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동안 한 자리만 고수…세월만큼 메뉴도 변했지만 인기 여전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음식 대접

 

▲ 오뎅정식. 최고 좋은 오뎅을 사용하기 때문에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각각의 오뎅이 제맛을 내뿜는다. ⓒ2010 HelloDD.com
3월 중순, 날씨가 따뜻해서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지난지도 열흘이 지났지만 변덕스런 날씨로 장롱속에 넣으려 했던 두툼한 외투를 다시 꺼내야 추위를 견딜 수 있다.

게다가 한겨울의 추위를 느낄만큼의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이렇게 두꺼운 외투의 옷깃을 여미게 되는 때에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특히 추운 겨울이나 꽃샘추위를 이겨내는데는 바로 비싸지 않은 오뎅 국물이 제격이다. 리베라 호텔 골목으로 들어가면 모퉁이에'오복(五福)'이라는 오뎅과 우동·소바(메밀국수)로 이름을 알린 맛집이 있다.

오복 입구에서보면 건물은 지은 지 얼마 안된 새 건물처럼 보이지만 이 집의 역사는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5년 전 최혜옥 사장의 시부모님이 가게를 차린 오복은 당시 한식집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20여년이 지난 후 이름은 '오복일식'으로 바꾼 뒤 스시는 물론, 장어덮밥과 오뎅 백반 등을 판매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당시 오복일식은 유성의 제 1호 일식집이었다.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유성에 만들어진 오복일식은 온천욕을 즐기러 유성을 찾은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유성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그 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오복일식을 찾았다고 할 정도.

일반적으로 오복이라고 하면 장수와 풍요로운 삶, 건강 등을 생각하겠지만 가게 이름인 오복의 뜻은 자녀인 3남 2녀를 말한다. 다섯 명의 자식이 '복덩어리' 라는 의미로 오복이라 지었다.

식당안을 들어서면 일본풍의 고급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지은 지 40여년이 넘게 지나 건물이 낙후돼 지난해 여름 리모델링을 통해 우동과 오뎅, 소바 전문점으로 새단장했다.

주방은 훤히 들여다보이고 그 벽면 위쪽에 있는 메뉴와 가격은 나무패에 써서 붙여놓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유명하다는 음식인 오뎅정식과 냄비우동, 돈까스, 모듬초밥을 줄지어 주문했다. 특히 모듬초밥은 메뉴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어떤 초밥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 최혜옥 사장은 "그럼 유부초밥과 김초밥이 섞어서 드셔보세요"라는 말을 던진다.

맨 먼저 나온 음식은 오뎅정식. 오뎅정식은 의외로 소박하다. 꼬치에 나란히 끼워져 있는 오뎅과 계란, 두부와 밥이 전부. 하지만 일반 오뎅탕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쫀득쫀득한 오뎅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 오뎅 한입 베어물고 국물 한 숟갈 떠넣으면 추위따위는 눈녹듯 사라져버린다.

 

▲오복의 자랑인 '냄비우동'.각종 야채와 굴까지 들어가 있어 깊은 맛을 자랑한다.  ⓒ2010 HelloDD.com
뒤이어 냄비우동과 돈까스가 등장했다. 냄비우동은 이름 그대로 큼지막한 냄비에 우동과 오뎅이 가득 들어있다. 오뎅정식과 같은 국물을 사용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다르다.

최혜옥 사장은 "오전부터 많은 재료들을 써서 우려낸 육수는 공통으로 사용하지만 안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며 "오뎅정식과 냄비우동은 음식 마지막에 간을 따로 해서 손님상에 올린다"고 말했다.

김초밥과 유부초밥도 이집의 별미. 김초밥은 마치 흔히 먹는 김밥과 모습이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초밥이란 이름에 걸맞게 단초물을 밥알 사이에 속속 베어들게 한후 각종 야채와 함께 싸서 큼지막하게 ›섞은 것이 특징. 식초와 설탕, 소금을 적절히 배합한 단초물때문에 입안에 넣으면 새콤달콤하다. 안에 들어있는 각종 야채들은 아삭아삭 씹힌다.

돈까스는 얼린 고기가 아닌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직접 사온 돼지 등심을 사용한다. 바삭바삭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힌다.

 이 집의 음식들이 맛있는 비법은 따로 없다. 최혜옥 사장은 "'가장 좋은 재료를 쓰자'는 것이 우리 집의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가게를 재개업할때 가장 좋은 오뎅을 구하기 위해 부산 전지역을 뒤지고 다녀 가장 좋은 오뎅을 찾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혜옥 사장에게 시원한 국물의 이유를 물었다. 그는 "국물을 낼때 일본 우동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가다랑어를 말린 가쓰오부시와 디포리라 불리는 밴댕이를 아낌없이 넣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 말했다.

45년의 시간동안 한식부터 일본 정통일식으로 바뀌면서 메뉴도 다양하게 변형됐지만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분명 '맛'때문일 것이다.

꽃샘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한 음식, 오복에서 정성스레 대접하는 음식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음식점 정보
▲메뉴 : 대구탕 8000원 / 대구전골 大35000원 中25000원 / 대구뽈찜 大35000원 中25000원
 

상호 오복
전화번호 042-823-9999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무 유동적
주소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443-18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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