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변호사나 세무사,회계사 등 인적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 윌리엄 밀러교수(76 컴퓨터과학과)는 4일 오후 4시 ETRI 대강당에서 열린 강연에서 성공벤처의 조건으로 벤처 생태계 조성을 꼽았다.

이날 강연이 열린 ETRI 대강당에는 오길록원장과 김의제 대전시정무부시장등 관계자들과 연구원,벤처기업인등 5백여명이 몰려 세계적인 석학의 강의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밀러교수는 이날 '기술은 어디에서 오는가(부제:Failures and Successes on the Internet:Current Directions)'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세계화와 신경제, 인터넷 경제, 기업의 실패 모델, 기업의 성공 모델 등에 대해 폭넓게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터넷 경제는 3년전 불이 붙기 시작해 지난해 피크를 이룬후 서서히 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붕괴(Collapse)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례로 그는 지난 98년 1백50억 달러 수준이던 벤처캐피털이 지난 99년 3백80억 달러,2000년 6백50억 달러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올 1분기에도 1백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경제와 관련해서는 "인터넷 경제를 한 순간의 이벤트성 행사로 치부하는 것은 실수"라면서 "인터넷은 소강상태라기 보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경제의 현실과 관련 "인터넷 경제는 이제 겨우 케즘(Chasme:기업의 경우 한단계 도약을 해야 하는데 매너리즘에 빠지는 위기의 시기)을 건넌 상황"이라면서 "더욱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밀러교수는 또 "e-비즈니스의 가장 큰매력은 코스트를 줄일수 있는 것인데 이런 면에서 인터넷은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포드자동차의 브라이언켈리 부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터넷의 미래를 낙관했다. 실패한 경제 모델로는 현실을 무시한채 너무 빠르게 혁신을 하는 것과 시장에서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식의 접근 등을 들었다.

성공한 경제 모델로는 'e베이'를 예로 든뒤 명확한 수익모델이 있어야 하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노하우의 보유여부와 철저하게 지원이 가능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강의를 마친뒤 밀러 교수는 질문과 답변의 시간도 가졌다.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나 회계사 세무사 등 기업을 측면에서 도와 줄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한국벤처도 이같은 처지인데 이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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