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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콘서트, 4족로봇 첫 선···X-STEM서 미래 보다

과학지식 잔치 X-STEM서 분야별 전문가 강연
오준호 KAIST 교수 4족로봇 최초 공개 시연
대전시·대전마케팅공사 주최, 벽돌한장·대덕넷 주관
지난 19일부터 2일간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에서 X-STEM 행사가 열렸다. <사진=한효정 기자>지난 19일부터 2일간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에서 X-STEM 행사가 열렸다. <사진=한효정 기자>

"대학교 3학년 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소장님의 강연을 듣는 순간 '저거다!'라고 생각했어요. 내용이 너무 흥미로웠죠. 당시 여성이 국과수에 가는 건 어려운 일이었지만, 들어갔고 30년 넘게 다녔어요. 대학교 때 그 강연으로 인생이 달라진 거죠."(정희선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원장)

과학자들은 어떻게 전공을 선택했을까? 과학과 친해지는 방법은? 과학자들의 대중강연 X-STEM의 둘째 날 행사는 청소년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과학자가 답하는 진로 콘서트로 문을 열었다.

20일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 강당 무대에 선 정희선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원장, 김현철 아이캡틴 대표, 조현웅 서울과학고 교사,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이은경 IBS 박사는 각자의 초등학교 시절까지 돌아보며 학생들에게 솔직한 조언을 건넸다. 

시뮬레이션 개발 전문 스타트업을 이끄는 김 대표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전공을 과감하게 접고 재난 분야에 뛰어들었다. IBS에서 뇌과학을 연구하는 이은경 박사는 대학교 3년 동안 다양한 실험실을 경험하면서 전략적으로 뇌 분야를 택했다.

조현웅 교사는 대학교 때 위상수학 과목을 듣고 빠져들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조교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좋아 영재학교 교사로 전향했다. 정흥채 박사는 미생물을 연구했고 현재 연구원의 기술을 기업에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다는 이무열 휘문중 학생은 "그동안 과학을 책으로 배웠는데 오늘 과학에 흥미를 갖는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됐다"며 "강연에서 나온 조언처럼 학교 선생님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봐야겠다"고 이야기했다.

문서진 매봉중학교 학생은 "인공지능은 알고 있었는데 미생물과 뇌과학 이야기가 특별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정흥채 박사, 김현철 대표, 정희선 원장, 이은경 박사, 조현웅 교사. <사진=한효정 기자>(왼쪽부터)정흥채 박사, 김현철 대표, 정희선 원장, 이은경 박사, 조현웅 교사. <사진=한효정 기자>

◆ 수학·과학 어떻게 다가갈까?···호기심과 실생활 접목

정희선 원장(이하 정 원장) : '지문의 틈에는 뭐가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유전자와 지문처럼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과학 공부가 시작된다. 학생들이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CSI나 영화를 같이 보면서 쉽게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 과학수사를 통해 학생에게 과학을 쉽게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조현웅 교사(이하 조 교사) : 이런 행사에 자주 와야 한다. 또 평소에 수학과 과학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수학과 과학은 전문가가 하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수학과 과학은 공기처럼 퍼져 있다. 뉴스와 사건을 볼 때 수학과 과학 관점에서 이야기해보자.

정흥채 박사(이하 정 박사) : 과학이냐 수학이냐를 정하는 것보다는 독립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충분히 독립적으로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뭐가 중요한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하면 안 된다.

이은경 박사(이하 이 박사) : 초등학교 때 패트병으로 로켓을, 종이로 연을 만들면서 과학을 배웠다. 이때 경험한 것이 나중에 연결이 되더라. 과학과 전혀 관련 없어 보였는데 과학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쓸데없는 장난감 만들기도 다 공부였다.

김현철 대표(이하 김 대표) : 수학을 잘하긴 했지만 재밌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경제학자나 소설가가 꿈이었다. 아직 꿈이 없어도 괜찮다. 다만 나중에 꿈이 생겼을 때 수학·과학 때문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공부를 포기하지 말자. 

진로콘서트에서 몸풀기 게임을 하는 참가자들. 행사 2일차인 이날 7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한효정 기자>진로콘서트에서 몸풀기 게임을 하는 참가자들. 행사 2일차인 이날 7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 이공계 진학 위해서는?···학문 흥미·모험심 생각해야

정 원장 : 수학을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는 화학을 아주 좋아했다. 화학과 관련된 학문을 찾다가 약학을 전공하게 됐다. 이공계 과목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것 같다.

이 박사 :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선배와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 과학 선생님과 특히 친했다. 자신이 어떤 과목 선생님과 친한지 생각해보자.

조 교사 : 수학이나 과학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자. 

정 박사 : 연구를 할수록 인문학을 보게 된다. 미생물 연구가 인류를 위해 행복한 것인지 인문학에서 답을 찾게 된다. 이학뿐만 아니라 인문학도 중요하다.

김 대표 : 수학과 물리를 잘 못해도 모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공계에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학문 경계 모호해졌다···국과수에도 마약, 의학, 유전자 총집합

이 박사 : 질병 동물모델의 뇌와 행동을 연구한다. 요즘은 융합과 공학시스템이 더해져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서 쥐의 행동과 사람의 행동을 연결하고 예측도 한다.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융합하는 방향으로 학문이 변화하고 있다.

김 대표 : 융합이 중요한 시대이고 학문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분야별로 7~8명은 모여야 하나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재난 분야만 해도 시뮬레이션에 심리와 기계 분야도 필요하다.

정 원장 : 국과수에도 마약검사, 의학, 유전자분석, 범죄심리, IT 영상분석, 엔지니어 등 여러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 '휴보 아빠' 오준호 교수, 인간과 같이하는 협동로봇 연구


19일 행사 첫날에는 '휴보 아빠'로 불리는 오준호 KAIST 교수가 개발 중인 4족로봇을 최초로 공개했다. 네 발로 서서 몸을 풀고 빠르게 걷는 로봇에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오 교수는 아직 4족로봇의 이름을 짓지 못했다며 로봇 연구의 동향을 소개했다.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단순 작업 등에 투입돼 왔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내·배달 등 분야로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오 교수는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은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율성이 있어서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로봇이 사람의 기분 알아야 한다"면서 "과학자들이 모델링을 통해 감정을 유추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로봇 연구는 끝이 없다"고 설명했다. 

로봇 연구의 궁극으로 오 교수는 인터페이스(interface)를 꼽았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의 소통이다. 현재 자동차에 가장 많이 접목되고 있다. 수술로봇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현재는 의사를 도와주는 정도지만 느낌까지 체감할 수 있는 햅틱(haptic, 촉각)기술을 더하며 기술이 진화 중이다.

지능형 로봇의 등장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지 않냐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오 교수는 "로봇은 편리한 기계이고 인공지능은 편리한 소프트웨어"라며 "이것들은 사람을 더 사람답게 살게 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고 지능은 생각의 결과"라며 "인공지능은 데이터 기반의 결과로 지능과 상관없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직업도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의 강연에 이어 2일간 ▲소리 공학(김양한 KAIST 교수) ▲인공근육로봇(박철훈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달탐사(심채경 경희대학교 교수) ▲산업수학(원용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사) ▲블랙홀(조일제 한국천문연구원 학생) ▲플라즈마 물리학(이승헌 플라즈맵 부대표) 등 14개 강연이 펼쳐졌다.

한편 X-STEM은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가 주최하고,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과 대덕넷이 주관했다.

19일 스타과학자 강연에서 4족로봇을 구경하는 참가자들. <사진=대덕넷>19일 스타과학자 강연에서 4족로봇을 구경하는 참가자들. <사진=대덕넷>

진로콘서트가 끝난 후 3층에서 ▲뇌과학(이은경 IBS 박사) ▲유전자(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인공지능(김현철 아이캡틴 대표) ▲플라즈마(이승헌 플라즈맵 부대표)▲수학(조현웅 서울과학고 교사) ▲과학수사(정희선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 강연이 이어졌다. <사진=한효정 기자>진로콘서트가 끝난 후 3층에서 ▲뇌과학(이은경 IBS 박사) ▲유전자(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인공지능(김현철 아이캡틴 대표) ▲플라즈마(이승헌 플라즈맵 부대표)▲수학(조현웅 서울과학고 교사) ▲과학수사(정희선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 강연이 이어졌다. <사진=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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