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덕열린포럼, 모종린 연세대 교수 초청
"지역 특색 있어야 기업, 과학인재도 유치 가능"
국토 면적 11.8%에 수도권 인구 절반···"로컬이 답"

로컬(지역)이 시대 화두로 떠올랐다. 획일적인 한국 도시문화에 변화를 만들어내면서다. 창조적인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지역 특색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기업은 매력과 차별성에 끌리는 존재다. 로컬 브랜드가 기업과 인재를 모으고 있다. 일, 주거, 놀이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자생적인 도시산업 생태계가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11월 대덕열린포럼'을 찾은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창조적인 소상공인이 만드는 지역 혁신과 대전 대덕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그는 창조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3개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종사자, 문화 예술인, 창조적인 소상공인(로컬 크리에이터)이다. 그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주도하는 지역 생태계가 구축돼야 창조 도시로 거듭나고 기업과 사람도 몰린다고 했다.

모 교수는 "대전 대덕은 구조적으로 실리콘밸리 같은 하이테크 기반 창조 도시로 가야 하지만, 감성을 자극할 하이터치 분야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로컬 크리에이터가 구축하는 골목상권, 지역 특색이 있어야 대전이 원하는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과 사람이 몰리기 위해선 수준 높은 기술보다 먼저 지역 특색이 드러난 공간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대덕열린포럼'을 찾은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창조적인 소상공인이 만드는 지역 혁신과 대전 대덕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11월 대덕열린포럼'을 찾은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창조적인 소상공인이 만드는 지역 혁신과 대전 대덕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예술가적 성향 지닌 로컬 크리에이터 중요"

모 교수는 서울 홍대와 이태원을 사회·과학적으로 주목해야 할 상권으로 봤다. 그는 "홍대는 예술가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골목상권을 개척해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공간의 차별성을 만들었다"며 "도시 문화의 중심지가 되면서 기업과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너무 실리콘밸리식 창업 생태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창업은 핵심 경쟁력이 기술도 있지만 비(非)기술 영역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골목상권은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조성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홍대 같은 경우는 정부가 6호선, 공항철도를 깔고 경의선 숲길, 문화 시설을 많이 배치했다. 그 덕에 홍대 같은 생태계가 6호선 라인의 망원역, 합정역, 상수역으로 확장됐다. 공항철도는 홍대를 중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문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모 교수는 "제주는 공간을 확보한 다음 그곳에서 창업할 사람을 모아 훈련시키고 있다"며 "교육을 통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로컬 자원을 활용할지, 동네에서 어떤 사람과 협업할지를 고민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맞춤형 멘토링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통과하면 재정 지원도 한다"며 "군산도 창업자를 뽑아 지역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6개월 동안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국토 면적 11.8%에 수도권 인구 절반···"로컬 브랜딩이 답"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면적은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 비율은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 5년 동안 수도권 인구 비율은 49.4%에서 49.8%까지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로컬 크리에이터가 주도하는 지역 생태계는 국가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에선 스타벅스도 지역 특색을 살린다. 콘셉트 매장 15곳을 지정해 지역 문화재를 들이고 있다. 로컬 브랜딩을 통해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제주, 군산, 양양, 강릉, 춘천 등에서 지역 특색을 살린 도시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모 교수는 로컬 브랜드, 골목상권 구축을 위한 장인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열린포럼에서 발표한 박지영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교수는 "한국은 후진국형 도시 구조"라며 "2차 산업혁명이 주를 이뤘던 사고 체계가 우리나라에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지역 중심의 국토개발 전략을 강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열린포럼은 대덕의 가치·비전 공유와 대덕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한다. 올해 마지막 열린포럼은 오는 18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대덕단지 5000명 My Data 모인다면'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박문구 회계법인 KPMG 전무는 '바른 My Data 디자인 통한 사회와 경제구조의 디지털 혁신'을 발제한다. 이어 문창용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국장과 청중 간 토크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해당 링크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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