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 나노. 25] 대수하이테크, 오래가는 오염방지 코팅제 개발나노 이산화티타늄과 첨가재, 무기접착제 응용해 기존 광촉매 약점 극복


대수하이테크의 방수액을 도포한 표면에 유성펜으로 글자를 그린 후 물을 뿌리니 글자가 분해돼 흘러내린다. 방수액을 칠한 아크릴 표면은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흘러내려 깨끗하다 <영상=윤병철 기자>

"10년 전, 새집증후군의 주요 유해가스를 광촉매가 없애준다고 유행했는데 일부 제품 효용성이 의심된다는 뉴스로 한순간에 시장이 사라졌어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광촉매는 여전히 유효하고 현재도 많은 연구와 응용이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오염제거 소재다. 대덕특구에 있는 스타트업 대수하이테크(대표 김창균)가 기존과 다른 광촉매로 오염물질 제거제를 발명했다. 기존 제품보다 효과가 향상되고 오래가며 쓰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코팅제를 뿌린 면과 안 뿌린 면의 차이가 확연하다 <사진=윤병철 기자>
코팅제를 뿌린 면과 안 뿌린 면의 차이가 확연하다 <사진=윤병철 기자>

효과 있지만 제약 많은 광촉매, 나노 응용으로 성능 높이고 약점 극복
 
대부분의 유기화합물은 물과 친하지 않다. 광촉매를 쓰면 유기화합물이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친수성으로 산화분해된다. 이런 성질로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항균과 방오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오염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광촉매 분해반응은 필연적으로 빛 조사가 필요하다. 볕이 없는 흐린 날이나 빛이 없는 곳에서는 효과가 미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광촉매는 소재에 달라붙기 위해 유기접착제(바인더)를 써왔다. 유기접착제는 접착이 잘되는 대신 빛을 받으면 분해돼 광촉매 효과를 잃기 쉽다. 반면 무기접착제는 접착력이 약해 외장재 코팅제품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한편 얼룩과 난반사 때문에 유리나 아크릴과 같은 투명 표면에 광촉매 코팅제를 바르거나 뿌리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제약이 많은 광촉매는 옥외분야 응용이 어려웠고, 관련 제품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했다.

대수하이테크는 나노 소재로 오염·변색 방지 코팅제를 만든다. 기존과 다른 점은 광촉매 주원료인 '이산화티타늄(TiO₂)'을 나노 크기로 만들고 특수한 첨가제를 일정한 비율로 혼합했다. 이로써 이산화티타늄의 고유 효과인 친수성을 크게 높였다.
 
나노 응용은 친수성뿐만 아니라 무기접착제에 섞여도 광촉매 효과를 보호하는 특성도 보인다. 소재 표면에 단단하게 붙은 광촉매가 특성도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김창균 대표는 "무기접착제를 사용한 광촉매 제품은 기재표면에 코팅 후 접착이 얼마나 유지되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제품보다 월등한 항균·탈취·방오·변색 방지 효과 '자신'

 

 

특허 받은 다양한 기능의 항오 코팅제와 용매 <사진=윤병철 기자>
특허 받은 다양한 기능의 항오 코팅제와 용매 <사진=윤병철 기자>

나노 적용으로 광촉매 기능과 응용을 크게 향상한 대수하이테크의 제품군은 강력한 친수효과로 부식과 화학제품에 잘 견디고, 자외선을 차단해 변색을 막는다. 빛이 있는 시기와 장소 상관없이 산화반응이 일어나고, 유리 등 매끄럽고 투명한 표면에도 적용이 쉽다.
 
또한 안정성이 커 상온에서도 코팅 경도를 유지한다. 기존 제품처럼 도포 후 열처리나 오랜 경화시간 없이 바르거나 뿌린 후 5분 내로 쓸 수 있다.
 
나노 광촉매 제품인 '이산화티타늄 솔(Tio2 sol)'은 비와 먼지를 맞는 가혹한 환경의 옥외용이다. 외장 표면에 단단하게 붙어 평소 오염 유기물을 산화작용으로 분해하고 있다가 비나 물 세척으로 오염물이 흘러내린다.
 
금속과 직물, 목재, 시멘트 등 다양한 외장재에 바를 수 있고, 항균기능이 있어 벽지와 욕실 등 곰팡이가 발생하는 실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원료는 소재 혼합에 따라 특정한 효과 향상이 가능하다.
 
자동차 사이드미러 친수코팅액에 특화된 '하이나노 클리어'는 광촉매 없이 결로방지 기술을 구현한 제품이다. 표면에 막을 형성하는 기능을 향상해 사이드미러에 가볍게 뿌리면 6개월 동안 비와 먼지, 결로에도 깨끗한 시야를 보여준다.

부분별 효과가 있는 일본과 독일, 기타 국내 제품보다 대수하이테크 제품은 항균과 탈취, 방오, 변색 방지효과를 모두 갖는다. 중성에 입자크기가 10나노미터 이하고, 코팅경도도 4HV 이상으로 가장 높다. 

김 대표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 유사제품보다 기술과 기능,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해 수입대체 효과가 높을 것"으로 자신했다.
 
현지 특성화 제품으로 해외 공략, 기능성 오염제거 코팅제 대표기업 기대
 

김 대표만의 첨가물과 배합법은 극비다 <사진=윤병철 기자>
김 대표만의 첨가물과 배합법은 극비다 <사진=윤병철 기자>
"2년을 하루 4시간만 자며 제품개발에 매달렸죠."
 
김 대표는 환경공학 분야 전문가로 20년간 광촉매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광촉매는 활용성이 좋지만 코팅제로 쓰기엔 경도가 약한 점을 극복해야 죽었던 시장이 살아날 것 같았다. 회사원이던 김창균 대표는 내 업을 길게 갖겠다는 마음으로 2016년 마흔다섯 되던 해에 창업했다.
 
창업 후 2년간 본인 생각에도 엄청난 몰두를 했다. 반응성이 큰 나노 공법에서 해결점을 찾으니 광촉매 효과와 경제적 공정에 부합했다. 치열하게 연구해 0.001%의 오차 없이 제법과 첨가제가 다 맞아떨어진 노하우를 얻었다.
 
제품 개발 후 대기업 협력업체 등에 납품하다 최근 소비자용으로 사업 폭을 넓혔다. 차량용 코팅 제품은 이미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나머지 제품군도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의 실증지원사업을 통한 마케팅 지원으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그는 수출도 바라본다. 비가 많은 동남아에는 유리나 사이드미러에 뿌리는 용품이 맞고, 생활용품 시장이 발달한 일본에는 자동차나 주방 후드에 뿌리는 코팅제가 선호된다. 건설수요가 많은 중국은 건물 내외장재 코팅제가 유망하다.
 
김 대표는 "더 뛰어난 성능과 응용으로 다시 광촉매 시장의 부흥을 가져오겠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현지로 파고드는 기능성 코팅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시중의 많은 코팅제품 가운데 이만한 속성 건조와 긴 유지력을 보이는 제품이 없다"고 김 대표가 자신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시중의 많은 코팅제품 가운데 이만한 속성 건조와 긴 유지력을 보이는 제품이 없다"고 김 대표가 자신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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