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회 대덕과학포럼 '고경력과학기술인의 활용' 토론
고경력 과기인은 국가 자산···산업에 경험 이식하는 플랫폼 공감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소설 아시죠? 우리도 그렇게 살아봅시다."
 
이재설 전 원자력연 박사 <사진=윤병철 기자>
이재설 전 원자력연 박사 <사진=윤병철 기자>
이재설 박사가 이와 같이 24일 열린 146회 대덕과학포럼 주제강연의 끝을 맺었다.

인기 소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100세 노인이 인생의 전환을 마음먹고 세계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본의 아니게 역사를 주름잡는 모험기다. 현재 대덕과학기술 사회적협동조합 전문위원인 이 박사는 소설의 100세 노인 못잖은 충만한 과학자의 삶을 산다.

파리에서 원자력을 공부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핵연료 국산화를 추진했으며, 한국인 첫 IAEA 간부였다. 연구원 퇴직 후 기업 멘토로 활동하며 본인의 역량을 기업에 이식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네트워킹에 참여한다. 강연에는 그런 노력과 고민이 소개됐다.
 
이 박사는 지속가능성을 고경력 과기인 활용의 우선점으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고경력 과기인 사업이 정부 지원에 따라 요동치면 매번 일회성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책임자에게 경영 책임제를 두며, 적극적인 인센티브제로 능동적인 참여를 꾀한다. 사업 참여자에게 증권과 블록체인 화폐 등을 줘 기업 재투자를 하게 한다. 결국 민관 매칭 투자가 사업을 지속하게 만든다.
 
그는 "PBS를 고경력 과기인이 가져오고 현직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은퇴 동료들과 공동 저자로 책을 쓰면서 수직적 위계에 익숙한 습관도 은퇴 후의 삶에 장애가 된다는 경험도 밝혔다.
 

고경력 과기인에 대한 다양한 바람들이 나왔다 <사진=윤병철 기자>
고경력 과기인에 대한 다양한 바람들이 나왔다 <사진=윤병철 기자>
이 박사의 강연 후 전 현직 과기인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은 "과기인에게 은퇴는 없다. 시니어 과학자라고 용어를 고치던가 '위즈덤(Wisdom) 매니저'라고 바꿔 불러야 한다"면서 "과기인의 역량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또한 대전 원도심의 구 삼성생명 건물을 임대해 1층은 시민, 2~3층은 과기인이 서로 어울리는 물리적 플랫폼 계획을 밝혔다.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은 "기술 스타트업이 더 많아지도록 시니어 과기인을 연결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고경력 과기인이 당장 투입해 성과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지역 뿌리 산업을 지목했다. 이어 연구소나 학교 퇴직 후 기업 현장에 나왔을 때 연결이 이어지도록 내년 '고경력 과기인 지원조례' 제정도 예고했다. 
 
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위원은 "올해부터 대덕에서만 한해 300명, 전국 1500명의 과기인이 퇴직한다. 이는 국가 자산의 관점에서 봐야하는 수준"이라며 "분산된 기관과 지원을 한데 모아 과기인의 데이터베이스 구축부터 기업 수요 연결, 과기인 역량 재교육 프로그램을 하는 전국규모의 '고경력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김채광 도룡벤처포럼 회장은 "현재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역량과 규모에 못 미친다"며 "시니어 과기인이 기술 공급의 확산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기술을 산업계에 이전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플랫폼 구축을 강조했다.

이밖에 고경력 과기인 활용에 대한 참석자들의 의견은 대전과총 유튜브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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