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무 개시···"산-학-연으로 시민 이익 구조 실현하겠다"
"대전시, 구(區) 균형 발전과 타 지방 성장 도울 의무 있어"

최근 대전시가 정무부시장 명칭을 과학부시장으로 바꾸고, 융합연구혁신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등 대전시를 명실상부한 과학 도시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내비치고 있다. 그중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 설립도 이같은 대전시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17일 DISTEP 초대 원장직(임기 3년)에 임명된 고영주 박사는 현재를 '기회의 창이 열리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대전시의 이러한 행보가 '융합', '협업', '공생'을 외쳤던 지난 수년간의 결실이기에 DISTEP이 장작으로서 불을 지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고 초대 원장은 지난 30여년을 한국화학연구원 책임 연구원으로 지내며 미래전략본부장,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거쳤다. 국제·남북 협력도 주도했다. 대덕특구 역사의 반 이상을 함께 보내며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해 특히 일가견을 보인 인물로 손꼽힌다.
 
그의 이번 DISTEP 주목표 또한 '지방 성장을 돕는 대전', '과학기술로 잘 사는 시민'이다. 그는 "DISTEP이 컨텐츠를 만들고 시민들의 마음을 자극하면 새로운 도전이 생길 것"이라며 "지역 주도 혁신을 희망하는 마음들이 새록새록 나오는 가운데, DISTEP으로 하여금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성과물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일상 불편함, 출연연-대학-기업 해소 "시민에게 이익을"

고영주 DISTEP 초대 원장은 과학도시 대전을 위해 산·학·연 협력의 시민 이익 구조와 지방 발전 균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진=이유진 기자>
고영주 DISTEP 초대 원장은 과학도시 대전을 위해 산·학·연 협력의 시민 이익 구조와 지방 발전 균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진=이유진 기자>
고영주 초대 원장이 그린 DISTEP 청사진은 협업을 통한 지역민 이익 구조다. 전략으로는 크게 '시티즌 사이언스'와 '일상 불편함 해결'. 시티즌 사이언스는 연구 전반적 과정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형태다. 적은 인력으로 할 수 없는 데이터 수집과 같은 연구 활동을 시민들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고 초대 원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내용 중 하나다. 미세먼지, 공장 악취 등 시민들이 겪는 일상 문제점을 과학기술로 해결해주는 것이다. 대전 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기업들이 협업해 문제점을 제품·서비스로 이으면 새로운 벤처 생태계, 나아가 세계적 테스트베드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할 것이란 의미다.

출연연-대학-기업의 융합은 누누이 제기돼왔지만 대부분 각자도생이었다. 고 초대 원장은 "신기술은 서로 간 (기술적) 결핍 부분을 융합으로 채워주면서 나온다"며 "대전은 대덕특구가 있음으로써 미래 융합 기술·제품 개발 가능성이 어느 도시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는 독거노인들의 노후 주택을 예시로 들었다. 냉·난방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노후주택의 경우 출연연에서 에너지 효율·개선 방안 등을 파악한 뒤 개발된 제품·서비스를 상용화하면 기업과 복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고 초대 원장은 "시민들이 자신의 주거지역 환경, 안전 문제 등 개선점을 주도적으로 제시할 때 복지와 산업이 연결된다"고 했다. 그는 "대덕특구 자원으로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공익적 역할과 기업 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며 "DISTEP 예상 인력은 30여명이지만 몇백, 몇천 명이 돌아가는 구조로 이를 잇는 실 역할을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 "대전, 지방 성장 지원 의무 있는 도시"

지난 50여년 간 정부로부터 국가발전을 명목으로 투자돼왔던 대전은 혼자만이 아닌, 타 지방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고 고 초대 원장은 주장했다. 타 지방과 협업해 전국의 상생효과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적 계획으론 대전과 근접한 세종, 오송, 천안, 청주 등을 연결해 과학 행정 신도시로서의 탄생이다.

지역 균형 일환으로, 대전시 내 구(區) 쌍방향 발전도 언급됐다. 그는 "대덕특구라하면 시민들은 유성구 발전만을 생각한다"며 "최근 대덕구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동구, 중구, 대덕구 등 시민들에게 DISTEP이 대덕특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목표했다. 

고 초대 원장은 올해 남은 하반기 동안 출연연 소속 인재들을 DISTEP에 파견시켜 협력 물꼬를 트고 싶다고 말했다. 여태껏 대전시 산하 기관에 출연연 파견 사례는 없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걸 안다면서도 그는, 대전 시민들에게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AI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반 협업 커뮤니티도 준비 중에 있다. 그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창발이 일어나고,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보자는 의미에서다. 고 초대 원장은 "DISTEP이 콘텐츠를 만들고 대전 시민 마음을 자극하면 새로운 도전이 생길 것"이라며 "시민과 합심해 10~20년 뒤엔 대전을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DISTEP이 앞장서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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