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 정원을 본 딴 인테리어...광동+사천 풍 퓨전요리 '독특'

'중국 사람은 책상과 의자 이외에 다리 달린 것은 모두 먹는다. 또 비행기를 제외하고는 날개 달린 것은 모두 다 먹을 수 있다.'

중국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빗댄 말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중국 음식의 가짓수는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만년동에 위치한 중화요리 전문점 '천년의정원' 역시 다양한 음식과 메뉴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3가지 중식 코스와 6가지 저녁코스 요리가 고객들을 유혹한다. 이 외에도 다 세기조차 힘들 만큼 다양한 단품들이 두꺼운 메뉴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하지만 이집이 가진 진정한 경쟁력은 뛰어난 음식 맛 보다는 '파격적인 인테리어'에 있다.

인테리어를 위한 최고의 사치...모든 자재 중국에서 '직송'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일단 깔끔한 중국식 인테리어에 놀란다. 통유리로 제작된 한쪽 벽면에는 조용히 흐르는 인공폭포가 설치돼 있다.

1층은 홀, 2층은 예약 손님을 위한 룸으로 구성돼 있다. 간단한 식사를 위해 홀에 자리를 잡고 앉아도, 또 귀한 손님을 모시고 2층 룸을 찾아가도, 독특한 중국식 인테리어가 손님을 사로잡는다.
 

ⓒ2005 HelloDD.com

이런 인테리어는 '천년의정원'이라는 업소 이름과 관계가 있다.

사장인 최순오씨는 천년의정원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실업가. 업무상 중국을 자주 찾는 그는 여러 고대 정원을 방문하길 즐겨했다고 한다. 1천년이 넘도록 유지되어 온 중국의 4대 정원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것.
그는 "'중국 고대 정원의 느낌을 그대로 옮겨 식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천년의정원'을 오픈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천년의정원은 대덕의 미식가들 사이에서 중국풍 인테리어가 뛰어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벽지부터 시작해 의자 등 가구, 인테리어를 위한 동상 등 거의 모든 자재를 중국에서 직송해 왔다고.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최고의 사치를 부린 셈이다.

"거의 매일 오시는 손님도 있어요"...다양한 코스 요리로 고객들 '흡족'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쓴 만큼 음식 맛이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하지는 말자.

천년의정원 주방장인 정광호 씨는 서울의 S호텔 등 특급업소에서 다년간 근무해 온 베테랑 중국요리사다. 광동식 요리와 사천식 요리를 모두 만들 수 있으며 최근에는 중식을 기본으로 한 '퓨전요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단다.

매니저인 최연화씨는 "일주일에 4~5번 이상, 거의 매일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면서 "음식 맛이 좋다는 입소문으로 손님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은 적당한 편이다. 점심때 식당을 찾는다면 1인 기준으로 1만5천원부터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자장면 등 간단한 요리의 가격은 5천원. 맛과 인테리어를 감안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장 많은 고객들이 찾는다는 B코스를 주문해 봤다.

전체 요리로 나온 '해물 잣 연어샐러드'. 이름부터 퓨전요리라는 느낌이 든다. 훈제연어의 강한 향이 파인애플소스와 잘 어울린다.

이어서 나온 요리는 해물 누룽지 수프. 잘 구워진 누룽지가 전분을 사용해 걸쭉하게 만든 소스에 녹아 들어가며 독특한 소리를 연출한다. 각종 해물과 피망과 브로콜리 등이 잘 어우러져 담백한 느낌을 준다. 이어서 나온 요리는 유산슬. 죽순과 은행, 해삼과 돼지고기가 잘 조려져 있다.

천년의정원의 음식의 특징은 중국음식 답지 않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정갈함에 있다.

"한국 사람들이 싫어하는 느끼한 맛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최 매니저의 설명이다.

B코스에서 자랑할 만한 메뉴는 탕수복어다. 복어 살에 옷을 입혀 튀겨낸 탕수요리다. 여기에 오렌지를 직접 으깨 넣은 소스가 새콤한 맛을 낸다.

아무리 깔끔한 맛을 강조했다지만 중식을 코스로 먹고 있자면 입과 위가 기름기에 지치기 마련이다. 이 때쯤 등장하는 것이 깐풍새우. 마늘과 매운 고추기름을 듬뿍 넣어 잘 볶아진 요리다. 

마지막으로 코스요리의 단골메뉴, 꽃빵과 부추잡채가 등장한다. 꽃빵을 찢어 부추잡채를 하나, 둘 싸 먹다보면 더 이상 젓가락을 집어 들기 싫을 만큼 배가 불러져 온다.

하지만 식사와 요리를 먹는 위장은 따로 있다고 했던가? 코스요리의 마지막 순서로 식사가 나온다. 자장면과 사천탕면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평소 짬뽕을 좋아했던 분은 사천탕면을 선택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듯 하다.

한 직원은 '백짬뽕'이라는 말로 사천탕면을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흔히 먹을 수 있는 짬뽕에서 붉은 국물을 빼고 개운하게 마무리한 느낌이다. 하지만 흰색깔이라고 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 '사천탕면'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자장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타 중국집과는 다르게 볶아진 춘장 맛이 진하게 밀려오는, 옛날 자장면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천년의 정원

 
  • 메뉴: 점심코스요리 1만8천원~4만5천원, 저녁 코스요리 3만원~12만원, 삼선자장면 7천원 등.
 

상호 천년의 정원
전화번호 042-485-1796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 ~ 저녁 10시
휴무 휴일 없음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만년동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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