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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성 짙어지는 KAIST 캠퍼스···학생·교수의 버스킹

지난 18일·20일, 학생·교수 교내 버스킹 진행
"교내 음악공연···경쟁보단 '여유' 찾을 수 있도록"
"긍정 에너지 발산···노래하며 스트레스 벗어나 행복"

[지난 18일, 20일 KAIST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교수의 버스킹(거리 음악공연)이 이어졌다. <영상=김인한 기자>]
KAIST 버스킹 동아리 'HUG' 학생들이 지난 18일과 20일 본원에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불렀다. <이미지=고지연 디자이너>KAIST 버스킹 동아리 'HUG' 학생들이 지난 18일과 20일 본원에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불렀다. <이미지=고지연 디자이너>

11월 중순 KAIST 본원 학생식당 앞. 발길을 재촉하던 학생들이 걸음을 멈췄다. 학생들의 버스킹(거리 음악공연)이 펼쳐지면서다. 마이크를 쥔 학생들은 가수 김동률부터 에드 시런(Ed Sheeran)까지 다양한 장르를 노래했다. 지켜보던 학생들은 박수를 보내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도 보였다. 캠퍼스에 음악과 기타 선율이 흐르면서, KAIST에 서정성이 짙어지고 있다.   

KAIST의 새로운 시도다. 그동안 연구실 생활과 학업이 최우선 순위였던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주기 위한 노력이다. KAIST 버스킹 동아리 'HUG'와 이병주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지난 18일·20일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1시간을 활용해 버스킹을 펼쳤다. 음악을 듣던 학생들의 반응도 신선했다. 

박준영 전산학부 박사과정생은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동일한 루틴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음악이 추가돼 신선했다"며 "생활 반경 내에서 음악이 흐르니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페린 음펨바(Perrine MPemba) 바이오및뇌공학과 학생은 "프랑스에서는 주로 지하철이나 번화가에서 거리 공연을 한다"면서 "캠퍼스에서 노래를 들으니 즐겁고 여유를 갖게 되는 것 같다"며 공연을 즐겼다. 

◆교내 음악공연···경쟁보단 '여유' 찾을 수 있도록

KAIST 교내 버스킹은 이광형 교학부총장의 아이디어다. 그는 1999년 TV 드라마 '카이스트'의 괴짜 교수의 실제 주인공이다. 이광형 부총장은 집에 있는 TV를 거꾸로 매달아 놓을 정도로 남과 다른 사고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석사까지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당시 신흥 학문이었던 전산학을 공부해 학위를 받았다. 남들에게 생소한 장르를 개척하는 도전자로 KAIST에도 미래전략대학원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태동시켰다. 

이광형 부총장은 "KAIST는 경쟁이 심하고 각박하다"면서 "학생들이 길을 걷다가 문득 음악을 만나면 여유가 생기고 포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내에서 열리는 공식적인 연주회는 마음먹고 가서 들어야 하지만, 버스킹 공연은 우연히 길을 가다가 듣는 것"이라며 "예술은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KAIST 학생생활처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현시켰다. 류석영 학생생활처장은 "KAIST는 경쟁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버스킹은 한쪽에서 손해를 보면 다른 쪽에서 이득을 얻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고,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 처장은 "학생들과 교원들이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AIST의 새로운 시도다. 그동안 연구실 생활과 학업이 최우선 순위였던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주기 위한 노력이다. 학생(위)과 교수(아래)의 노래가 이어졌다. <사진=김인한 기자>KAIST의 새로운 시도다. 그동안 연구실 생활과 학업이 최우선 순위였던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주기 위한 노력이다. 학생(위)과 교수(아래)의 노래가 이어졌다. <사진=김인한 기자>

◆"긍정 에너지 발산···노래하며 스트레스 벗어나 행복"

교내 음악공연에서 연주와 노래를 한 이들의 소감도 주목할 만하다. 박지유 새내기과정학부 학생은 "사람들 앞에 서보는 준비를 해보게 됐고, 친구들과 서로의 다른 면을 보게 됐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면 다른 학생들도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용준 전자과 2학년 학생은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노래를 부르면서 풀었다"며 "버스킹을 통해 학교에 활기가 생겼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성욱 전기및전자공학부 4학년 학생은 "지금까지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버스킹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고 무엇보다 행복하다"며 "대다수 사람들이 노래를 하고 좋아하듯이, 노래를 듣는 학생들도 공부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느낌으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KAIST 학생생활처는 이번 버스킹을 위해 교내 음악동아리의 신청을 받았다. 이후 버스킹 장비 마련을 지원했다. 학생생활처는 내년 봄 학기부터 학생, 교수, 직원이 장비만 빌리면 버스킹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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