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남 쉐라톤 팔래스 호텔서 '제 3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 개최
최희윤 원장,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위한 R&D 패러다임 바꿔 나가겠다"

26일 강남 쉐라톤 팔래스 호텔에서 '제3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이 개최됐다. <사진 = 홍성택 기자>
26일 강남 쉐라톤 팔래스 호텔에서 '제3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이 개최됐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다변화 로드맵 등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R&D 투자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 핵심에는 객관적인 데이터분석 플랫폼이 있습니다."
 
최희윤 KISTI 원장이 과학기술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통한 R&D 투자 시스템 개선을 강조했다.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기술과 니즈가 필요한지를 파악해 해당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최희윤)는 지난 26일 강남 쉐라톤 팔래스 호텔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국가 과학기술 R&D 투자 패러다임 변화'라는 주제로 KISTI 과학기술 정보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 8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이를 위한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에 대응하고자 국가과학기술 R&D 혁신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R&D 투자 혁신 플랫폼을 소개하고 향후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투자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원동규 KISTI R&D 투자분석센터장의 현황 발표와 이후 패널들의 토의로 진행됐다.
 
원동규 센터장은 현 상황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2001년부터 소재·부품 관련 조치법을 시작으로 10년 주기로 국산화계획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그 사이 국산화 된 품목은 많지 않다. 이를 원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원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며 기술이 정치, 법률, 사회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시장을 변화시켜 나간다"면서 "이는 기술 고도화 자체가 탈추격형만으로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으며 정치, 법률, 사회와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화이트리스트는 다른 측면에서 볼 때, 국가 R&D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면서 "소재·부품·산업의 글로벌 R&D PIE(R&D 투자 플랫폼)를 적용시키고 이를 연구데이터 플랫폼과 데이터 공유활용체제와 연계한다면 수출규제 극복을 넘어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기업·중소기업 유기적 작용으로 일본 규제 대응해야"

패널토론에서 소재·부품·장비 국내 중소기업에게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홍성택 기자>
패널토론에서 소재·부품·장비 국내 중소기업에게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박항식 을지대학교 부총장이 조장을 맡아 현황 분석에 대한 의견과 향후 R&D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패널로 참석한 박방주 가천대학교 교수는 "이번을 계기로 환골탈태해서 힘을 길러야 한다. 앞서 발표한 원 센터장의 말처럼 R&D 글로벌 PIE 등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특허기술, 기술자를 빼내오는 것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연구 인프라를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동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도 박 교수의 말에 대해 "부품·소재 부분은 정부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그동안은 대기업이 부품·소재 관련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하대하거나 약탈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앞으로는 변화를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동의를 표했다.
 
김치용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대기업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현재 일본 수출규제에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 10%에 불과하다. 대기업 차원에서는 좋은 부품을 값싸게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해외 의존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변화를 모색해 국내 기업들에게 여러 지원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정책에서는 민간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민간에 대한 정보를 모른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많이 다루지 않았던 자료를 기업, 민간과 함께 글로벌체인 문제를 다룬다면 우리가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될지에 대한 방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 전자신문 미래산업부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대기업 의사결정자들도 의지를 달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이 반도체 등 소재·부품·장비 혁신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어떤것을 잘하고 어떤것이 부족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양 부장은 이어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또,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고 과학기술 투자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현무 KISTI 데이터분석본부장은 이와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R&D PIE는 실질적으로 여러 데이터를 활용해 국가가 중복되거나 개발할 기술이 무엇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혁신 플랫폼이다"면서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기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해 문제를 타개하고, R&D PIE가 지역 특화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희윤 KISTI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R&D 의사결정지원 시스템인 R&D 투자 플랫폼(R&D PIE)을 통해 일본 무역규제에 대응하고 R&D PIE를 활용한 데이터기반 전략 제시가 국가적 차원의 기술경쟁력 제고와 R&D 패러다임 전환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에서 객관적 데이터 기반 R&D 투자 플랫폼을 통한 혁신을 얘기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에서 객관적 데이터 기반 R&D 투자 플랫폼을 통한 혁신을 얘기했다. <사진 = 홍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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