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씨사이언스, 렘데시비르 공개 특허 바탕 연구개발
최종류 대표 "기획마치고 5월중 첫 샘플 생산"
"신변종바이러스 대응위한 다양한 화합물 개발 필요"

최종류 제이앤씨사이언스 대표는 LG생명과학 재직시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베시포비르(Besifovir, LB80380)'를 개발했다. 제품명 80380은 이후 회사, 개인전화번호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은 베시포비르 설명 포스터. LG측의 배려로 제이앤씨사이언스 연구소 입구에 자리해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
최종류 제이앤씨사이언스 대표는 LG생명과학 재직시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베시포비르(Besifovir, LB80380)'를 개발했다. 제품명 80380은 이후 회사, 개인전화번호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은 베시포비르 설명 포스터. LG측의 배려로 제이앤씨사이언스 연구소 입구에 자리해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 확산으로 확대되며 사망자도 늘고 있다. 의료진과 관계자들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과학계에서 진단제와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는게 사실이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주목된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중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오는 4월께  임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길리어드 본사도 연구자와 보건당국자의 요청에 무료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국내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업계에서는 국내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물량 확보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로 실제 치료제 생산까지는 당장 넘어야할 단계들이 존재한다. 급속히 늘어나는 환자수에 따른 생산 가능 여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험실 수준에서 실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수량을 맞추는 공정개발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대덕 바이오벤처에서 렘데시비르 특허를 바탕으로 치료제 생산 공정개발에 들어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약개발 벤처 제이앤씨사이언스(대표 최종류)가 자체 예산으로 공개된 렘데시비르 특허를 활용, 최적의 치료제 공정 연구에 들어갔다. 연구를 통해 5월이면 국내에서 치료제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 B형간염 치료제 경험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공정기술 쌓는다

최종류 대표는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지속될 것이라며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필요성을 당부했다. 이번 제이앤씨사이언스가 자비를 들여 치료제 공정개발에 나선 것도 기술 축적의 일환이다.<사진= 길애경 기자>
최종류 대표는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지속될 것이라며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필요성을 당부했다. 이번 제이앤씨사이언스가 자비를 들여 치료제 공정개발에 나선 것도 기술 축적의 일환이다.<사진= 길애경 기자>
최종류 대표는 LG생명과학 재직시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인 '베시포비르(Besifovir)'를 개발한 주역이다. 1998년 처음 연구를 시작해 베시포비르를 연구개발하고 임상 2상까지 그의 손길이 담겼다. 2012년 LG는 베시포비르의 판권을 일동제약에 넘겼다. 일동제약은 임상 3상을 거친 후 허가를 통해 2017년 9월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신약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연구개발부터 신약까지 18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최 대표는 개발부터 임상 2상까지 바이러스 치료제 전 과정을 직접 체득한 몇 안되는 연구자인 셈이다.

그는 2008년 LG에서 나와 신약 벤처1호인 크리스탈지노믹스를 거쳐 2012년 창업했다. 분야는 암 치료제 신약개발이다. 최 대표는 "신약 개발은 연구자로서 의미가 크다.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부터 개발까지 한 사이클을 하면서 연구자로서 보람도 컸다"면서 "LG에서 나와 암치료제 개발로 창업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치료제에 관심이 컸다. 그러나 신변종 바이러스는 실제 시장이 넓지 않아 작은 벤처에서 지속하기는 쉽지않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기술 축적 필요성을 직감했다. 내부 논의를 통해 공개된 렘데시비르 특허 자료를 분석해 필요한 시약을 구입하고 특허를 발전시킬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설계에 들어갔다. 제이앤씨사이언스는 16단계의 공정 특허를 발전시켜 5월에 소량의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개발하는 것과 시장의 요구에 맞는 치료제는 별개이듯이, 치료제 생산은 새로운 영역이다.  효율, 가격 여러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생산량 단위에 따라 설계, 연구, 정제 등 공정을 기획하고, 실험실연구, 파이럿 생산, 상업생산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양이 많을수록, 대량생산일수록 완벽한 공정개선이 필요하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길리어드사도 생산량을 당장 크게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안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도 필요에 따라 대형 제약사들이 참여해 각각 역할을 하면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는 양, 비축분을 만들수 있어야 한다. 기술을 축적해 둬야 한다"며 개발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국내 활용을 위해 렘데시비르 물질 특허 문제도 길리어드사이언스사와 해결해야 할 요소다. 최 대표는 "정부가 국가비상을 선포하고 특허가 만료되기전이라도 치료제를 사용하겠다고 하면 이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양한 신변종 바이러스 지속될것, 치료제 후보 개발해둬야

최 대표는 신변종 바이러스의 지속 발생을 예상하며 다양한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새롭게 등장할 바이러스를 예측하고 예방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속해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생때마다 진단, 치료제 개발로 우왕좌왕하다가 사라지면 그만 두는 상황을 반복하게 된다"면서 "다양한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해 둘 필요가 있다. 여러개 만들어 뒀다(IND, 신약임상허가)가 신종 바이러스 발생시 효과 여부를 확인해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발적인 신변종 바이러스 치료제는 당뇨, 고혈합, 진통제처럼 대중적인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벤처에서 나서기 어렵다"면서 "정부에서 과제를 통해 다양한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