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1000℃ 공정을 300℃로 낮춰
초장수명 요오드 처분 안전성 높여

수명이 긴 방사성 동위원소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KAIST(총장 신성철)는 류호진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방사성 요오드를 저장·처분하는 신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동위원소 생산시설이나 사용 후 핵연료 처리시설에서는 반감기가 매우 긴 방사성 핵종 원소가 발생한다. 방사성 폐기물 이온이나 입자가 환경으로 유출되지 않게 장기간 고정하려면 화학적으로 안정하고 저장과 보관에 용이한 고형 매질이 사용된다. 시멘트, 유리, 아스팔트, 세라믹이 대표적이다. 매질은 방사성 원소와 화학적 결합력이 우수하고 내구성과 안전성이 높아야 한다.

현재 고준위 폐기물 처분에 유리가 매질로 사용되고 있지만, 끓는 점이 낮은 요오드는 고온 용융 공정에서 휘발되어 대기로 유출될 수 있다. 요오드-129는 반감기가 1500만 년 이상인 방사성 동위원소다. 이러한 초장수명 원소를 처분할 방사성폐기물 고화체 제조공정과 신소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온 소결 공정으로 제조된 요오드 함유 소달라이트 세라믹 소재. <사진=KAIST 제공>
저온 소결 공정으로 제조된 요오드 함유 소달라이트 세라믹 소재. <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은 방사성폐기물 고화체용 신소재 선도국인 미국·유럽에서 연구하는 고온 소결 공정과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소결이란 금속 또는 세라믹 분말 입자를 고온에서 열처리해 치밀한 덩어리로 만드는 성형 공정이다.

연구팀은 300℃ 미만에서 입자를 치밀하게 만드는 저온 소결 공정을 이용해 세라믹 매질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요오드가 함유된 소달라이트 세라믹 소재는 저온에서 소결되어도 높은 경도·강도·화학적 안정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소재가 휘발성이 높은 방사성 핵종을 고정화하는 매질로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공정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의 기술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발표되는 용매 기반 저온 소결 공정과는 다르다. 연구팀은 방사성 요오드 처분 재료뿐만 아니라 방사성 세슘 흡착용 세라믹 필터 등 세라믹 신소재의 저온 소결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류호진 교수는 "전통적으로 1000℃ 이상 고온에서 소결되던 세라믹 재료를 300℃ 미만 온도에서도 치밀하게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바이오 임플란트 소재, 연료전지 전해질 등 다양한 분야에 저온 소결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11월 11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저온 소결은 나노 세라믹 소재 분말을 300°이하에서 500 MPa 압력으로 10분간 가압하여 치밀화 하는 기술이다. 1000°이상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전통적인 소결과 다른다. <그림=KAIST 제공>
저온 소결은 나노 세라믹 소재 분말을 300°이하에서 500 MPa 압력으로 10분간 가압하여 치밀화 하는 기술이다. 1000°이상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전통적인 소결과 다른다. <그림=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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