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방법대로 손자가 메밀반죽…황태육수 내놔
겨울엔 속초産 오징어순대도 별미…선사유적지 뒷편
코다리는 명태를 반건조시킨 것으로 지방함량이 낮고 식감이 쫄깃하다. 바짝 말린 북어와 달리 수분이 넉넉히 남아 있어 찜을 해도 북어찜보다 한결 푹신하고 부드럽다.
선사유적지 뒷편 월평동에 작년에 문을 연 황재코다리냉면은 원래 고향이 저 멀리 함경도 단천이다. 속초에 가면 청호동 속칭 '아바이마을'이라 불리는 유명한 월남 실향민 마을이 있는데 이곳에서 주로 손님들에게 내놓는 냉면이 바로 코다리냉면이다.
속초가 고향인 이집 주인은 단천 출신 친정어머니에게 코다리냉면 만드는 법을 배웠고 원래 냉면가게가 있던 강원도 동해를 떠나 아들 며느리와 함께 대전에 새 터를 잡았다. 어머니와 며느리는 카운터와 홀을 바쁘게 오가고 아들은 주방에서 외할머니가 알려준 방법 그대로 손수 냉면반죽을 쳐낸다. 3대째 이어지는 냉면가인 셈이다.
보통 함흥냉면이라면 그쪽 지역에선 한겨울 긴긴 밤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 먹었던 겨울 음식이다. 냉면이 한반도 전역으로 퍼져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으며 역시 사계절 가리지 않는 음식이 됐다.
함경도 단천 지방에서는 주곡물이던 메밀 전분가루를 이용해 옹이나무로 만들 나무틀로 냉면을 만들어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리에 앉아 물과 비빔을 고민하다 물냉면은 아직 이르다 싶어 코다리냉면을 주문했다. 이곳에서 비빔냉면이라고 하면 당연히 코다리냉면이고 물냉면은 동치미에 말아준다. 역시 먼저 육수 주전자가 나오는데 맛이 미묘한 게 다른 육수들과 조금 다르다. 물어보니 고기육수가 아니라 황태육수라고.
코다리냉면의 양념은 다른 집 냉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메밀전분가루로 직접 뽑아 만든 면발과 코다리의 쫄깃함은 일반 회냉면과 다른 색다른 식감을 선사한다.
냉면만 먹기가 헛헛해서 함께 시킬 만한 것을 찾아보니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가 눈에 띄었다. 오징어순대를 먼저 시켰는데 주인 아주머니 왈 "오징어순대와 동태북어탕, 동태섞어탕 동절기 메뉴"라고 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하루 종일 냉면 만들 메밀반죽 치기만도 힘들어서 몇 가지 메뉴는 부득이하게 쉰다.
대신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직접 가져온다는 '아바이순대'를 먹어보았는데 찰진 순대 사이사이로 야채가 듬뿍 새켜진 게 그 동네에서 먹어본 맛과 모습 그대로다. 함께 나오는 코다리무침과 곁들여 먹으니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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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을 뽑고 삶는 주방 내부를 볼 수 있게 해 청결함에 대한 손님들의 우려를 불식시킨다. ⓒ2013 HelloD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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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받아오는 아바이 순대. 사이사이 박힌 야채와 매콤한 코다리무침의 조화가 색다르다. ⓒ2013 HelloDD.com |
메뉴 | 코다리냉면(7000), 물냉면(6000), 아바이순대(12000), 오징어순대(13000), 동태섞어탕(7000), 황태찜 중(27000) 대(37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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