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사나이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사장이 그간의 행적을 담은 작품을 출간합니다. 제목은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입니다.

출판기념회는 4월3일 오전 11시 서울 하얏트 호텔 1층에서 개최됩니다.기적을 이룬 주인공들이 서울 나들이를 한 가운데 열립니다.대덕밸리인들도 초대받았습니다.뚝심있는 굴뚝 큰형님으로부터 한수 배울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은 책에 대한 중앙일보 배영대 기자의 서평입니다.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1980년대 초반 우리 만화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이현세씨의 `공포의 외인구단` 을 떠올렸다. 패배의식에 젖은 야구선수들만으로 한 팀을 구성하여 지옥훈련을 거쳐 공포의 승률을 기록한 역전 드라마의 전사들. 신간은 그런 만화 같은 이야기를 현실의 기업 현장에서 실천해 보인 한국전기초자㈜와 서두칠(62)사장의 성공 드라마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의 브라운관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한국전기초자에는 3년째 공휴일은 물론이고 명절도 없다. 3백65일 풀가동하는 공장의 선두엔 서사장이 있었다. 서울의 가족과 떨어져 구미에서 자취를 하는 서사장은 환갑도 회사에서 맞았다. 대표이사야 그렇다치고, 다른 직원들은 무슨 호강을 얼마나 하겠다고 일에 매달릴까를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감상 포인트다. 대부분이 남자인 직원의 부인들도 남편이 출근할 때 '일찍 들어오세요' 하던 말을 '열심히 일하세요'로 바꿨다. 믿어지지 않지만 실제 상황이다.

서사장이 부임하던 97년 말 이 회사의 경영상태는 최악이었다. 총부채 4천7백억원, 부채비율 1천1백11%, 퇴출대상 1호 기업. 거기다 77일간의 노사분규…. 당시 이 회사를 실사했던 경영컨설팅회사 브즈알렌 해밀턴은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99년 초 매출액이 1년 만에 2천3백77억원에서 4천8백42억원으로, 6백억원 적자에서 3백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뿐인가. 2000년엔 차입금 제로 선언, 전체 상장사 가운데 평가기업 5백42개 기업 중 경영평가 3위(중형기업으론 1위)를 기록했다. 우수기업에 상을 주는 평가단들도 믿기 힘든 혁신의 결과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검증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한국유리 계열사로 출발했던 이 회사의 현재 대주주인 일본의 아사히글라스 세야 회장도 '미러클(기적)!'을 연발했다.

그러나 서사장은 말한다. "기적은 없다. 우리는 단지 다르게 했을 뿐이다. 남들 잘 때 일하고, 놀 때 공부했다." 물론 전직원의 동참을 끌어낸 건 서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솔선수범. 컴퓨터 모니터의 수요가 늘어난 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조류의 변화를 예측하고 텔레비전 브라운관에서 컴퓨터 모니터로 주력품을 바꾸는, 일 중심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직원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책으로만 판단컨대 서사장의 `열린 경영` 방침이었다.

서사장은 모든 경영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며, 심지어 접대비도 공개한다. 서사장은 구조조정이 한국의 문화와 실정에 맞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인은 마음과 정(精)과 `끼` 를 중시한다.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따뜻함을 베풀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기업문화다." 실제로 그의 취임 일성은 '감원은 없다'였다. 대신 두배로 일하자고 요구했다. 성과 분배도 약속했다. 서사장은 "일과 행복을 따로 보지 않고 두가지를 모두 자신의 삶과 연결시킬 때 늙지도 않고 건강할 수 있다" 고 자신있게 말한다.

지금도 `희망의 페달` 을 밟고 있을 서사장과 한국전기초자 1천6백명 직원의 기업현장에 대한 집단적인 기록인 이 책은 한국 기업의 혁신 사례를 모은 양질의 책으로 추천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외국, 특히 미국의 경영사례만 모은 책이 90% 이상인 우리네 독서시장에서 이 책의 등장은 반가운 경영서이자 보편적 읽을거리임이 분명하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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