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사거리에서 자운대 방향 버스 종점 옆에 위치한 '황간올갱이'.
한나절동안 손수 올갱이를 손질해 올갱이국 끓여주시던 할머니,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있는 중장년이라면 누구나 이집의 올갱이국에 반할 듯 싶다. 꼭 이런 추억이 없더라도 영동산 올갱이와 집된장의 구수한 맛이 일품인 이집 올갱이국 한 그릇이면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던 추억도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올갱이 잡는 시골 아낙들이 모습은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 됐다. 올갱이가 살 만한 깨끗한 강이 점점 사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온갖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진 요즘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는 올갱이의 소박한 맛이 외면을 받으면서 올갱이를 찾는 사람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찬 성질을 갖고 있어서 열증상을 완화해줄 뿐 아니라 황달이나 눈의 충혈 등 간질환에 좋고,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과 빈혈 예방도 되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얼마전부터 올갱이국이 급부상했다.

그런데, 올갱이로 만든 음식이 올갱이국만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게 해주는 곳이 바로 이 집 '황간올갱이'다.
올갱이국은 기본이고 올갱이만두국, 올갱이미역국, 올갱이비빔밥, 올갱이전, 올갱이전골, 올갱이엄나무백숙, 올갱이훈제오리에 빼먹는 올갱이까지.. 올갱이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올갱이 메뉴가 다양하다.

건강식품인 올갱이를 넣은 갖가지 메뉴들, 물론 입맛따라 맛볼 수 있지만 역시 대세는 올갱이국이다.

놀랄 만큼 다양한 메뉴에 놀란 우리 일행이 뭘 먹을 지 몰라 머뭇대자, 주인아주머니께서도 올갱이국을 추천했다. 올갱이국과 까먹는 올갱이, 모둠만두를 시킨 우리 일행은 반찬과 함께 나온 작은 접시를 주목했다. 이 접시엔 뾰족한 가시가 담겨 있었는데, 올갱이를 빼먹기 위한 도구라는 걸 알겠는데, 이쑤시개도 아니고 이건 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아주머니께 여쭙자 탱자나무 가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 올갱이를 빼먹을 때 쓰는 탱자나무 가시와 올갱이 빼먹는 모습. ⓒ2012 HelloDD.com

이윽고 올갱이국과 모듬만두, 빼먹는 올갱이 한접시로 한상 차려졌다. 알 굵은 올갱이에 살짝 놀라고, 그 알 굵은 올갱이가 소복하게 엊혀져 있는 올갱이국에 다시 놀라고, 올갱이국의 구수한 맛에 또 한번 놀랐다.

정갈하고 깜끔한 밑반찬과 올갱이국의 구수함에 매콤 칼칼함까지 더해주는 다진고추 양념은 올갱이만찬의 화룡정점이다.
 

▲ 깔끔한 맛의 반찬. 다진고추양념은 올갱이국에 꼭 첨가하길 강력추천. 국 위에 올려진 올갱이와 수제비도 푸짐하다. ⓒ2012 HelloDD.com

부쩍 추워진 날씨에 따끈한 국물로 속풀이를 하고 싶다면, 가을 바람 따라 허전해진 마음에 추억의 온기를 불어놓고 싶다면 올갱이 전문점 '황간올갱이'를 찾아볼 일이다.
 

▲ 된장에 볶은 빼먹는 올갱이와 감자, 김치, 메밀로 만든 모듬 만두. ⓒ2012 HelloDD.com

▲ 자운사거리서 자운대 방향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간판이 나온다. 유턴해서 진입하면 된다. ⓒ2012 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