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바꿔봅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소와 과학 기술이 모여있다는 대덕밸리에서 우리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30년전의 낡은 장비로 과학교육을 받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대덕밸리에서 바꾸지 못하면 어디서도 할 수 없습니다. 학부모, 교사, 과학자들이 모였고 연구소측도 적극 협력하겠다니 초등학교 과학교육을 한번 뒤집어 엎어 보는 겁니다. 혁명을 하자는 것이지요"

10일 낮12시 카이스트내에 있는 벤처카페 아고라에서 대덕밸리 초등학생들이 제대로 된 과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아래 과학재단의 정현희 박사, 대덕밸리내 6개 초등학교 학부모, 과학교사, 연구소 관계자 10여명이 첫만남을 가졌다.

만화와 과학이벤트 등으로 과학대중화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아하사이언스의 배혜경 이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과학실습시간에 연구소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연구소에서는 매년 오래된 기자재를 처분하는데 이들 장비들을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기증했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소 과학자분들이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강단에 서는 것도 검토해봅시다. 연구소에서 공식적인 근무로 인정을 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2시간 가량 난상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는 대덕밸리의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실성없는 교육에 대한 뼈아픈 지적도 잇따랐다.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과학보조교사제도는 문제가 많아요. 연간 20만원으로 운영하라는데 학부모 과학자를 초대한 뒤 강사료로 얼마를 줘야 합니다. 주지 않으면 감사에 적발되고 주자니 받는 분이 더 어려워하고..."

이날 모임을 주최한 과학재단의 정현희 박사는 "학부모가 되어 초등학교를 방문해보니, 70년대 과학기자재가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과학교육 때문에라도 대덕밸리로 이사를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번 바꿔보자고 모였다"며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과학교육을 개선하는 것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학부모, 과학교사, 연구소 등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단지 초등학교 과학교육 활성화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첫사업으로는 과학기술의 보고인 대덕밸리 투어. 대덕밸리의 실태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 과학교사, 학부모들이 대덕밸리를 투어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것.

금성초등학교 최재연 과학부장은 "대덕밸리 투어는 연구소들을 둘러보면서 실제 초등학교에서 활용이 가능한 자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과학교과 개선을 위한 과학부장 모임도 따로 운영하기로 했다. 교과과정을 정리, 연구소등에 도움을 요청할 항목을 확정하자는 것.

교육프로그램이 어느정도 마련되면 대덕밸리내 6개 초등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과학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취지다. 학부모들은 과학교사들과 연구소측이 마련한 교육안이 통과되도록 구청, 시청 등과 적극적인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대덕넷 유상연/문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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