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동 공영주차장 부지, 대전 스타트업파크 거점지로 개발
"인근건물 10개 매입, 2022년 말까지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
중기부 지원금 126억원, 신한금융그룹 1000억원 등 풀가동


대전 스타트업파크 조성 계획안. <영상=대전광역시 제공>

대전광역시가 2022년 말까지 유성구 궁동 인근을 스타트업파크로 탈바꿈시킨다. 궁동 공영주차장 부지를 대전 스타트업파크 거점 건물로 조성하고, 인근 건물 10개를 매입해 기술창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창업 공간 운영은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VC)에 맡겨 민간 주도형 창업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공공이 아닌 민간이 중심이 되는 혁신 생태계가 조성돼 대전시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 

대전시는 1973년 출범한 대덕연구단지를 통해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혁신 거점을 만들었다. 초창기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공공은 국가 경제 발전과 혁신을 이끌었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기술 혁신 생태계가 도래하면서 역할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대전이 도약하려면 무엇보다 과학기술 인프라와 인력 속에서 창업가들이 나올 수 있는 민간 창업 생태계 구축이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는 이달 10일 중소벤처기업부 '2020년 스타트업파크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설계비 5억원과 스타트업파크 조성비 121억원을 지원받는 사업이다. 대전시는 이번 지원금과 지난해 12월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투자받은 1000억원을 스타트업파크와 투자펀드 조성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전시는 궁동 공영주차장을 4층 규모의 스타트업파크 거점 건물로 탈바꿈시키고 인근 건물 10곳을 매입, 리모델링하는 비용으로 스타트업 조성비 126억원과 신한금융 투자금 200억원을 책정했다. 신한금융 투자액 800억원은 창업 기업 투자 펀드로 조성될 예정이다. 

스타트업파크 거점 건물에는 기업 입주공간을 비롯해 코워킹 스페이스, 문화·체육 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2층에는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실패해도 지속 지원할 수 있는 재도전 캠퍼스가 조성된다. 인근 건물 10곳 중 7곳은 창업 공간, 3곳은 주거 공간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스타트업파크 선정 전부터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이 완성된 창업 공간 2곳은 현재 대덕벤처파트너스와 로우파트너스가 운영사로 입주해 각각 스타트업 4~5곳을 육성하고 있다. 

대전 스타트업파크 조감도.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대전 스타트업파크 조감도.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대전시가 발표한 스타트업파크 선정 계획.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대전시가 발표한 스타트업파크 선정 계획.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지역 창업가, 정주 여건 마련

박문용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장은 "스타트업파크 건물 10곳 중 3곳은 주거공간으로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전국 각지에서 기술창업을 하려면 대전에 올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시는 공공이 스타트업파크를 조성하지만, 민간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었다. 세계 유수 창업 생태계 모두 투자자, 창업가, 예비 창업가가 자발적으로 모여 생태계를 구축하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대전에 창업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아 KAIST 등에서 배출된 창업가들은 지역을 떠나 관련 생태계가 구축된 서울이나 판교로 떠났다. 

이를 해결하고자 대전시는 스타트업파크 운영을 민간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VC)에 맡겨 창업가-투자자 간 연계를 추진한다. 박문용 과장은 "대전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많은  21개 민간 엑셀러레이터가 있다"면서 "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파크 안에서 창업 기업을 발굴,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파크 인근에는 KAIST·충남대와 출연연이 인접해 있어 창업 생태계로 적지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대전 TIPS(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타운도 구축 중이고,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씨엔티테크도 자체적으로 건물을 짓거나 인근에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 지역이 전국 최대 '창업 생태계'로 거듭날 수 있을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스타트업파크 사업 지난해 고배, 그러나 합심

왼쪽부터 장효양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혁신성장본부장, 박선희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 주무관, 박문용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장, 오성업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 창업지원팀장.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부터 장효양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혁신성장본부장, 박선희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 주무관, 박문용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장, 오성업 대전시 기업창업지원과 창업지원팀장. <사진=김인한 기자>
대전은 지난해 스타트업파크 사업 공모를 인천에 내줬으나 올해 평가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사업을 따냈다. 스타트업파크 사업 선정에는 대전시뿐만 아니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유성구청 등 지자체 창업 기관들의 보이지 않는 합심이 있었다. 

장효양 대전혁신센터 혁신성장본부장은 "지난해 고배를 마신 다음 날부터 시와 혁신센터가 한팀을 짜고 부족했던 점을 복기했다"면서 "당시 창업 생태계 조성에 선투자가 부족했고, 올해는 스타트업파크 공모 전부터 궁동에 건물 3개를 매입해 민간 투자사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파크 공모 현장 실사단도 대전이 선구축한 창업 공간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

특히 대전시는 올해 초부터 궁동 공영주차장 부지를 스타트업파크 거점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유성구청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해당 부지는 유성구 재산인 만큼, 대전시와 유성구는 행정 재산 교환 절차를 통해 부지를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스타트업파크 창업가가 투자자, 지원기관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K-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지역에 특화된 유망 사업을 발굴하고 혁신 아이디어 검증과 멘토링을 통해 사업화 지원, 투자유치 역량 강화, 글로벌 진출 등 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대전시는 2022년 10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11월부터 입주하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궁동 공영주차장 개발로 인해 대덕특구 순환버스, 공유 전동킥보드, 타슈 등을 교통 인프라 개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대전광역시가 내놓은 스타트업파크 교통 인프라, 접근성 개선 방향.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대전광역시가 내놓은 스타트업파크 교통 인프라, 접근성 개선 방향. <사진=대전광역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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