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활용한 그린크랩, 과일로 맛 낸 비트크레마 '독특'


스파게티를 뚝배기에 담는다? 얼핏 보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탈리아 음식에 한국 뚝배기 문화를 접목하니 새로운 영역이 펼쳐졌다.

지족동에 위치한 스파게티 전문점 '250˚파스타' 이야기다.

암호처럼 여겨지는 이름은 요리를 받아보는 순간 단박에 이해된다. 이집 스파게티의 가장 큰 특징은 '보글보글 끓는다'는 것. 샐러드를 제외한 모든 요리가 나지막하고 넓은 뚝배기에 담겨 나온다. '250˚'는 요리가 완성되는 온도를 뜻한다. 250도에서 완성된 요리가 뚝배기에 담기니, 식사가 끝날 때까지 따뜻함이 유지된다.

이곳 요리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밥류 쯤 되겠다. 세부 메뉴는 요리에 쓰이는 재료로 결정되는데 까르보나라, 해물 등 익숙한 것은 물론이고 이집만의 독특한 메뉴도 눈에 띤다. 바로 초록색 소스가 인상적인 그린크랩과 분홍색을 띤 비트크레마다.

 

▲ 지족동 '250˚파스타' 만의 독특한 메뉴인 비트크레마. 과일을 갈아 만든 면과 소스가 자연적인 단맛을 낸다. ⓒ2013 HelloDD.com

우리 일행(3명)은 이집만의 식단인 그린크랩, 비트크레마와 함께 치즈할라페뇨를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자 곧바로 마늘빵이 나온다. 2∼3조각 생각했는데, 바게트 하나가 통째로 나온다. 주인장의 후덕한 인심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주문한 요리가 하나씩 나오자 낯선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뚝배기에 담긴 파스타가 정말 보글보글 끓는다.

그린크랩은 홍게살과 크림소스에 시금치를 갈아 소스를 만들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함 그리고 자꾸만 포크를 잡아끄는 뒷맛이 일품이다. 비트크레마는 과일로 맛을 냈다. 설탕 등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단맛이 좋다. 건강까지 생각한 맛이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딱'이다. 함께 간 일행들도 모두 '원더풀'을 외쳐댄다.

치즈할라페뇨는 매콤함을 넘어 매운 맛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메뉴다. 3단계 매운맛 중 중간정도인데도 어느새 이마와 콧등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예전 장기간 배낭여행 때 입맛을 돋구는데 톡톡한 도움을 줬던 기억이 있어 주문했지만, 매운맛을 아주 사랑하거나 입과 혀를 벌세울 때가 아니라면 딱히 추천하고는 싶지 않다. 추천하지 않는다고 해서 맛이 없다는 오해는 금물! 나름의 독특한 맛이 있지만, 할라페뇨 외에도 훌륭한 메뉴가 많다는 의미다.

 

▲ 이날 일행들과 맛본 비트크레마, 그린크랩, 치즈할라페뇨 그리고 식당 내부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3 HelloDD.com
흔히 스파게티라고 하면 느끼함을 떠올린다. 크림소스의 경우는 더하다. 하지만 이집의 스파게티는 대부분 느끼함과 거리가 멀다. 그 원인은 소스에 있다.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 모두 저온숙성을 거쳐 만든다. 때문에 크림소스는 맛이 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고 산뜻하다. 토마토소스는 토마토 특유의 상큼한 향과 맛이 살아있다.

후식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 셀프다. 또 하나 스파게티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소스와 면을 반조리 상태로 포장해준다. 이동시간 10분 이내의 경우 완성된 요리를 포장해주기도 한다.

이탈리아에 와있는 느낌을 주는 건물 외관과 빈티지 풍으로 꾸며진 인테리어 등은 가벼운 가족모임 장소로 어울릴 것 같다. 또 가게 바로 앞에 반석천이 흐르고 있어 식사 후 가벼운 산책도 즐길 수 있다.

 

▲ 유성구 지족동에 위치한 '250˚파스타'  외경. 코너 모양을 그대로 살린 외관과 벽돌모양, 문 등이 친근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2013 HelloDD.com
 
메뉴 250˚오븐스파게티 1만1500원/볼로네제 1만2000원/구운 베이컨과 양파 1만3000원/씨푸드 뽀모도로 1만4000원/250˚블랙타이거 1만2500원/비트 크레마 1만3000원/까르보나라 1만3000원/그린크랩 1만4500원/각종 와인 3~5만원.
상호 '250˚파스타
전화번호 826-8910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휴무 일요일, 설날 및 추석
주소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9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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