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 플랫폼 'KDB넥스트라운드' 대덕연구단지서 열려
테크디엔에이·한국파워셀·애티스랩·딥센트 IR 발표

서울 여의도에서 매주 3회 열리는 투자유치 플랫폼 'KDB넥스트라운드'가 10월 31일 처음으로 대덕연구단지에서 진행됐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738개 스타트업이 참여, 그중 130개 벤처가 7097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매주 3회 열리는 투자유치 플랫폼 'KDB넥스트라운드'가 10월 31일 처음으로 대덕연구단지에서 진행됐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738개 스타트업이 참여, 그중 130개 벤처가 7097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대전의 스타트업의 특징은 딥테크 기업이다.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수도권 투자기관에서도 관심이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KDB넥스트라운드 in 대덕'이 열렸다. KDB넥스트라운드는 벤처기업에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형 투자 플랫폼이다. 산업은행은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창업지원기관 등 투자 전문 기관을 초청해 연중 상시 매주 3회 서울에서 스타트업의 기업소개(IR)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행사는 지역에서 개최된 8번째 행사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산업은행이 주최했다.

IR에 참여한 기업은 ▲테크디엔에이(대표 배진우) ▲한국파워셀(대표 권진근) ▲애티스랩(대표 방동하) ▲딥센트(대표 권일봉)다. 데이터, 배터리, 암진단 등 분야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왼쪽부터)배진우 테크디엔에이 대표, 권진근 한국파워셀 대표, 방동하 애티스랩 대표, 권일봉 딥센트 대표. <사진=한효정 기자>
(왼쪽부터)배진우 테크디엔에이 대표, 권진근 한국파워셀 대표, 방동하 애티스랩 대표, 권일봉 딥센트 대표. <사진=한효정 기자>
테크디엔에이는 전문가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인 '리서치올(Research All)'을 만들었다. 리서치올은 연구자의 특허와 논문 등 포트폴리오 데이터를 축적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개인에 맞는 기업과 채용공고를 찾아주고 자동으로 지원해준다. 채용뿐만 아니라 함께 연구할 협력자를 구해주는 역할도 한다. 자신과 관련도가 높은 전문가를 추천해주는 '친구찾기' 기능도 있다.

한국파워셀은 사고를 예측하는 AI 기반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한다. 한국파워셀이 개발한 리튬이온배터리의 차별점은 배터리에 달린 무선통신 모듈이다. 모듈은 실시간으로 배터리 상태를 파악하고, AI는 이를 분석해 불량 발생 확률을 수개월 전에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AI가 배터리에 있는 수십 개의 셀의 상태를 학습하고 이중 정상 범위에서 벗어난 것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애티스랩은 재생의료와 암진단 시스템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3차원 체외 오가노이드(인체 모사기관)에서 환자의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이식해 탈모·불임 등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다. 암 환자에서 추출한 암 세포를 배양하면 해당 환자에게 어떤 치료제가 적합한지도 알 수 있다. 애티스랩은 3차원 오가노이드 시스템으로 정모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종류의 암을 빠르게 검사하는 스크리닝 시스템도 주력 분야다.

딥센트의 제품은 공기를 디자인하자는 발상으로 만든 맞춤형 향기 가전기기 '아롬(AROM)'이다. 아롬에 향기 캡슐을 꽂으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농도와 배합으로 향기를 만들 수 있다. 아롬에 탑재된 AI 알고리즘이 날씨, 이벤트, 몸 상태, 나이 등 여러 조건에 따라 향기를 추천도 해준다. 화장품 관련 기업이 아롬을 활용하면 제품 구매자들이 언제 어떤 향기를 선호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딥센트는 올해 말부터 호텔 등에 맞춤형 향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패널발표에서는 대덕특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패널발표에서는 대덕특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IR 후에는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플랫폼, 대덕특구'를 주제로 패널발표가 이어졌다. 패널은 ▲임정민 500스타트업 파트너 ▲양영석 한밭대학교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단장 ▲윤병한 대덕연구개발특구 본부장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다.

임정민 파트너는 대덕특구에 필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조언했다. 임 파트너는 "발표를 들어보니 기술을 사업화할 때 마케팅 전문가와 디자이너 등이 적극적으로 투입되지 않아 아쉽다"며 "구글의 AI 개발 사업에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심리, 윤리, 의학, 역사, 사회학 등 전공자들이 모인다. 그 결과 모든 이에게 보편적인 제품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국내 학회에 해외 연사를 초청하듯이 스타트업도 해외 벤처투자자와 창업기관 전문가들을 한국에 불러 교류하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영석 단장은 "글로벌 기업의 시작은 비즈니스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라며 "글로벌은 미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시드 단계서부터 글로벌 관점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대덕특구가 재미 네트워크와 협업을 모색하는 등 시장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병한 본부장은 "대전의 스타트업은 고도화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어디서든 먹히는 제품을 만들고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내다봐야 한다"며 "우리의 숙제는 성장한 기업이 해외에 나갈 때 도와주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한인과학자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운 대표는 "국내외 기업인들과 기술에 관해 토론하고 협업해 회사의 가치를 높여주는, 기업과 기술을 잇는 조직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