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사회적 거리 두기 피력···"마트 나온 손님 수 만큼 입장 가능해"
"아프리카, 기저질환인 결핵·에이즈와 변종 시 사태 걷잡을 수 없어"

KOSEN 회원들은 미국, 남아공, 중국, 프랑스, 핀란드 등 각국의 코로나19로 인한 현황을 'KOSEN 이슈토론'에 공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KOSEN 회원들은 미국, 남아공, 중국, 프랑스, 핀란드 등 각국의 코로나19로 인한 현황을 'KOSEN 이슈토론'에 공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기하급수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각국 현지 상황은 어떨까?


세계 한인 과학자들의 지식 공동체인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회원들은 각국의 코로나19 소식을 'KOSEN 이슈토론'에 공유했다. KOSEN은 현재 72개국에서 한인 과학자 14만 70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 아시아 상황은?···"말레이시아는 비대면 정책, 중국은 가족 간 유대 깊어져" 

말레이시아 경우 이슬람 교도들의 종교 행사 이후 급속도로 상황이 악화돼 지난달 18일부터 14일간 이동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고 현지 회원은 전했다. 그는 싱가포르, 태국과는 국경봉쇄 상태이며 대학은 국공립·사립을 포함해 휴교를 실시, 말레이시아 페낭 과학대(USM)는 올 9월까지 전면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정책 실시로 전화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신고와 국공립 병원 안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정부기관에서는 문자로 관련 소식을 실시간 전송한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정부 브리핑은 매일 오후 5시 30분에 집계, 오후 6시에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19 최초 발원지인 중국은 어떨까. 중국 현지 회원은 중국이 바이러스 확산 통제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IT 기술로 바이러스 전염·이동 통제가 지역·직장별로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강력한 중앙정부 정책에 따라 지역별 봉쇄와 즉각적 임시병원 설립, 의료인들의 자발적 동참 등의 조치로 3월 초·중순 이후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그는 시민들이 핸드폰으로 발급하는 건강체크 카드가 녹색이어야만 이동할 수 있고 3월 초부턴 직장인들도 정상적인 업무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집안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가족 간의 유대가 더 깊어졌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위생관리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게 되었고, 손 씻기를 자주 하는 등 좋은 습관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 "미국, 마스크 대란·사재기 현상 多 캐나다는 마트 입장 시 나온 손님 수 만큼만"

미국은 비교적 늦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지만 현재 급속도로 퍼져 감염률은 이탈리아보다 더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 회원은 미시간(Michigan) 주가 코로나19 감염자 수 1천명이 넘고 이달 13일까지 외출금지령이 내려졌으며 환자 발생 후 고기·화장지·파스타 등 생필품 품절 현상을 겪고 있다고 내비쳤다.

그는 매일 코로나19 브리핑을 보며 저녁을 먹고 식료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위해 3주째 집에서만 인스타카트를 이용하며 지내고 있다고 피력했다. TV에서 마스크 권고가 나간 후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한국 본가에 연락해 마스크 8개를 EMS로 보내달라 한 상태라고 한다. 

지난달 24일, 하이드록시 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을 환자에게 잘못 사용해 죽게 되는 사례까지 보도, 정부는 현 상태의 심각성을 보여주지만 젊은이들이 남부 해수욕장들에서 비치 파티하는 모습을 비치며 국민의 빈축을 샀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현재 GM, 포드 등에서 산소호흡기와 마스크 제조 작업을 시작하고 주 정부는 임시병상 확보를 위해 열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정은경 본부장처럼 캐나다에도 코로나19 적극 방어로 국민의 적극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 있다. 캐나다 현지 회원은 주 정부의 수석의학사무관이 매일 오후 3시 반에 시행되는 언론브리핑 뒤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수석의학사무관이 입고 나오는 옷 디자인마저 이슈가 될 정도라고 표명했다.

그는 주 정부가 150명 이상의 모임을 금하다 최근 그 기준이 50명 이상에서 15명으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필수적이지 않거나 신체접촉이 필수인 가게는 전부 문을 닫고 위반 시 패널티를 부여, 공원시설은 이용이 금지됐다고 일축했다.

하루당 2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에 필요한 의료인력을 충원하고자 꼭 필요하지 않은 피검사나 X-ray, CT, MRI 등도 다 미뤄진다고 그는 밝혔다. 마트에서도 2m 사회적 거리가 주어져야 하므로 장을 보고 나오는 사람 수만큼 손님을 허용하고 있는 상황. 그는 주 정부와 연방정부도 당장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지속적인 자금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프랑스 "통행금지령 내려졌지만 바빴던 삶 속 잠시 숨 고르는 사색의 시간"

현재 코로나19 사망자 최다국가 이탈리아 거주 회원은 하루에 앰블란스 소리를 수십 번 듣는다고 한다. 밤에 듣는 소리는 고역이긴 하나 그래도 조금씩 줄어드는 숫자를 보면 희망이 보인다는 것. 

사재기는 거의 없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트를 가며 다들 1미터 정도 거리를 둔 채 장을 본다고 현지 회원은 전했다. 특히 동료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코로나 대처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곤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스위스 근처 뮐루즈라는 교회에서 집회가 있은 후 많이 퍼져나갔고, 현재는 독일-스위스 인접 국경도시들에 감염자들이 많다고 한다. 식료품이나 약국, 하루 한 시간 이하 조깅이나 산책하는 것 정도가 허용되는데, 나갈 땐 자신이 서명한 통행증명서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표했다.

그는 확산 초반에는 마트 사재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물품과 식품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마스크는 의료진 위주로 공급되어 구하기 어렵고 바깥거리는 텅 비어 황량하다는 의견이다. 

현지 회원이 있는 한인회에선 카톡으로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며 정보 강국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자부했다. 거리가 조용해 마치 거대한 묘지 같기도 하지만, 현재가 자신과 타인을 돌아볼 사이도 없이 열심히 뛰기만 하던 삶 속 잠시 숨을 고르는 사색의 시간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핀란드 현지 회원은 코로나19 확산이 타국적자의 핀란드 방문이 아닌 핀란드 거주자들의 타국 여행으로부터의 복귀가 주원인이라고 토로했다. 대부분이 1~2월에 따뜻한 서남부유럽지역으로 여행을 갔다가 확진된 상태로 귀국해 바이러스를 전파했고 아직도 2천명이 넘는 핀란드인들이 여행지에 있다고 한다. 정부는 해당 여행자들의 복귀절차와 격리시설 마련 등의 대책에 힘쓰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수도권 지역 봉쇄 명령이 내려져 타 지역 왕래 시 벌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조치가 시행되었다고 표시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로 안일했던 핀란드 정부의 초동대처가 지금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감염자 확산을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검사도 한국처럼 속전속결로 이뤄지지 않아 병원에서 제대로 된 검사·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에서 자가격리하는 케이스가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 아프리카 "기저질환인 결핵·에이즈와 결합 시 사태 걷잡을 수 없을 것" 

의료 기술이 취약한 아프리카 대륙 국가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아공 현지 회원은 지난달 26일 남아공 정부가 전국적 봉쇄 조치인 '록다운'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달 16일까지 이동 제한, 상업·시설 운영중단, 교통 제한, 국경 통제·입국 제한, 격리 검사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이번 조치로 국민의 활동에 제한이 커지기에 내수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남아공정부가 보건부와 자원봉사자 경찰(SAPS) 1만명을 동원해 인구밀집도가 매우 높고 열악한 환경의 타운십 등 고위험지역을 중심으로 각 가정을 방문,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회원은 아프리카 국가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기저질환으로 만연한 결핵, 에이즈바이러스(HIV)와 결합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며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하지 않고 구하기도 매우 어려운 점도 이에 한 몫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시민들은 의료진과 보건부 직원 등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녁 8시가 되면 동시에 베란다에 나와 박수치고 환호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호주, 의료수준↑ 국가밀집지역↓··· "한국과 비슷한 추이 예상"

호주는 입국자에 대해 사전 차단과 2주간 격리 조치를 했으며 현재는 자국민의 국외 여행을 포함, 국내 여행도 제한 조치하고 있다고 현지 회원은 답했다. 그는 인구가 많지 않고(한국의 절반) 인구밀집 지역인 시드니와 멜번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잘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풀이했다.

현재는 3단계 폐쇄조치(셧다운)를 진행 중이며 최대 2명까지 함께 다닐 수 있다고 표명했다. 70세 이상은 반드시 집에서 자가 격리해야 하며 위반 시 빅토리아 주에서 16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는 등 강력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회원은 연방정부와 주 정부 사이의 지침이 서로 다르기도 하다며 아이들 케어 문제로 연방 정부는 학교 개방을, 주 정부는 학교 폐쇄를 바라고 있다고 해석했다. 

많은 가게가 문을 닫고 대량의 실업자 발생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그는 내비쳤다. 호주에는 상당수의 유학생(중국계 유학생만 20만명 이상 추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 우려와 함께 생활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회원은 대부분 국민이 국가의 조치에 불만은 있지만 잘 따르고 있고 코로나19 감염자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지 않으며, 나름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기에 한국과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이라 분석했다. 국가과학연구기구인 CSIRO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동물 임상시험을 실시한다고 하니 작은 희망의 불씨가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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