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바이오·교육·환경 4개 분야 스타트업 10곳 무대에
전기차 무선충전, 스마트키, 의료용 AR, 미세먼지 제거 등 

자동차키 대신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열고, 전기자동차를 운행하는 도중에 무선으로 충전한다. 휴대용 망막 질환 검진기로 집에서 황반변성을 수시로 검사하고, 의사는 태블릿PC로 환자의 몸을 촬영해 수술 부위를 정교하게 확인한다.

7일 KAIST에서 열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데모데이'는 기술이 바꿀 가까운 미래를 보여줬다. 이날 모빌리티, 바이오, 교육, 환경 기술 전문 스타트업 10곳이 무대에 올랐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기술로 혁신을 이루고 혁신 발전의 그늘까지 기술로 풀어내려 한 회사들"이라며 "단순히 기술적인 성과가 아니라 그들의 고민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모데이 참가 기업은 ▲와이파워원 ▲원키 ▲필로포스 ▲스키아 ▲메디코스바이오텍 ▲산타 ▲칼라프로젝트 ▲베이서스 ▲이너보틀 ▲이서다.

발표 시작 전, 참가 기업들의 제품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행사장 로비가 붐볐다. <사진=한효정 기자>
발표 시작 전, 참가 기업들의 제품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행사장 로비가 붐볐다. <사진=한효정 기자>
와이파워원(대표 김제우)은 전기자동차의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한다. 이 기술은 고주파 자기장을 발생시켜 흡수 전력으로 변환한다. 날씨와 주행 속도에 관계 없이 유선 충전과 같은 효율로 에너지를 전송할 수 있다. 배터리를 싣지 않아 차량 무게가 감소하면서 연비가 높아지고, 가격은 20% 정도 줄어든다.

와이파워원은 현재 두바이 도심 10㎞ 구간에서 전기버스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7년간 여수엑스포 셔틀버스, KAIST 교내 셔틀버스, 구미 시내버스 상용운행 등을 통해 150만㎞ 무선충전 실운행 실적도 확보했다. 내년부터 전기버스와 택시의 주행 중 무선충전 상용운행을 시작으로 전기트럭 등으로 대상을 확장한다. 2023년에는 전기도로 구축 실증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 다른 모빌리티 스타트업 원키(대표 조원기)는 차량용 스마트폰키를 소개했다. 스마트폰키는 스마트폰만으로 차 문과 트렁크를 열고 잠그며 나아가 차량공유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기존 스마트키는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를 자동차에 전달해야 한다. 반면 원키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음파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자동차 사이의 거리와 위치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조원기 대표는 "모든 스마트폰에 달린 마이크를 통해 암호화된 정보를 보낼 수 있다"며 "현재 경쟁 업체 중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원키는 개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차량 공유시장도 바라보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차량 공유, 세차, 중고차 거래, 차량 수리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강준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사는 "자동차에는 1만 개 이상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어렵다"면서 "와이파워원과 원키는 자동차의 요소 기술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남진우 와이파워원 선임연구원이 데모데이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남진우 와이파워원 선임연구원이 데모데이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바이오기업 필로포스(대표 정중호)는 망막 질환을 진단하는 소형 OCT 기기를 선보였다. 현재 병의원용 OCT 제품만 있으며 금액은 1억 원에 달한다. 필로포스는 이를 대신할 리모컨 크기의 OCT 장비와 자체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기존 OCT의 광원, 센서, 분광기 등 주요 부품을 집적화해 무게를 50분의 1로 줄였다. 부품들을 수직 통합하는 일체형 기술도 확보했다. 정중호 대표는 "현재 미국에 경쟁 업체가 있지만 휴대용과 무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로포스가 앞선다"고 말했다.

필로포스가 관심을 기울이는 영역은 가정용 황반변성 모니터링이다. 병원에 가지 않고도 사용자가 기기를 대여 또는 구매해서 안구를 촬영하고 이 자료를 의사에게 전달해 원격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시력장애와 실명 환자가 많은 개발도상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참가자가 망막 질환 진단 소형 OCT 기기를 손에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참가자가 망막 질환 진단 소형 OCT 기기를 손에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스키아(대표 이종명)는 환자의 몸에 수술 위치를 보여주는 AR 솔루션을 제작했다. 태블릿 PC로 몸을 촬영하면 종양 등 제거할 부분이 화면에 나타난다. 환자의 몸을 스캔한 사진과 CT·MRI 사진을 자동으로 합친 결과다. 병변이 피부에서 얼마나 깊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이종명 대표는 "몸통은 하나의 덩어리라 인식이 어려웠는데 쇄골과 가슴뼈를 기준점으로 삼아 밀리미터 단위로 위치를 정교하게 잡아갔다"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환자의 몸에 마커를 칠하거나 철사를 꽂아 수술 부위를 표시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스키아의 기술은 과다 절제를 줄이고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방뿐만 아니라 복강 내 장기, 췌장, 간, 뇌 수술과 조직검사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메디코스바이오텍(대표 김순철)은 성장인자와 거미실크단백질을 조합해 조직 재생 방법을 연구한다. 거미실크단백질은 철보다 5배 단단하고 나일론보다 탄성이 높다. 몸에서 분해되며 생체 적합성도 높다. 그러나 대량화가 어렵고 합성 수율이 낮아 의약품으로 사용되지 못했다.

메디코스바이오텍은 KAIST·연세대 성형외과와 협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으로 타 기업보다 거미실크단백질을 7배 많이 생산하는 균주를 확보했다. 여기에 성장인자를 섞어 척수가 손상된 쥐에 적용한 결과 쥐의 신경섬유가 재생되고 운동능력이 회복됨을 확인했다. 김순철 대표는 "이 실험으로 척추 재생 가능성을 확신했다"며 "신경과 두피 조직 등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메디코스바이오텍 직원이 탈모 방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메디코스바이오텍 직원이 탈모 방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교육 스타트업인 '산타(대표 박기웅)'와 '칼라프로젝트(대표 이지현)'도 회사를 소개했다. 산타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교육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편집 솔루션 '디디캐스트'를 만들었다. 오색중국어는 다섯 가지 색으로 중국어의 성조를 알려주는 학습법에 맞춤형 피드백, 발음 교정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경 기술 기업으로는 뼈의 미네랄을 활용해 공기오염물질 제거용 소재를 개발한 '베이서스(대표 김일용)', 제품의 내용물을 남김없이 쓸 수 있는 친환경 용기를 만드는 '이너보틀(대표 오세일)', 전자를 생성해 실외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이서(대표 김재현)'가 발표했다.

내용물을 완벽히 사용할 수 있는 이너보틀의 친환경 용기. 세척 없이 재활용도 가능하다. <사진=한효정 기자>
내용물을 완벽히 사용할 수 있는 이너보틀의 친환경 용기. 세척 없이 재활용도 가능하다. <사진=한효정 기자>

스타트업 칼라프로젝트는 중국어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컬러 베스 효과를 기반으로 학습 서비스 '오색중국어'를 개발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스타트업 칼라프로젝트는 중국어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컬러 베스 효과를 기반으로 학습 서비스 '오색중국어'를 개발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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