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자연스럽게 방송복귀 할 것"

당당하고 차분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 지난 24일 대덕밸리를 찾은 커밍아웃 방송인 홍석천씨(30)에 대한 인상이다.

홍씨는 이날 대덕밸리 체육공원에서 가진 대전지역 기자 친목모임 만사 정기모임에 참석해 지난해 9월 커밍아웃 당시와 이후의 심경을 2시간여 동안 담담하게 털어놨다.

홍씨는 이날 오른쪽 손목과 목에 간단한 링을 착용하고 검은 셔츠에 청바지의 간편한 차림으로 특유의 패션감각을 보여줬다. 화제의 방송 남자셋 여자셋에서의 예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여전했다.

-대전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청양이 고향이다. 지금도 부모님들이 고향에 살고 계신다. 청양중학교를 졸업한 뒤 남대전 고등학교(13회)에서 공부했다. 청양에서는 항상 전교 상위권을 유지했다. 집에서는 천재났다고 했다. 대전지역 향토사단인 32사단 문선대에서 근무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89학번이다. 대전에는 1년에 4-5차례는 온다. 얼마 전 아가씨와 건달들 대전공연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근황은 어떤가.
▲방송 출연은 일단 끊겼다. 최근 서울대에서 강연을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주최했는데 2시간여동안 동성애자 인권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진지한 토론시간을 가졌다. 반응과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서울과 인천지역 등 여러 곳에서 강의를 요청을 받고 있다. 주변에서 교수로 나서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를 받고 있다.(웃음)

-머리는 얼마나 자주깍나.
▲하루에 한차례씩 깍는다. 처음에는 한시간도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10분 정도면 충분하다.머리를 손질하면서 귀 등을 수도 없이 많이 다쳤다. 피곤하면 머리에 뾰루지가 나는데 가끔씩 피가나기도 한다.

-기자들에 대해서는.
▲기자들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섭섭한 부분이 많다. 처음에 커밍아웃 선언 당시 수많은 기자들이 찾아왔다. 어떤 신문이나 방송이든 그들에게 인간적으로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 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더니 최근에는 전화한통 없다. 인간적으로 약간 실망했다. 너무 이기적이다.

-과거 거론되던 외국인 애인과의 관계는.
▲네덜란드 출신인데 그 친구 하고는 이미 애인관계는 청산했다. 지금은 그저 친구일 뿐이다. 가끔씩 연락을 한다. 조금 전 대전을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도 전화통화를 했다. 옛날 네덜란드를 방문했는데 그 집 가족들이 나를 굉장히 반겼다.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와 다른 점은.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는 똑같다. 의식이나 생각하는 것이 모두 똑같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된다. 대상이 다를 뿐이다. 대개 30대 안팎, 결혼은 할 때 쯤 애정을 느낀다. 인생의 동반자를 가져야 할 시기에 일반인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느낀다. 이성간의 사랑이나 동성간의 사랑이나 느낌은 똑같다.(홍씨는 똑같다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국내 동성애자는 얼마나 되나.
▲게이 사우나에 두차례 가봤다. 토요일에는 하룻밤에 3-4백명은 들어간다. 자리가 없어서 누울자리가 없을 정도다. 그만큼 많다.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도 다수가 포함되어 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다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커밍아웃으로 국내 동성애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를 밝힌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다. 너무 한다. 동성애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최근 이와 관련된 법이 개정된다고 하지만 선진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걸음마를 뗀 것이라고 보면된다.

-호모라고 불릴 때의 느낌은.
▲호모는 우리가 흑인을 검둥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상대방을 비하하는 말이다. 게이라고 불러달라. 게이는 아시다시피 밝고 즐거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게이가 이런 성격이다. 분위기가 굉장히 밝다. 나를 보면 모르겠는가.(웃음)

-과거 소위 잘나갈 때 대전시가 제의한 유머 축제 참여를 거부했다고 전해들었는데.
▲처음 듣는 말이다. 제의 자체가 없었다.그럴 리가 없다. 커밍아웃 하기전 강원도 출신 연예인들과 함께 강원도에 간적이 있을 정도다. 그때 느낀 점은 대전 충남지역이 너무 소극적이라고 느꼈다.

-부모님들과의 관계는.
▲아직도 부모님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하다. 빨리 장가들라고 말씀하신다. 부모님들 생각하면 가슴아프다.

-아이문제는.
▲갖고 싶다. 입양이라도 하고 싶다. 진심이다.

-개그맨, 탤런트, 방송인 등이라는 많은 명칭이 있는데.
▲배우라고 불러달라.

-복귀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기다릴 것이다(방송복귀에 강 한 의지를 보임). 한때는 소송도(방송과 스포츠지에 대해)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판단됐다. (커밍아웃에 대해)인정을 받으려면 방송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자신에 대해 인정을 받는 길이다.

-경제적으로 어떤가.
▲쪼들린다. 과거에 벌어놓은 것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 상태로는 오래가기가 어렵다.

-커밍아웃이 책 출간을 위한 방법이라는 루머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 당시 최소 월 2천만원 이상 수입이 보장되어 있었다. 1년이면 2억원 이상의수입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연예계 생명과 직결되는 고백을 책 팔아 먹기위해 했다는 말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는게 몇개있다. 나름대로 배우 생활을 해나가면서 때를 기다릴 것이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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