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원장 김두철)는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팀이 몸속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면역세포를 트로이 목마처럼 활용하는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은 암조직의 일부분에만 형성돼 있다. 혈관을 통해 항암제를 주입하면 혈관 주변 암세포에는 약물이 전달되지만, 종양 중심부까지는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약물 전달 매개체로 면역세포를 이용했다. 면역세포는 다양한 자극에 따라서 체내를 이동하며 박테리아·바이러스 등 이물질에 대응한다. 최근에는 면역세포가 암조직의 발달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혈관의 밀도가 낮은 종양 중심부로 활발하게 이동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클릭화학반응은 간단한 반응 조건에서 간편하게 화합물을 얻을 수 있는 반응이다. 이 방법은 수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작용기와 잘 반응하지 않는다.

이노현 국민대 교수는 "면역세포가 다양한 신호에 반응해 종양 중심부로 이동할 때 면역세포에 결합한 나노입자도 함께 이동한다"며 "스스로 이동하기 어려운 나노입자가 일종의 '히치하이킹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물의 전달과정을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면역세포 표면에 부착된 나노입자가 종양 내부까지 운반됐다. 유방암이 유도된 동물모델에서도 기존보다 2배 정도 많은 약물이 종양 중심부에 축적됐다. 연구팀은 혈관에서 거리가 먼 암세포까지 약물 전달이 가능해진 만큼 치료 효과가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현택환 단장은 "기존 나노입자 기반 약물전달로 치료가 어려웠던 부위까지 치료할 뿐만 아니라 체내 다양한 질환에 참여하는 면역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난치성 질환 치료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8월 22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국민대학교 연구진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