로, 누구는 여행으로. 일본 행(行)의 목적과 목적지는 달랐지만 이들이 전하는 초밥에 대한 찬사는 한결같았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으로 얼마나 맛있게 많이, 자주, 배부르게 먹었는지에 대한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는 통에 참기 힘들 지경.
부러우면 지는 법! 휭~하고 봄을 맞으러, 초밥을 먹으러 수통골 입구 '하레스시'로 차를 달렸다. 마침 지난 2년간 노은동 SK허브 상가 1층서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하레스시'가 수통골로 확장이전 했다는 소문을 접수했던 터였다.
'하레(はれ)'는 일본어로 '맑음', '하늘이 갬'이란 뜻이다. 상호 그대로 맑고 깨끗한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는 마음과 또 늘 상쾌하고 기분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하며 형제가 정한 이름이다.
한밭대 맞은편 새로 생긴 '함께하는 교회' 골목으로 들어가면 언덕 위 하얀 집 '하레스시'가 보인다.(혹 이 골목을 지나쳤다면 수통골 주차장을 지나 골목골목 돌아가는 방법도 있다. 상호검색이 안되면 '예지원'으로 검색해도 된다.)
'어라? 이곳은?'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목적지에 도착하자 보이는 낯익은 건물과 풍경이다. 맞다! 이곳은 차와 식물로 유명했던 '예지원'자리다. 2개의 건물로 운영되던 예지원이 자리를 줄여 한쪽 건물만 사용하고 다른 한쪽에 하레스시가 들어섰다. 예지원 당시 인테리어와 소품을 그대로 사용해 부드럽고, 여유있고, 넉넉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점심시간으로는 조금 늦은 12시 30분 도착했더니 이미 좌석은 만석. 천천히 내부를 돌아보고 비치된 잡지를 보며 30분정도를 기다린 뒤 자리를 안내 받았다. 초밥은 준비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예약 손님들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초밥세트다. 사시미와 수제 돈가스도 인기다. 점심에 먹기 좋은 초밥세트B와 수제돈가스, 회덮밥을 주문했다.
먼저 싱싱한 야채에 상큼한 드레싱으로 입맛을 살려주는 기본 샐러드가 나온다.
회덮밥에 들어가는 회 역시 쫀득한 식감을 선사한다. 다양한 야채와 함께 나른한 봄날 상쾌함을 선사한다. 신선한 기름에 튀겨 바삭바삭한 수제돈가스도 흠잡을 곳이 없다.
이곳 스시의 특징은 초밥재료가 두툼하고 꼬리가 긴 일명 '꼬리초밥'이다. 사시미 역시 두툼하게 썰어 식감을 살린 것 것이 특징이다. 비밀은 숙성에 있다.
건물 뒤쪽에 있는 수족관에서 아침 일찍 고기를 잡아 최소 5시간 이상 숙성 시켜 손님 상에 올린다. 때문에 미리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문을 닫는다.
하레 사장님은 "최고의 재료, 최고의 정성만은 그 어느집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손님들이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봄기운 가득한 수통골에서 하레스시와 함께 봄을 맞으면 어떨까?
▲메뉴 : 초밥A 1만5000원, 초밥B 2만원, 사시미정식A 2만5000원, 수제돈까스 8000원, 회덮밥 1만원, 우동 7000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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