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맛에 실속까지 챙긴다...정성 가득한 밑밭찬 '주목'

“여기 이런 곳이 있었나?”

지인의 소개로 유성구 전민동 한국한의학연구원 맞은편에 위치한 샤브샤브전문점 ‘香味樂(향미락)’을 방문해서 드는 생각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나치는 곳이었는데 눈에 띄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 집은 붉은 벽돌에 한자로 쓰여진 간판이 고급 한정식집을 연상케 한다. 더군다나 그 흔한 네온사인마저 없어 시선을 잡기 힘들어 그냥 지나쳤으리라.

손님이 맛있는 향기에(香) 이끌려 찾아와 그 맛을(味) 보고 즐거워졌으면(樂) 하는 뜻에서 붙여진 香味樂. 식당 이름처럼 이곳은 깔끔한 맛과 실속있는 가격으로 만족감을 선사하는 곳이다. 1인분 8천원의 가격으로 웰빙음식 샤브샤브에다 우동과 볶음밥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샤브샤브는 육수에 소고기, 야채 등을 살짝 익혀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 육수와 육수에 넣는 재료의 신선도에 따라 그 맛이 결정된다. 香味樂의 육수는 갖은 야채, 해물, 과일로 푹 고아 만들어 비릿함 없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아 재료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싱싱한 야채와 얇게 저민 소고기를 하나하나 넣어 먹다 보면 국물은 더욱 맛이 깊어진다. 맛있는 샤브샤브를 정신없이 먹다 보면 국물에 잘 어울리는 우동과 볶음밥을 놓칠 수 있으니 양을 조절해야 한다. 우동은 김치를 넣어 칼칼하게 끓여준다. 그 뒤 약간 남은 국물로 만든 고슬고슬한 볶음밥은 입가심용이다. 기호에 따라 야채와 버섯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10여 가지가 나오는 밑반찬은 신선하고 정갈한 맛에 자꾸 젓가락질을 하게 된다. 표고버섯바지락볶음, 야채전, 배추김치, 나박김치, 계란찜, 양상치샐러드, 브로콜리, 도토리묵, 오이무침 등이 나왔는데, 방금 음식을 만든 것이 주방장의 정성이 묻어났다. 반찬도 철마다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단골손님을 즐겁게 한다.

식후에 내주는 녹차로 입안을 깔끔하게 해 주면 그 만족감은 배가 된다. 주메뉴는 샤브샤브요리지만 버섯전골, 버섯낙지전골, 버섯불낙전골도 선보이고 있다.

남편과 함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아(43) 사장은 “문을 연지 3년이 됐지만, 아직도 음식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말하기 부끄럽다”고 하면서도 식당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김 사장은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밑반찬 역시 손님상에 올리기 직전 만든다. 식당을 제대로 운영해 보겠다는 욕심에서다.

“처음에는 손님들이 고급 한정식집인 줄 알고 오지만 나중에는 단골을 자청하지요. 한 손님은 점심때 고객을 대접하러 왔다가 저녁에 가족들을 동반하고 오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식당 이름처럼 손님이 즐겁게 식사하시고 가셨으면 해요.”

고급한정식집 분위기

홀에 들어서면 전통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한국의 멋을 느끼게 한다. 짙은 갈색의 가구와 장식품에 창을 한지로 마감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테이블도 여유있게 배치해 다른 손님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식사할 수 있다.

3년 전 식당 문을 열면서 주인장이 직접 했다고 하는데 금방 내부수리를 한 것 같은 깨끗함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건물 1, 2층을 사용하고 있어 단체식사도 가능하다. 단골손님이 많아 예약을 해두면 좋다.

 

향미락

  • 메뉴 : 샤브샤브전골 1인분 9천원(우동, 볶음밥 포함)
 

상호 향미락
전화번호 042-861-6536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
휴무 매월 1/3주 일요일 휴무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민동 264-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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