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공학자 김효철 박사 조선 연대기 엮어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 출간

지성사는 최근 조선공학자 김효철 교수의 글을 엮어 책을 출판했다.<사진=지성사 제공>
지성사는 최근 조선공학자 김효철 교수의 글을 엮어 책을 출판했다.<사진=지성사 제공>
2019년 11월, 한국의 조선산업은 다시 날개를 달았다. 최근 3개월 연속 중국을 제치고 전세계 선박 수주량 1등을 기록한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기술력에서 비교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83%가량을 수주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1960년대부터 공릉동 5호관 모형 제작실에서 땀 흘리며 선박 모형을 제작하고 선형시험수조에서 성능을 실험하며 선박에 대한 기술력을 쌓아온, 초창기 조선공학도들의 선구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다.

척박하기만했던 한국의 조선산업이 오늘날 주력 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몇몇 선구자들의 도전과 열정, 꾸준한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여 국내 조선 역사의 산증인이자 우리나라가 조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김효철 교수가 조선공학자로서 겪은 역동적인 삶의 기록들을, 그동안 여러 지면에 투고하였던 기사와 미완이었던 원고를 다듬어 문집으로 엮었다. 

한국전쟁 중 부산에 피난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막연하게 배에 대한 꿈을 키웠던 홍안의 소년. 부산 피난 시절 항구에 정박해 있던 병원선과 발전선을 바라보며 배를 동경하였던 저자는 1959년, 유일하게 배를 배울 수 있는 서울대학교 조선항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조선학과 인연을 맺는다. 이 책은 그때로부터 2019년 올해까지 60년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오늘날 세계 최강 한국 조선(造船)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까지 진솔한 삶의 행적이 글 속에 깊이 배어 있다.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 저자 김효철 교수.<사진=지성사 제공>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 저자 김효철 교수.<사진=지성사 제공>
공부 할 책이 없어 해외 전문서적을 번역해야만 했던 대학시절과 졸업 후 전공자를 뽑는 회사가 없어 탄광회사에 들어간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70년대 서울대 단일 실험실로는 최대규모인 선형시험수조를 건설해 모든 종류의 선박이 실제 해상에서 어떤 기능을 갖는지 모형실험평가기술을 국제사회에 인정받은 일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2006년 정년 퇴임 후, 인하대학교 정석물류 통상연구원에 연구교수로 새 둥지를 틀고 조선공학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 그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연구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김효철 교수는 "출판사 제안을 받아 그동안 투고하였던 기사를 모아 문집 원고를 구성하고 미완이었던 원고를 다듬어 정리했다. 많은 일들이 호리병 속과 같은 나만의 공간에 뒤섞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1959년 조선공학에 입문하여 60년을 지나는 동안을 회고하는 글을 써서 문집 말미에 붙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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