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10일 'X-STEM' 온라인 개최···화학·우주 등 다채로움 선사
한재권이 보는 미래···"인간과 로봇 각자의 장점 명확히 알아라"
"격변하는 시대, 묻고 생각하고 행해라" 융합·독서·자신감 강조

9일 진행된 바이오 주제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이은경 IBS 박사,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손지웅 건양대병원 과장, 정지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사진=대덕넷>
9일 진행된 바이오 주제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이은경 IBS 박사,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손지웅 건양대병원 과장, 정지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사진=대덕넷>

10일 진행된 4차 산업 주제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임현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최우성 한전 전력연구원 박사, 김종헌 대전과학고 선생, 조영주 ETRI 박사. <사진=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10일 진행된 4차 산업 주제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임현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최우성 한전 전력연구원 박사, 김종헌 대전과학고 선생, 조영주 ETRI 박사. <사진=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과거에는 딴따라라고 불리던 가수가 지금은 K-POP으로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세요. 부모님들도 아이들을 믿어주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주세요. 호기심을 쫒아가면 미래 사회의 요구 역량은 저절로 길러질 것입니다."(김종헌 대전과학고 교사)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에는 각자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눈이 중요합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생각하고 행한다면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는 한층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한재권 한양대 교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국내 최고 과학자 50여명이 총출동했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과학 강연 프로그램 'X-STEM'에선 진로선택 기로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과학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빗대며 조언하는 등 인생 선배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막연한 미래를 바라보는 학생들은 물론 부모님들까지 참석, 약 1800명이 X-STEM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올해 X-STEM은 화학, 생물, 우주, 물리, 정책 등 과학의 전체를 아우르는 19명의 강연자와 역대 '사이언스 슬램D' 우승자 20명의 강연을 듣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과학자를 꿈꾸듯, 뉴비(Lv.0)로 시작해 최종 과학자(Lv.5)까지 레벨업하는 방식으로 연출된 것이다. 과학의 다채로움과 게임 형식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 "도전하고 경험하며 즐겨라"

1회차 토크콘서트는 바이오를 주제로 의사, 과학자, 기업인이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위해 한데 모였다. 낮에는 의사, 저녁에는 기업 수장으로 활동하는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한테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며 "누군가의 충고는 경험에서 나온 것이니 잘 새겨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내비쳤다. 

손지웅 건양대병원 과장도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1~2년 늦어지는 건 인생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많은 경험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접목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이도 있었다. 이은경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사다. 어떠한 일에도 의문을 품고 재확인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독립적인 사고가 과학자로서의 출발점이라고 해석, 정지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으라는 조언을 건넸다.

4차 산업을 주제로 진행된 2회차 토크콘서트에선 격변하는 시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한 조언이 이어졌다. 김종헌 대전과학고 교사는 "4차 산업혁명은 기회"라며 "데이터, AI와 같은 새로운 도구가 주어진 현재에 이를 장난감 다루듯 갖고 놀면 미래 직업도 활짝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성적 외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 좋아하는 것에 쏟아내는 열정과 시간은 몇 배 이상의 효율을 낸다"며 "자기만의 철학으로 인생 포트폴리오를 만들다 보면 꿈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75세에 붓을 든 한 할머니는 102세까지 1600점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됐다"며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것이 나중엔 최고가 된다. 열심히 나아간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답했다. 

최우성 한전 전력연구원 박사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할 것을 제안했다.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급변하는 시대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독서를 통한 융통성 형성을 강조했다. 

◆ 코로나 이후, 4차 산업혁명 속 인류는?

지난 9일 자리한 김상욱 경희대 교수는 코로나 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무대에 올랐다. <사진=대덕넷>
지난 9일 자리한 김상욱 경희대 교수는 코로나 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무대에 올랐다. <사진=대덕넷>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과학 강연 프로그램 'X-STEM'에선 한재권 한양대 교수가 자리해 미래 인간-로봇 공존 시대에 대해 강연했다. <사진=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과학 강연 프로그램 'X-STEM'에선 한재권 한양대 교수가 자리해 미래 인간-로봇 공존 시대에 대해 강연했다. <사진=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행사 첫날 자리한 김상욱 경희대 교수는 과거를 현재에 빗대 코로나 이후 미래를 그렸다. 그가 내린 답은 "예측할 수 없다"였다. 과거 전쟁 무기로 개발됐던 폴리염화비닐리덴, 폴리에틸렌 등이 지금의 지구온난화 주범인 비닐, 플라스틱이 된 것처럼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일은 첫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불확실한 미래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변하지 않는 것들을 챙기는 것"이라며 "지구의 주인은 미생물, 즉 바이러스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바이러스 파멸이 아닌 공생의 길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인간에게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로봇에게 어려운 일이 인간에게는 쉽다."

로봇공학자인 한재권 한양대 교수가 인용한 '모라베의 역설'이다. 그는 인간과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히 나누고 각자의 분야에서 협업하는 모습, 즉 모라베의 역설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라고 말했다. 

로봇과 인간이 함께 하는 세상은 서로 잘하는 분야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로봇과 인간의 업무를 분리하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인간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창의성, 감수성, 공감 능력, 사고, 모험심"이라며 "이들이 우리의 임무고 세상을 만들어나갈 키워드"라고 했다. 그는 "미래 직업은 없어지는 것이 아닌, 구체화되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인간이 잘하는 부분을 생각하고 준비해라. 그리고 로봇과 공존하는 삶을 꿈꿔라. 새로운 산업과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인 X-STEM은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개최가 어려운 점을 고려, 최초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대전광역시 주최, 대전마케팅공사, 사단법인 벽돌한장, 대덕넷이 주관한 X-STEM은 행사 이후로도 홈페이지를 통해 과학자들의 강연과 퀴즈를 만나 볼 수있다.

아래는 X-STEM 강연자 명단(이름순). 

X-STEM 연사자. 생물, 화학, 물리, 과학정책 등 다양하다. 강연을 듣고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진=대덕넷>
X-STEM 연사자. 생물, 화학, 물리, 과학정책 등 다양하다. 강연을 듣고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진=대덕넷>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김화정 건양사이버대 겸임교수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문성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서민호 KISTI 박사 ▲양은진 극지연구소 박사 ▲오동엽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윤지중 베를린공과대 교수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사 ▲이제현 한국에너지연구원 박사 ▲이태형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장 ▲이항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임준호 ETRI 박사 ▲임현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장상현 IBS 박사 ▲최우성 한전 전력연구원 박사 ▲최효경 한국식품연구원 박사 ▲홍성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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