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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AI가 만나면?··· 탈출구는 어떻게 될까

김현철 아이캡틴 대표, AI프렌즈 학술세미나서 '대피 시뮬레이션' 주제 발표
"시뮬레이션·AI·IoT 융합해 실효성 있는 재난 대비 시스템 구축할 것"
김현철 아이캡틴 대표가 이날의 발표자로 강단에 올랐다. <사진=정민아 기자>김현철 아이캡틴 대표가 이날의 발표자로 강단에 올랐다. <사진=정민아 기자>

지진, 태풍, 화재, 선박침몰 등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게 되고 피해도 커진다. 사고 후유증을 크게 남기기도 한다. 사전에 준비하고 실제처럼 훈련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4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제28회 'AI프렌즈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주제 발표자인 김현철 아이캡틴 대표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대피 경로 예측 기술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먼저 아이캡틴을 창업하게 된 계기를 청중에게 밝혔다. 우리가 지금도 안타까워하며 기억하는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배에 타고 있던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초대형 참사였다. 김 대표에게도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나서 '실효성 있는 선박 대피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고 언급하며 "배가 급속도로 침몰하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워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엔지니어로서 기여하고 싶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창립 배경을 전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시뮬레이션을 구동해 성공적인 대피 경로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구조 방안을 마련하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재난 현장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전 세계에서 Simulex, VISSIM 등 60종 이상의 대피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대피 시뮬레이션에는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선박의 기울기 등 현장의 세부적인 상황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사고 발생 시 인간의 행동을 미시적으로 예측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아이캡틴의 대피 시뮬레이션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화재요소와의 상호작용, 대피 장소 이동 예측, 가시화 품질 등을 향상시켰다. 타사의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기술력의 우위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대피경로를 예측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커뮤니케이션 요소에서 기인한다. 인간은 주위 상황에 따라서 행동하는 패턴이 달라지고 타인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그는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람이 동시에 대피하는 상황을 예시로 들었다. 화재가 발생한 공간에서 나가기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탈출구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앞서가던 사람이 탈출구로 나가는 길이 막혀있다고 소리치면 나머지 사람들은 또 다른 탈출구로 돌아가는 이동 패턴을 보인다. 또한 좁은 탈출 경로에서 앞서가던 사람이 넘어진다면 그 사람이 추가적인 장애물 역할로 작용해 전체 대피 시간이 지연되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의 미시적 특성을 시뮬레이션에 적용하기 위해 그는 인간의 눈·코·입·뇌 등 다양한 신체 기관이 사고 발생 시에 어떻게 기능하는지 분석했다. 그는 "특정한 가스에 노출되면 뇌는 어떻게 사고하는지, 눈과 귀는 주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점을 최우선으로 캐치하는지 등이 이러한 과정에서 핵심적인 고려사항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강화학습이 대피 시뮬레이션과 어떻게 연동되는지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했다. 강화학습은 행위의 주체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보상을 통한 학습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최대의 보상값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지도학습·비지도학습·강화학습 중 인간과 가장 유사한 방식이 강화학습"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재난 분야에 강화학습이 적용된 AI를 활용하면 대비·대응 과정에서 더욱 구체적이고 정확한 대피 경로 알고리즘을 구할 수 있다. 축구 시뮬레이션에서 상대방의 골대에 골을 넣으면 보상이 발생하며 학습되는 것처럼, 대피 시뮬레이션에서도 올바른 탈출구로 대피에 성공하면 보상을 지급해서 지속적인 학습을 진행하고 최적의 경로를 탐색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시뮬레이션 적용 사례를 청중들에게 소개했다. 국제해상법에 의거해 세월호 사고와 동일한 조건으로 환경을 설정하고 대피 시뮬레이션이 산출한 최적의 경로로 승객들을 대피시킨 결과 낮 시간대 기준 사망자가 52%나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그는 "실제 재난 상황에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AI·IoT 등 다양한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대피 시뮬레이션의 범용성을 확대하고 실용화에도 끊임없이 힘쓸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AI프렌즈 학술세미나는 '혁신네트워크: AI프렌즈'에서 AI멤버십 모임과 함께 격주로 진행하는 행사로, 페이스북의 AI프렌즈 페이지를 통해서 모임과 행사 일정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청중들은 김 대표의 발표를 흥미롭게 경청했다. <사진=정민아 기자>청중들은 김 대표의 발표를 흥미롭게 경청했다. <사진=정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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