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석 UST 교수 "진천뢰, 비격진천뢰보다 살상력 5배 높아"
비격진천뢰는 국보 제860호···"진천뢰 직경 33cm, 무게 72kg"

채연석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선 거북선이 왜선을 파괴했고, 육지에선 진천뢰와 비진천뢰라는 화약 무기를 활용해 왜군을 토벌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인한 기자>
채연석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선 거북선이 왜선을 파괴했고, 육지에선 진천뢰와 비진천뢰라는 화약 무기를 활용해 왜군을 토벌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인한 기자>
임진왜란 당시 '진천뢰'(震天雷) 라는 대형포탄이 육상 전투를 이끌며 왜적을 격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채연석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진왜란 당시 쓰인 진천뢰는 직경 33cm, 무게 72kg의 대형 폭탄으로 엄청난 폭발력과 살상력을 지녔다"면서 "당시 바다에선 거북선과 판옥선의 대형함포를 이용해 왜선을 파괴했고, 육지에선 진천뢰와 비진천뢰라는 화약 무기를 활용해 왜군을 토벌했다"고 주장했다. 

진천뢰는 하늘을 진동하는 소리를 낸다는 의미로 조선 시대 때 쓰인 대포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진천뢰에 대한 학술연구가 부족한 반면 비격진천뢰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런 이유로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는 국보 제860호로도 지정돼 있다. 비격진천뢰 재원은 직경 21cm, 전체 무게 12.75kg(21근 4냥)이다. 

이번 연구로 진천뢰는 비격진천뢰보다 재원이 크고 폭발력도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격진천뢰보다 직경은 12cm 길고, 무게는 59.25kg 더 나간다. 채 교수는 "조선 시대 화약 무기에 대한 정보가 기록된 '화포식언해'에 따르면 진천뢰는 비진천뢰보다 무게는 5.7배 더 무겁다"며 "화약은 5배 더 많이 넣었고, 능철도 30개를 넣었으므로 폭발력과 살상력이 5배 이상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 활동을 기록한 '향병일기'에서도 진천뢰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왜적을 토벌하는 계책으로 진천뢰보다 더 나은 것이 없었다', '진천뢰는 효과가 있어 왜적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라고 쓰여 있을 만큼 무기의 우수성이 드러나 있다. 뛰어난 진천뢰를 활용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드러낸 표현도 있다. '안동의 진영에는 3개뿐인 데다 화약이 바닥나 수송할 수가 없다'라는 문구다. 그만큼 당시 진천뢰는 폭발력과 살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 것으로 예측된다. 

채 교수에 따르면 진천뢰는 지연식 포탄이었다. 그는 "진천뢰 안에는 폭발을 지연시키는 주격철 통이 있었다"면서 "주격철 중간에 4개의 구멍이 있어서 이곳으로 점화선을 내어 몸통 속의 화약을 폭발시키는 원리"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을 미뤄 봤을 때 진천뢰는 지금의 박격포와 비슷한 모습이다. 포탄이 날아가 전투 현장에 떨어졌을 때, 폭발과 함께 능철 30개도 방출돼 살상력을 지녔다는 게 채 교수의 설명이다.  

채 교수는 신기전(조선 시대 로켓추진 화살)과 각종 화포, 거북선 등을 복원한 화기 전문가다. 어린 시절 아폴로 11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하는 모습을 보며 로켓과 전통화약무기의 역사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채 교수는 2002년부터 3년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조선 시대에 쓰인 화기를 집중 연구해오고 있다. 지난 15일 '비격진천뢰 보존 및 활용사업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채연석 교수가 밝힌 진천뢰 구조. <사진=UST 제공>
채연석 교수가 밝힌 진천뢰 구조. <사진=UST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