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세포공장연구센터,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안치용 박사 "신개념 녹조제어 기술 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이 미생물 상호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녹조 발생과 소멸에 대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앞으로 이를 활용할 경우 신개념 녹조 제어 기술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안치용 세포공장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녹조의 마이크로바이옴 상호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미생물학적 녹조 발생·사멸 과정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일컫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 간의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개발과 불치병 치료법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모든 미생물은 서로 간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상호 작용을 한다. 녹조 발생 과정에서도 이러한 미생물의 상호 작용이 작동하지만, 자세한 메커니즘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녹조 원인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마이크로시스티스 네트워크 분석 결과, 미생물은 더욱 밀접한 상호 작용하는 구성원들끼리 모듈(module)이라는 단위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대전 대청호 미생물들이 10개 미만의 주요한 모듈을 형성함을 확인했다.

생명연 연구팀은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속한 모듈에 있는 미생물들은 녹조 발생 시기에 맞춰 동시에 증감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모듈의 미생물들은 녹조의 발생과 사멸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에선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수도아나배나라는 다른 남조류와 매우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마이크로실라시, 피렐룰라, 뱀피로비브리오날레스 등의 박테리아와도 밀접한 상호작용을 보였다. 

미생물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티스 우점이 계절별로 다른 점을 확인했다. 우점이란 생물 군집에서 특정 종이 가장 많은 개체 수를 가지고 있어 전체의 성격을 결정하고 그 군을 대표하는 것을 말한다. 

여름철과 가을철 우점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은 달랐고, 상호작용하는 미생물의 종류도 달랐다. 여름철 우점 마이크로시스티스 유전형이 더 다양했으며, 네트워크도 복잡했다. 반면 가을철 우점 유전형은 단 2개였으며 네트워크도 매우 단순했다.

또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여름철 녹조 사멸에는 뱀피로비브리오날레스라는 기생성 남조류가 가을철 녹조 사멸에는 스키스토디압토머스라는 동물플랑크톤의 기여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 

안치용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녹조가 발생, 사멸하는 과정에서 어떤 미생물들과 상호작용하며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구체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최초로 밝혔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차후 녹조 발생에 도움을 주는 특정 박테리아 군집의 특성을 이용해 이들의 생장을 억제하는 환경 조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녹조 제어기술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및 수자원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Water Research' 12월 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Network analysis reveals succession of Microcystis genotypes accompanying distinctive microbial modules with recurrent pattern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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