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얼큰한 닭내장탕이 일품

우리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육류 중의 하나가 바로 닭고기.
밤에 출출하면 치킨집 전화번호를 찾고, 교외를 나서면 닭볶음탕을 왕왕 찾곤 한다.

그 뿐인가. 여름에는 삼계탕을 먹고, 저녁에 좋은 친구들과 만나면 닭발·닭모래집에 소주잔을 기울인다.
계란 프라이에 삶은 달걀까지, 어느 것 하나 아쉽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닭고기의 숨은 맛이 있다.
닭고기의 진미는 바로 닭내장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 내로라하는 미식가들은 닭내장을 내장 중의 내장으로 꼽는다.

대전시 동구 가양동에 있는 '천안원조닭똥집'에 들어가 '닭내장탕'을 먹게 되면, '이제야 닭의 모든 맛을 봤구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라 장담한다.
 

▲ 쫄깃한 내장과 국물을 한껏 머금은 쑥갓, 달큼한 감자 모두 제 역할을 다한다. ⓒ2008 HelloDD.com

처음에는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닭내장탕에 앞서 식탁에 놓인 반찬이 당근에 김치, 동치미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익은 닭 내장 하나를 입에 넣게 되면, 처음의 실망감은 '음식 맛에 이정도로 자신이 있구나'라는 이해로 바뀌게 된다.

어서 끓고 있는 냄비에서 닭내장을 집어 입 안에 넣어보라. 지금까지 알고 있던 닭의 맛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곱창의 쫄깃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임자 만났다. 혀를 아프게만 하는 자극적인 매운 맛이 아니라, 속을 풀어주는 뜨겁고 얼큰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그리고 든든하게 먹어야 먹은 것 같다는 사람들도 역시 '천안원조닭똥집'의 닭내장탕을 먹어봐야 한다.

입 안에서 적당하게 씹히고 탄력 있게 끊기는 '치감'(齒感)이 실로 기막히다.

닭내장탕에 쓰이는 닭내장은 모래집과 연결된 대장 부위이다. 한 마리의 닭에서 하나의 대장만을 얻을 수 있다. 탕에 들어가는 대장은 모래집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조리해 쫄깃한 내장의 맛과 씁쓸한 모래집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또한 내장탕에 들어있는 염통은 텁텁한 맛을 낸다. 닭내장들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얼큰한 육수의 맛이 내장들에 잘 배어 있어서, 탕에 들어있는 어떤 것을 먹든 입이 즐겁다. 육수에 흥건히 몸을 담근 쑥갓, 깻잎을 닭내장과 함께 입에 넣으면 육수의 향긋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이 정도 되면 정수리에서부터 땀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기서 한 젓가락, 한 수저를 더 뜨면 또다시 입 안이 얼얼해지고, 땀이 흐를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멈출 수가 없다. 입 안의 얼얼함과 흐르는 땀 정도는 내장탕의 기분 좋은 맛으로 견딜 수 있다.

정 견디기 힘들 때는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국물을 후루룩 들이키면 된다. 달달하고 시원한 국물이 입 안을 어느 정도 진정시켜 준다. 하지만 어설프게 입안을 진정시킬 바에야 내장탕을 계속 먹으며 '이열치열' 화끈한 맛을 즐기는 것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아니면 간이 잘밴 감자를 드시라. 포근포근 씹히는 맛과 달착지근함이 격앙된 맛을 수그러뜨린다.
 

▲ 닭내장탕의 남은 국물에 김치와 김 등만을 넣어 볶은 밥, 고소하게 든든하게 속을 채운다. ⓒ2008 HelloDD.com

최종적으로 얼얼한 입과 몸을 제자리로 돌려보내 주는 것은, 내장탕의 남은 국물에 볶아 먹는 밥이다.
김치와 김 등 간단한 재료로만 볶은 밥은 고소하고 든든하게 속을 채운다.

땀을 양껏 흘리며 식사를 마칠 때쯤에는 몸이 한결 가뿐해짐을 느낄 수 있다.

'천안원조닭똥집'의 이종일 사장은 "닭내장탕은 양계장이 많던 천안에서 나온 음식"이라며 "비법 소스를 개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님들이 친구들과 와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면 그것이 나의 기쁨"이라는 말을 전했다.
 

천안원조닭똥집 

ⓒ2008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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