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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와이어'로 열선 없이 자율주행차도 김 서림 막죠"

[모든 것의 시작, 나노.21]아이테드, 열선 없는 발열유리 상용화
투과율·경제성 향상···유리 면적 커질 자율주행차 적용 기대
최근 일본 화이트리스트 수출 규제로 재조명받고 있는 소재산업. 묵묵히 소재 선진화와 다각화를 위해 애써온 나노소재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대덕넷은 물성의 한계를 돌파하는 나노 기업들의 혁신 스토리 '모든 것의 시작, 나노'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열화상 카메라로 비춰보니 자동차 전면유리에 열이 들어온 상태다. 열선은 없고 테두리에서 전원이 공급된다. 테스트 유리에 증기가 김을 맺지 못하고 즉시 날아간다. 유리는 깨끗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발열필름이 입혀진 덕이다 <영상=뉴미디어팀>


운전 중 시야를 갑자기 가리는 김 서림. 히터를 틀면 잠시 후 사라지긴 하지만, 그 몇초 사이 사고날 확률이 높아진다. 많은 자동차 제조사도 김 서림 제거에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김 서리지 않는 필름 내장재를 출시한 국내 스타트업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특수 나노소재 기술 전문기업 아이테드(대표 서지훈)다.

◆ 기존 소재기업들의 노력? 열선, ITO, 메탈메시 효과와 경제성 부족

김 서림 문제를 그동안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을까?

저온의 건조한 공기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는 경계면에는 대기 열이 기화하면서 물방울이 맺힌다. 이슬 또는 김 서림으로 얼면 성에가 된다. 이 현상은 일상에서 많은 불편을 주고 산업 현장엔 위험요소다.

기존 차 유리 열선은 빛을 퍼뜨린다 <사진=아이테드 제공>기존 차 유리 열선은 빛을 퍼뜨린다 <사진=아이테드 제공>
습기가 많거나 추운 지역에선 전면유리 습기제거가 필수다. 해외 차는 전면유리에도 열선이 달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열선은 빛이 선에 닿으면 시야를 왜곡한다. 평균 소모전력 800W로 전기에 의지하는 전기차엔 치명적이다. 고급 차에나 달릴만큼 비싸기도 하다.

열선 대신에 '인듐 주석 산화물'을 삽입해 투명전극을 적용한 ITO 소재가 있다. 열전달은 좋은데 구부리면 균열이 생겨 곡면유리에 쓰질 못한다. '메탈메시'라는 얇은 열선 소재도 있지만, 빛을 분산하는 약점이 있다.

서지훈 대표는 "다양한 소재들이 자동차용 유리 김 서림 방지재로 등장했지만 효율이나 비용면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노와이어 '투명면상발열체', 효과와 경제성 면에서 김 서림 방지 최적

여러 난제에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한 아이테드의 투명면상발열체는 전기전도성이 뛰어난 은을 나노 크기 와이어로 만들어 소재에 도포하고 전기를 가하면 열이 나는 방식이다. 나노와이어의 지름과 길이는 20㎚ x 30㎛ 정도로 매우 작아 우선 눈에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나노와이어의 지름은 사람 머리카락(사진 오른쪽) 굵기의 1/5000 크기 <자료=아이테드 제공>나노와이어의 지름은 사람 머리카락(사진 오른쪽) 굵기의 1/5000 크기 <자료=아이테드 제공>

나노와이어를 삽입한 투명필름인 '투명면상발열체'는 유연해 곡면 제조를 할 수 있다. 기존 발열 소재보다 저항이 낮으면서 열효율이 높고 온도편차가 5도 안팎으로 균일하다. 또한 경쟁기술 대비 높은 접착력과 내구성을 갖는다.

투명면상발열체 필름을 적용한 자동차 유리창은 아이테드가 획득한 기관평가 결과 야간 시인성에서 90% 투과율과 1~1.5Haze의 확산성을 보이는데 수입 열선이나 ITO 필름, 메탈매시 필름보다 나은 성능이다. 또한 ES 자동차 유리규격을 통과했으며 가격도 텅스텐와이어 열선의 30%에 불과하다.

유리가 발열 중이다 <사진=윤병철 기자>유리가 발열 중이다 <사진=윤병철 기자>
아이테드의 투명면상발열체는 자동차 유리뿐만 아니라 서치라이트와 사이드미러, 자율주행용 센서와 카메라 등 빛을 받는 부품에 적용할 수 있다. 유리 삽입용과 필름 부착용, 기타 다양한 형태로 맞춤 생산이 가능하다.

실제로 아이테드 제품을 입힌 자동차 전면유리에 김 서림을 만들고 전원을 넣으니 김이 1초만에 사라진다. 열감지 카메라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유리는 삽입된 물질 없이 투명하고 전원을 공급하는 전원 테두리도 얇다.

서 대표는 "우리 기술은 투명발열체 분야서 세계에서 유사 특허가 없는 원천기술로, 막강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이테드의 발열필름을 입힌 유리에 전원이 들어오자, 성에가 순간 녹아내린다. 서지훈 대표가 직접 자차 측면유리에 발열 테스트를 시연했다. 김 서린 부분과 경계가 뚜렷하다 <영상=아이테드 제공>


'스마트글라스' 분야 세계적 기업 향한 포부

서 대표는 대학원에서 반도체 멤스 나노공정을 전공하며 나노 임프린팅 분야 경력을 쌓았다. 이후 투명전극 제조사에 근무하면서 관련 시장을 익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투명발열 소재 나노와이어다. 국내서는 대기업이 관련 시장을 포기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투명한 전도체라면 여러 응용과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즉시 대학동문인 유금표 CTO와 함께 2017년 가을부터 창업에 나서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투명열선모듈 소재 파악에 나섰다.

자동차 전면유리는 크기나 효율 면에서 기존 발열기술을 적용하기에 어려운 대상이었다. 성패는 투명하고 낮은 저항의 열선에 어떻게 전원을 공급하나에 달렸다. 나노와이어 특유의 뿌연 시야감도 없애야 했다.

'나노 멤스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하자.' 은나노와이어의 저항을 낮추고, 광 특성을 높이는데 그동안 축적한 멤스 기술이 빛을 봤다. 서 대표는 "기존 응용제품보다 훨씬 큰 대상을 다뤘기에 열선 저항을 조절하는 부분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드디어 나노와이어를 적용해 헬멧 유리의 김 서림 제거에 성공했다. 시장은 기술을 인정했지만, 제조업이라 수익이 나기까지 길다고 여겨져 투자가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테드는 제조 시장보다 응용 시장에서 거꾸로 답을 찾기로 하고, 김 서림 제거가 일상인 추운 북유럽 시장을 조준했다. 북유럽은 벤츠와 볼보 등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가 탄생한 곳이다. 조준은 적중했고, 해외 메이커들은 샘플을 찾았다. 자동차에 이어 항공과 선박, 건축 시장도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테드는 최근 6개월간 해외 제조사들과 계약을 맺고 하반기부터 나노 기업을 돕는 T+2B 지원사업을 통해 홍보마케팅을 펼치며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한다.

서 대표는 "시기에 맞는 기술과 유행이 있더라"며 "앞으로 자율주행이 본격 시행되면 더 넓은 시야를 갖는 유리창의 면적이 더 커질 것이고, 아이테드의 대면적 투명면상발열체의 쓰임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선행연구 중인 에너지하베스팅과 변색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글라스로 분야 세계적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저 잘 보이죠?" 나노와이어 발열필름을 입힌 자동차 앞유리 너머로 서지훈 대표가 선명히 보인다 <사진=윤병철 기자> "저 잘 보이죠?" 나노와이어 발열필름을 입힌 자동차 앞유리 너머로 서지훈 대표가 선명히 보인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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