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미래포럼,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저자 정재찬 교수 초청 강연
"목소리가 곧 그 사람, 목소리와 침묵까지 들어야 진짜 경청"

"바이오는 우리나라의 성장 엔진 중 하나죠. 엔진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려면 방향과 속도를 점검할 내비게이션, 브레이크, 바퀴도 필요합니다. 인문학은 이 사회의 엔진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방향이 옳지 않다면 과감히 멈추어 서도록 이끌고 성찰하게 도와주는 것이 인문학입니다." 

지난 27일, 삼성증권·바이오헬스케어협회가 주최한 대덕밸리 미래포럼에는 바이오 전문가가 아닌 인문학자가 연사로 나섰다. 정재찬 한양대학교 국어교육학과 교수다. 정 교수는 2015년 에세이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펴내고 TV 예능 프로그램 패널과 강연자로도 활동 중이다.

대덕밸리 미래포럼이 지난 27일 대전롯데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연사로 나선 정재찬 교수가 들려준 문학 이야기에 청중들은 소통과 인문학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덕밸리 미래포럼은 연 4회 열린다. 다음 포럼은 10월에 있을 예정이다. <사진=한효정 기자>
대덕밸리 미래포럼이 지난 27일 대전롯데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연사로 나선 정재찬 교수가 들려준 문학 이야기에 청중들은 소통과 인문학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덕밸리 미래포럼은 연 4회 열린다. 다음 포럼은 10월에 있을 예정이다. <사진=한효정 기자>
'의술·법률·사업·기술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아름다움·낭만·사랑,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란다.'

정 교수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오는 존 키팅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단순히 의사나 기업 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보다 '위대한 의사'와 같이 평생에 걸쳐 도전해야 할 꿈을 꾸면 좋겠다"며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가 우리의 목표여야 하지 않을까. 내 인생을 낭만과 사랑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거리를 던졌다.

이날 발표 주제는 '그대를 듣는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후속작 제목이다. 정 교수는 노래·영화·동화 등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스 신화 속 피그말리온이 만든 완벽한 조각상,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신분과 명성을 위해 고유한 말투를 바꾼 주인공, 목소리를 버리고 인간이 된 인어공주 등. 오동나무 기타에 진실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던 송창식의 곡 '나의 기타 이야기'를 할 때는 정 교수가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사연들에서 목소리는 영혼과 내면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남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목소리만이 아니라 반복과 침묵까지 듣는 것이 진짜 경청이고, 시를 읽는 것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이든 무리든 다른 목소리를 듣기 싫어한다"며 "시를 읽는 마음으로 타인의 목소리를 읽고 회사와 주변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겠다. 목소리가 곧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성 삼성증권 팀장은 IPO 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이 팀장은 "그동안 IPO 시장에는 I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가 강세였다"면서 "2017년 8개에 불과했던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상장기업이 2018년 77개 상장사 중 36%를 차지하는 변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코스닥 시장 진입 요건이 완화되어 기술특례와 성장성특례 제도로 상장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2월 청구기업부터 적용되는 코스닥 상장심사 방향과 제도도 소개됐다. 

개정 사항은 ▲공모가격 산정에 관한 사항 기재 최소화 ▲공모가 결정을 IB 역할로 규정하고 거래소 관여 최소화 ▲기술평가 전문가회의에 기업이 참석해 기술력 직접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는 기회 제공 ▲재평가 허용 기준 3등급 차이에서 2등급 차이로 완화 ▲평가 등급격차 완화 위해 거래소와 평가기관간 의견교환 확대 등이다.

대덕밸리 미래포럼에 산학연 바이오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바이오헬스케어협회 제공>
대덕밸리 미래포럼에 산학연 바이오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바이오헬스케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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