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서 '사이언스 슬램 D' 행사 개최
여름방학 특집 슬램D···생명과학부터 AI까지 다양한 주제로 발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슈트를 입기만 하면 괴력을 발휘하고, 트랜센던스의 윌(조니 뎁)처럼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여태껏 이러한 기대는 허황된 꿈으로 여겨졌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영화 속 상상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 박사, 전태균 대표, 서영빈 박사과정생, 박철훈 박사, 윤기상 교사. <사진=정민아 기자>
(왼쪽부터) 이용 박사, 전태균 대표, 서영빈 박사과정생, 박철훈 박사, 윤기상 교사. <사진=정민아 기자>
22일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에서 여름방학 특집 '사이언스 슬램 D'가 진행됐다. ▲이용 KISTI 박사 ▲전태균 SIA 대표 ▲서영빈 UST ADD 캠퍼스 박사과정생 ▲박철훈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윤기상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교사가 이달의 발표자로 나서 청중과 소통했다.

첫 번째 발표자 이용 박사는 사물데이터가 바꿔나갈 미래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핸드폰만 있다면 주변의 모든 정보에 대해 손쉽게 알 수 있게 됐다"며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한 정보 제공 서비스의 원리를 설명했다.

이 박사는 자세한 실시간 정보를 얻기 위해 연구데이터공유센터의 전용차에 이동형 사물데이터 수집체계를 구축했다. 이 차량은 이동하면서 미세먼지·이산화탄소·습도·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조사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재가공돼 교통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전태균 대표는 AI와 인공위성 기술의 발달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위성영상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전보다 자세히 대상을 관찰하고 촬영할 수 있게 됐지만, 분석해야 할 위성영상이 너무 많아졌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적용해 자동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불어 인공위성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 또한 저렴해져 여러 대의 위성을 운용하며 영상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앞으로도 지구를 위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혀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서영빈 박사과정생은 이동수단을 목적지까지 최단 경로로 정확히 이동하도록 하는 항법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내비게이션의 예를 들어 "단순히 길을 알려주는 역할로 내비게이션의 기능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주된 기능은 자동차가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임을 설명하며 항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항법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복합항법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관성항법장치를 통한 보정 시스템인 복합항법을 적용하면 전파방해, 항로혼란 기만 등의 요소들을 최소화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는 강연장에서 드론을 꺼내 직접 이동하면서 오차 요소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박철훈 박사는 웨어러블 로봇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힘센 옷감근육을 개발하기 위해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을 소재로 선택했다.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을 이용하면 스프링 자체 무게의 1000배 이상인 물체까지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를 적용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마네킹에 입혔더니 팔에 힘이 하나도 없던 마네킹이 무거운 바벨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는 아이언맨의 슈트를 웨어러블 로봇에 비교했다. "아이언맨 슈트도 처음에는 사람이 직접 입혀줘야 했는데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지금은 슈트 부품이 알아서 몸에 달라붙을 정도까지 발전했다"고 전하며 "인공 근육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하면 노약자나 장애인도 아이언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윤기상 교사는 지역마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다르다는 주제로 발표를 이끌었다. 그는 매미채를 들고 발표장에 뛰어올라와 발표 전부터 청중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그는 '우리나라 1호 매미 소리 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울음소리를 분석하기 위해 직접 매미를 잡아 녹음하고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도 한다"고 전했다.

한국·일본·대만의 매미 소리를 분석한 결과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었다. 그는 '나라마다 소리에 차이가 있는데 제주도나 울릉도, 대마도의 소리에도 차이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고, 연구 끝에 소리가 전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국가 내에서도 지역마다 다른 울음소리를 내는 매미를 "사투리를 쓴다"고 빗대어 표현했다.

윤기상 교사가 이달의 우승자로 선정됐다. <사진=정민아 기자>
윤기상 교사가 이달의 우승자로 선정됐다. <사진=정민아 기자>
청중 투표 결과 윤기상 교사가 이달의 우승자로 선정됐다. 그는 "우승자로 선정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면서도 "왕중왕전은 겨울에 열릴 텐데 그때는 매미가 없어서 어떻게 발표해야 할지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언급해 마지막까지 웃음을 자아냈다.

'사이언스 슬램 D'는 5명의 과학자들이 10분 동안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하는 과학발표 경연 행사로 가장 인상 깊었던 발표에 청중이 실시간으로 투표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한다. 다음 회차는 9월 19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천체관을 가득 채운 별들의 향연~ <사진=정민아 기자>
천체관을 가득 채운 별들의 향연~ <사진=정민아 기자>

연사들의 인기는 아이돌 저리 가라~ 행사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사진=정민아 기자>
연사들의 인기는 아이돌 저리 가라~ 행사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사진=정민아 기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